KoreaWho
KoreaWho
기업과산업  바이오·제약

김용환, 농협은행 해묵은 부실 털기 고난의 행군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6-07-08 11:05:34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김용환, 농협은행 해묵은 부실 털기 고난의 행군  
▲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회장이 지난 5월3일 서울 중구 명동 전국은행연합회관 뱅커스클럽에서 열린 출입기자 초청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NH농협은행의 묵은 부실을 정리하는 데 온힘을 쏟고 있지만 농협중앙회 협조를 얻어내는 일이 만만찮다.

농협은행 등 농협금융지주 계열사들은 막대한 명칭사용료와 배당금을 농협중앙회에 낸다.

김 회장은 이 돈을 농협중앙회에 내지 않는다면 부실을 털어내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농협금융의 마른 수건 쥐어짜기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회장은 농협은행에 쌓인 막대한 부실을 털어내기 위해 마른 수건을 쥐어짜는 식의 경영을 하고 있다.

김 회장은 최근 계열사 사장단회의에서 비상경영을 선언하며 “모든 계열사가 허리띠를 졸라매겠다는 비상한 각오를 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농협은행은 지난 6월 기준으로 조선·해운업에 내준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6조2천억 원에 이른다. 만기 이후 3개월 동안 원리금을 받지 못한 고정이하여신 금액도 3조7천억 원이나 된다.

이 때문에 농협은행은 지난해 4분기 대규모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적자탈출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손실에 대비한 충당금만 1조3천억 원을 쌓기로 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이런 부실을 한꺼번에 정리해야 농협은행이 새 출발을 할 수 있다고 본다.

김 회장은 지난 5월 초 “농협은행이 적자가 나고 수익을 덜 올리더라도 한 번은 빅배스 등을 통해 부실을 정리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빅배스는 특정시기에 잠재적 부실을 재무제표에 한꺼번에 반영해 털어버리는 회계기법을 말하는 데 금융기관의 경우 부실을 털어내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재원을 투입해야 한다.

김 회장은 농협금융지주에 산업분석팀을 신설하고 전문인력을 충원해 여신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등 리스크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농협은행도 특정업종에 편중됐던 여신한도관리체계를 구축하는 등 여신 심사기준을 강화했다. 다른 금융계열사도 조만간 강화하 여신 심사기준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실이 염려되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모도 하반기에 절반으로 줄이기로 했다.

김 회장은 농협금융 차원에서 금융회사의 자기자본으로 인정되는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 발행도 추진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최근 금융위원회에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법률 시행령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에 따르면 조건부자본증권은 증시에 상장된 금융지주사 또는 상장·비상장된 은행에서만 발행할 수 있다. 농협금융은 상장되지 않은 금융지주사라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할 수 없다.

◆ 농협중앙회 설득할까

문제는 이런 경비절감과 조건부자본증권 발행만으로 농협은행의 해묵은 부실을 터는 데 따른 적자를 메우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농협금융 안팎에서 농협중앙회에 내는 명칭사용료와 배당금을 감면받는 등 농협중앙회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김용환, 농협은행 해묵은 부실 털기 고난의 행군  
▲ 김병원 농협중앙회장.
업계의 한 관계자는 “농협은행은 농협중앙회 아래 있던 2007~2008년 조선사에 대한 선수금환급보증(RG)을 대거 늘렸는데 이것이 현재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농협중앙회도 책임이 있는 만큼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충당금을 쌓기 전의 이익을 기준으로 농협중앙회에 배당금을 내고 있다. 명칭사용료는 농협중앙회 이사회와 대의원 총회에서 직전 3년 동안의 매출액 등을 감안해 결정한다.

농협은행은 올해 명칭사용료 3155억 원을 내는 것으로 지난해 9월 결정됐다. 올해 배당금은 지난해와 비슷한 1800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둘을 합하면 그 규모가 5천억 원에 이른다.

김 회장은 명칭사용료와 배당금 감면을 농협중앙회에 요청했을 것으로 금융권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김 회장도 “농협중앙회 이사회도 농협은행의 부실을 털어낼 빅배스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지난달 1일 정례조회에서 “명칭사용료는 협동조합의 정체성”이라며 농협금융의 바람을 일축했다. 농협중앙회와 지역조합들이 수익의 상당 부분을 농협금융의 배당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중앙회 이사회 구성원 30명 가운데 20명이 농협중앙회의 지원을 필요로 하는 지역농협 조합장들”이라며 “이들을 설득하는 일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환 회장이 명칭사용료와 배당금 감면을 놓고 농협중앙회의 협조를 얻지 못할 경우 농협은행 부실을 해결하기 위해 고난의 행군을 해야 한다.

이에 대해 농협금융 관계자는 "김용환 회장이 올해 내야 할 명칭사용료와 배당금 감면을 농협중앙회에 요청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명칭사용료는 농협법에 규정된 것으로 협상 대상이 아니며 배당금도 흑자가 날 경우 당연히 내는 게 맞다"고 해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최신기사

'윤석열 탄핵 후폭풍' 국힘 최고위원 5명 전원 사퇴, 한동훈 지도부 붕괴 앞둬
외신 윤석열 탄핵 놓고 "계엄 도박 역효과", "신념 고집에 여당도 돌아서"
한동훈 "윤석열 탄핵 할 일을 한 것", 당내 책임론에 사퇴 거부 의사 보여
탄핵 윤석열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 마지막 순간까지 국가 위해 최선"
이재명 "윤석열 파면 조속히 이뤄지게 싸워야, 새로운 나라 만들어야"
민주당 윤석열 탄핵 이어 특검·국정조사도 추진, 정국 주도권 굳히기 나서
한덕수 윤석열 탄핵소추안 가결에 "마음 무거워", "국정안정에 노력 다할 것"
민주당 "윤석열 직무정지는 12·3 내란 수습의 첫 걸음" "내란 특검 빠르게 구성할 것"
국회의장 우원식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헌법재판관 임명 서두르겠다"
윤석열 탄핵소추안 국회 본회의서 찬성 204표로 가결, 국민의힘 12표 이탈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