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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턴디지털 키오시아 합병 논의 재개, 삼성전자에 위협일까 기회일까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3-01-25 14:3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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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일본 키오시아의 합병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의 지각변동이 가시화되고 있다.

웨스턴디지털과 키오시아의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을 합치면 30%를 넘어서는 만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기업에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웨스턴디지털 키오시아 합병 논의 재개, 삼성전자에 위협일까 기회일까
▲ 25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일본 키오시아가 합병 논의를 재개했다. 

반면 기업들의 합종연횡으로 낸드플래시도 D램 시장처럼 과점체제가 구축된다면 국내 반도체기업들이 수익성을 확보하기가 수월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5일 블룸버그 등 해외매체에 따르면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키오시아의 합병 논의가 다시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웨스턴디지털과 키오시아는 경영진들은 합병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합병회사를 미국과 일본에 모두 상장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며 “이들은 앞으로 몇 달 안에 합병안을 발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세부 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향후 변경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웨스턴디지털과 키오시아는 낸드플래시 2, 4위 기업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가 매출 기준으로 집계한 2022년 3분기 시장점유율을 보면 키오시아는 20.6%, 웨스턴디지털은 12.6%다. 1위는 삼성전자(31.4%), 3위는 SK하이닉스(18.5%·솔리다임 포함)이며 미국 마이크론은 12.3%로 5위를 차지했다.

만약 웨스턴디지털과 키오시아가 합병에 성공하게 된다면 단순합산으로 낸드플래시 점유율은 33.2%로 1위인 삼성전자까지 넘어서게 된다.

블룸버그는 “웨스턴디지털과 키오시아는 수년 동안 협력해왔으며 만약 합병한다면 낸드플래시 선두주자인 삼성전자와도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며 “두 회사가 합병에 성공한다면 세계 2위의 낸드플래시 제조업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두 회사의 합병 가능성을 두고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일본의 유일한 메모리반도체 기업인 키오시아가 웨스턴디지털에 흡수합병되는 것을 일본 정부가 허락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웨스턴디지털은 2022년 8월에도 키오시아 인수를 추진했지만 일본 정부의 반대로 논의가 중단됐다. 일본 정부는 최근 일본 반도체산업의 부활을 위해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키오시아가 미국에 넘어가는 것이 달갑지 않을 수밖에 없다.

일본 정부는 2022년 7월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이 함께 건설하는 반도체 공장에 929억 엔(약 9천억 원)을 지원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키옥시아에 4조 원을 투자한 SK하이닉스의 박정호 부회장도 1월5일 CES2023에서 두 회사의 합병설을 두고 “일본 정부가 친미국적이긴 하지만 두 회사 합병을 쉽게 허용해주진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웨스턴디지털 키오시아 합병 논의 재개, 삼성전자에 위협일까 기회일까
▲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낸드플래시 생산공장.
키오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이 합병한다고 해도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에게 긍정적인 면이 클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현재 낸드플래시 산업은 3사 과점체제인 D램과 달리 5개의 대기업을 포함해 다수의 업체들이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이면서 수익성 확보가 힘든 상황에 놓여있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낸드플래시에서 꾸준히 영업이익을 내던 삼성전자도 2022년 4분기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반도체 불황기를 계기로 낸드플래시 시장도 재편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낸드플래시 산업도 기업 합병이나 퇴출 등을 통해 D램과 같은 과점체계가 구축되면 살아남은 기업들은 막대한 수익을 얻게 될 공산이 크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D램은 삼성전자 하이닉스 마이크론 3사가 과점적으로 공급하는 구조인 반면 낸드플래시는 6개 업체가 점유율 확대 경쟁을 펼치고 있는 데다 높은 수요 탄력성을 나타내는 특성으로 인해 최근 가격하락이 지속되고 있다”며 “업체 통합은 경쟁강도 완화로 이어져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투자정보 전문매체 더모틀리풀도 “과점체제인 D램과 달리 경쟁자가 많은 낸드플래시는 기업들이 수요보다 더 많은 제품을 공급해 수익성이 좋았던 적이 없다”며 “키오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의 합병으로 공급업체가 줄어들면 남은 기업들의 낸드플래시 수익성은 더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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