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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 호황 전망,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약한 곳'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3-01-04 11: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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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 호황 전망,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약한 곳'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공급 과잉에 따른 타격을 만회하기 다소 불리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공장.
[비즈니스포스트] 세계 반도체업황이 2023년 말까지 침체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자동차용 반도체는 전기차 분야 수요에 힘입어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기업이 자동차용 메모리반도체 등 시장에서 해외 경쟁사에 크게 밀리고 있어 올해 실적을 방어하는 데 더욱 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일본 닛케이아시아는 4일 “반도체 공급과잉 상태가 2023년 한 해 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전 세계 전자제품시장이 슬럼프 상태에 빠져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닛케이아시아가 다수의 전문가 분석을 종합한 내용에 따르면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모바일용 반도체는 2023년 4분기까지 공급과잉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PC용 반도체는 3분기, 서버용 반도체는 1분기까지 공급과잉 국면을 겪으면서 글로벌 반도체기업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예측도 제시됐다.

공급과잉 상태가 해결된다고 해도 반도체기업들의 연간 실적이 곧바로 회복세에 오르기는 어렵다. 수요가 공급을 밑도는 상황이 이어지면 반도체 평균 가격이 크게 하락할 수밖에 없고 다시 반등할 때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업황은 최근 13년 이래 최악의 상황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전문기업들이 지난 수 년 동안 생산 투자를 꾸준히 확대하면서 반도체 출하량을 늘려 공급 과잉에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메모리반도체에 매출과 영업이익을 크게 의존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실적에 입게 될 타격도 상당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반도체기업이 해외 경쟁사보다 실적 방어 능력을 유지하기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올해 자동차용 반도체시장은 전체 반도체시장과 달리 공급부족 상태를 유지하면서 양호한 업황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특성상 내연기관 차량보다 훨씬 더 많은 반도체를 필요로 하는데 올해부터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며 자동차용 반도체 수요가 크게 증가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닛케이아시아 집계에 따르면 내연기관 차량 1대에 사용되는 반도체 가격 총합은 약 500달러, 전기차에 필요한 반도체 가격은 1600달러 안팎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한국 반도체기업이 자동차용 반도체에서 차지하는 세계시장 점유율은 크지 않기 때문에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 등에 수혜를 거두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 조사기관 욜(Yole)그룹이 최근 홈페이지에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용 메모리반도체시장은 2021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20%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 호황 전망,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약한 곳'
▲ 미국 마이크론의 자동차용 메모리반도체 홍보용 이미지.
전체 메모리반도체 시장 성장률이 같은 기간 연평균 8%, 전체 반도체시장은 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과 비교해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자동차용 메모리시장에서 2021년 기준 14%의 매출 점유율로 2위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 점유율은 7% 미만으로 하위권에 그치고 있다.

마이크론이 45%에 이르는 시장 점유율로 압도적 선두를 차지하며 전체 자동차용 메모리반도체 시장 성장에 가장 큰 수혜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닛케이아시아의 전망대로 올해 자동차용 반도체시장만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간다고 가정하면 마이크론은 차량용 메모리 공급을 통해 실적 방어 능력을 갖추게 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은 상대적으로 메모리 업황 악화의 타격을 만회하기 불리한 입장에 놓이는 셈이다.

자동차용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해외 경쟁사들과 비교해 약자로 꼽힌다. 해당 분야는 주로 NXP와 인피니온 등 차량용 반도체 전문기업이 과점체제를 차지하고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 반도체기업이 올해 반도체 공급 과잉에 직격타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고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일부 자동차기업들은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부족 상황이 2024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보이고 있다”며 “반면 일반 반도체시장에는 리스크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발생 등 영향으로 전자제품 및 서버시장 성장세가 더 둔화한다면 반도체시장의 회복 시기도 늦춰져 공급과잉에 따른 한파가 더욱 거세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반도체 생산량을 감축하는 등 더욱 적극적으로 업황 악화 시기를 단축하기 위한 노력에 힘을 실어야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닛케이아시아는 “마이크론과 키오시아 등 메모리반도체기업은 이미 반도체 생산을 줄이고 재고를 조정하는 작업에 나섰다”며 “다만 이런 노력은 아직 부족한 수준으로 평가된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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