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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재계 그 이상 목소리, 법인세 차등 인하와 넷제로 퍼스트 무버 제안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2-12-22 14: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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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784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최태원</a> 재계 그 이상 목소리, 법인세 차등 인하와 넷제로 퍼스트 무버 제안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2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미래산업 발굴을 위한 실현 방안과 관련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 KTV국민방송 유튜브 갈무리 >
[비즈니스포스트] SK그룹 회장보다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최태원 회장의 발언과 행보를 지켜보면 SK그룹을 넘어 국가 경제에 대한 고민이 느껴진다.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정부를 향해서도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22일 KTV국민방송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최태원 회장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2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현재의 경제 상황을 진단하고 정부와 기업이 미래산업을 효과적으로 육성할 몇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우선 글로벌 경제가 디커플링(탈동조화)되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

미국과 중국, 유럽과 러시아의 갈등으로 지난 30년 동안의 세계화가 종말을 맞이하고 시장이 지역별로 쪼개질 것이란 분석이다.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44%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최근의 탈세계화 바람은 국내경제에 큰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다.

최 회장은 “하나의 세계시장이 쪼개지면서 더 이상 효율성만 강조할 수는 없고 경제안보를 같이 생각할 수밖에 없다. 비용이 더 든다는 뜻”이라며 “모든 나라가 헤어질 준비가 되어 있고 각자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맞춘 미래산업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이미 탈세계화에 영향을 받고 있다. 미국 상무부가 반도체장비의 중국 수출을 통제하면서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 공장에 극자외선 노광장비(EUV) 반입을 못하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이 미국 배터리공장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것도 미국의 ‘리쇼어링(제조업의 본국 회귀)’ 정책에 대응한 것이다.

최 회장이 강조하는 다른 하나는 새로운 ‘시장조성’이다.

정부는 21일 ‘신성장 4.0W’ 전략을 통해 3대 분야에서 15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국내외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할 수 있을 만큼 매력적인 시장을 조성하지 못한다면 정부 지원만으로는 효과적으로 미래산업을 육성하기 어렵다는 게 최 회장의 생각이다. 한국에서만 가능한 특화된 형태의 시장을 조성해야 외국 기업들도 국내에 들어와 투자를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미래산업을 키울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탄소중립과 같은 범지구적인 문제를 비용 문제로 생각하지 말고 이를 사업적으로 키워서 새로운 시장을 조성하자고 제언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정부가 목표로 세운 2050년 탄소배출 제로를 달성하려면 반도체,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시멘트, 철강, 정유 등 6개 산업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199조 원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정부와 국내 기업들이 힘을 합쳐 ‘퍼스트 무버’로서 탄소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면 전 세계 다른 곳에도 이를 적용해 새로운 사업 기회로 만들 수 있다.

SK그룹은 2022년 8월 미국 소형모듈원전 설계기업 테라파워의 7억5천만 달러 규모 투자유치에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와 함께 투자자로 참여하는 등 탄소중립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엿보고 있다.

테라파워는 2008년 빌 게이츠가 설립한 기업으로 차세대 원자로의 한 유형인 소듐냉각고속로(SFR) 설계 기술을 보유한 소형모듈원전기업이다.

최 회장은 ‘2030년까지 세계 탄소감축 목표량의 1% 감축에 SK가 기여한다’ 목표를 세우고 있는데 소형모듈원전이 탄소배출 없는 안전한 전력원이자 새로운 에너지 시장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21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탄소중립 같은 환경문제에 대해서는 비용화를 시키지 말고 시장화를 시키는 해법이 필요하다”며 “탄소중립 분야는 거의 모든 나라가 아직 솔루션이 없는 문제로, 이와 관련된 일들을 하려면 대한민국에 와야 한다는 포지션을 만들어 내는 것이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에 중요한 일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법인세 인하 문제에 대해서도 솔직한 목소리를 냈다.

최 회장은 21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법인세 인하 방침에 대해 조정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법인세를 무차별적으로 인하하는게 좋은 것일까”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세금을 깎아줘도 투자가 인 일어나는 곳에 굳이 (인하)해 줄 이유가 있느냐”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 중인 법인세 인하 방향에는 동의하면서도 신규 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법인세 인하를 산업, 지역별로 차등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인세를 깎으면 투자가 활성화될 산업에 집중적으로 세제혜택을 줌으로써 효율적으로 미래산업을 키우자는 것이다.

내년에 정부가 해야할 중요한 과제로 ‘위기 관리’를 들기도 했다.

최 회장은 “새롭게 취약계층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인데 여기에 대한 케어가 내년에 중요한 일일 것 같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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