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은 18일(현지시각) 탄소배출권거래제(ETS, Emissions Trading System) 개편을 놓고 의회, 집행위원회, 이사회 등 삼자 사이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개편안에는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의 상향, 탄소배출권 적용 범위 확대, 무료 할당량의 점진적 폐지 등 내용이 담겼다. 사진은 13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EU) 본부에서 회의가 진행되는 모습.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유럽연합(EU)이 탄소배출 규제를 더욱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 탄소배출권 가격이 20% 이상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럽연합은 18일(현지시간) 탄소배출권거래제(ETS, Emissions Trading System) 개편을 놓고 의회, 집행위원회, 이사회 등 삼자 사이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합의된 탄소배출권거래제 개편안은 2023년 1~2월 중 유럽연합 27개 회원국 동의 및 유럽연합 의회 표결을 거쳐 최종적으로 확정된다.
탄소배출권거래제는 유럽연합 내 탄소배출 총량을 규제하기 위해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인 탄소배출권을 사고 팔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산업시설 등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시설이 유럽연합 각 회원국이 정한 기준치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려면 탄소배출권을 사야 한다. 탄소배출권은 할당 혹은 온실가스 감축 노력 등에 따라 부여된다.
유럽연합은 이번 합의를 통해 탄소배출권 적용 분야에서 2030년까지 탄소배출 감축 목표치를 기존 ‘1990년 배출량 대비 45%’에서 ‘2005년 배출량 대비 62%’로 상향했다.
해상 및 폐기물 소각 산업이 탄소배출권 적용 분야에 포함되는 등 탄소배출권 적용 범위도 넓어진다.
또한 ‘ETS Ⅱ’라는 별도의 제도를 통해 2027년부터 도로 수송과 건축 부분도 탄소배출권 적용 분야로 포함된다. ETS Ⅱ는 앞으로 에너지 가격의 변동 추이에 따라 시행 시기를 2028년으로 1년 연기할 수 있다.
탄소배출권 ‘무료 할당제(free allowances)’는 현재 할당량 대비 2026년 2.5% 감축을 시작으로 2030년에 절반 수준인 48.5%로 감축된 뒤 2034년에 최종적으로 폐지된다.
현재 유럽연합 내 탄소배출권 무료 할당 대상산업은 철강, 화학, 시멘트, 비료 등이다.
탄소배출권 무료 할당제의 점진적 폐지는 탄소 배출량에 따라 관세를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제조(CBAM) 도입에 발맞추기 위한 조치다.
이번 합의로 유럽연합의 탄소배출권 가격이 톤당 2만 원 수준인 한국에 비해 최대 7배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럽연합 의회 환경위원회 위원장인 프랑스의 파스칼 캉뱅 의원은 “유럽연합의 탄소배출권 가격은 현행 톤 당 80∼85유로에서 100유로(약 14만 원) 수준까지 인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