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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증강현실 헤드셋과 애플카 출시 지연, 기술 '혁신'보다 '현실' 중시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12-13 11: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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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증강현실 헤드셋과 애플카 출시 지연, 기술 '혁신'보다 '현실' 중시
▲ 애플이 증강현실 헤드셋 및 자율주행 전기차 출시 계획에 관련해 시장 상황과 실제 수요 등을 고려한 전략을 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카' 관련 참고용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차세대 제품으로 개발하고 있는 증강현실(AR) 헤드셋과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출시 지연이 시장 상황을 고려한 애플의 전략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왔다.

해당 제품들이 실제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충분한 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조건이 갖춰지는 데 시간이 필요해지면서 애플도 기술 혁신보다 실용성을 더욱 중요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1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이 의도적으로 증강현실 헤드셋 및 애플카 출시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애플이 새로운 시장에 선발주자로 진출하는 일을 이전부터 다소 꺼려 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차세대 제품을 출시하는 과정에도 비슷한 전략을 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아이폰과 아이팟, 아이패드와 애플워치 등 현재 애플의 주력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는 제품을 예로 들었다.

이런 제품은 모두 경쟁사가 먼저 시장에 선보이고 판매를 시작했는데 애플이 더욱 완성도 높은 제품을 개발해 출시하면서 굳건한 상위 기업으로 자리잡게 됐다.

블룸버그는 “애플의 장점은 시장에 후발주자이면서도 선두주자와 같은 지위를 차지하게 된다는 점”이라며 “결국에는 해당 시장을 완전히 뒤흔드는 결과를 낳은 사례가 많다”고 바라봤다.

애플 증강현실 헤드셋과 애플카 출시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점도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증강현실 헤드셋은 사용자가 머리에 착용해 증강현실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를 구동할 수 있는 안경 형태의 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카는 자율주행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차량으로 아이폰과 밀접한 연동 기능을 탑재할 가능성이 크다.

해당 제품들은 모두 애플이 아이폰 이후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내놓을 차기작으로 시장의 높은 기대를 받고 있지만 출시 시기가 예상보다 계속 미뤄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당초 올해 말 출시가 예상됐던 애플 증강현실 헤드셋의 정식 판매는 내년 하반기까지 미뤄졌고 애플카는 일러도 2026년에나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이 기술 혁신보다 현실적 상황을 더 중점에 둔 사업 전략에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신제품 출시 시기가 늦어지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애플의 팀 쿡 CEO와 스티브 잡스 창업주가 모두 “시장에서 선두주자가 되기보다 최고의 기업으로 자리잡겠다”는 기업 철학을 강조해 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새로 출시하는 제품에 대해 실제로 충분한 소비자 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과 완성도 높은 기술 경쟁력 등이 갖춰져야만 애플의 시장 진출이 현실화된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애플 증강현실 헤드셋과 애플카 출시 지연, 기술 '혁신'보다 '현실' 중시
▲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기기에서 선보인 증강현실 콘텐츠 활용 예시.
증강현실 헤드셋이 시장에서 주류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기술적 난제가 많다. 부품 및 배터리 성능 개선과 소형화, 충분한 소프트웨어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아직 증강현실 생태계가 주류시장에 진입하기에는 오랜 시간이 남아 있다며 애플이 관련 제품을 서둘러 출시하지 않는 일은 올바른 결정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애플카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글로벌 자동차기업의 차량에 탑재되는 자율주행 기술은 아직 완성도가 낮고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주류시장에 완전히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애플은 이런 측면을 고려해 애플카에 적용하는 자율주행 기술 수준을 계획보다 낮추고 디자인도 기존에 출시된 자동차와 크게 다르지 않은 형태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이런 내용을 보도하며 “애플의 차기 제품이 시장을 뒤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최근 결정은 해당 제품들이 쓸모없는 시도에 그치지 않도록 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의 주요 경쟁사로 꼽히는 메타와 소니, 테슬라 등 기업은 각각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헤드셋과 자율주행 전기차 분야에서 선두주자로 꼽히고 있다.

이들은 모두 자체적으로 개발한 제품의 대중화를 추진하며 기술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지만 아직 해당 기술은 시장에서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과거 애플의 전략을 고려한다면 팀 쿡 CEO는 경쟁사들이 이런 과제를 어느 정도 해결하고 충분한 소비자 수요를 창출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시장에 진출하려 할 공산이 크다.

이런 전략을 통해 아이폰 등 제품과 같이 애플이 후발주자로 시장에 뛰어들었음에도 가장 우수한 기업으로 단기간에 자리잡을 수 있는 기회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애플은 이미 2016년부터 증강현실 및 가상현실 사업을, 2010년대부터 애플카를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며 “신사업 진출에 이전보다 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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