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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총괄부사장. |
대한항공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악재에 신음하고 있다.
한진해운 리스크가 여전한 상황에서 조종사노조와 갈등이 심화하고 글로벌 변동성 확대, 테러 확산 등 외부변수도 돌출하고 있다.
조원태 대한항공 총괄부사장이 대표이사에 오른지 100일을 넘겼는데 이 위기를 극복할 해법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대한항공, 악재 꼬리 물어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9일 "대한항공은 한진해운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대한항공이 2분기 영업이익 1594억 원을 내며 시장기대치를 옷돌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올해 연간 순이익은 한진해운 관련 손상차손 3257억 원과 2분기 외화환산손실이 반영돼 적자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파악했다.
한진해운은 유동성 위기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채권단이 특단의 조치를 내리지 않을 경우 7월을 넘기기 어렵다는 예상이 나온다.
한진해운은 자산매각 등 자체적으로 4천억 원 가량의 자금마련에 나섰지만 채권단이 요구하는 약 1조 원의 운영자금 마련에 턱없이 부족하다. 대한항공을 비롯한 계열사의 지원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 리스크 외에도 조종사노조와 갈등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조종사노조는 회사에 대한 세무조사 청원을 벌인 데 이어 28일 조합원 1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서소문사옥 앞에서 ‘대한항공 윤리경영 촉구 집회’를 열었다.
대한항공은 올해 저유가와 환율효과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도 흔들리고 있다.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결정하면서 실적개선도 장담하기 어렵다.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달러 가치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환차손이 발생하게 되는 만큼 대한항공의 실적에 악영향을 준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에서 테러가 발생한 것도 대한항공을 덮친 돌발악재다. 대한항공은 이스탄불에 주5회(월, 수, 금, 토, 일) 운항해 왔다. 이스탄불 노선운항이 재개된 하더라도 테러발생을 우려하는 심리가 확산되면 여행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공항이나 철도와 같은 여객 거점에 대한 테러는 여행객 불안심리에 미치는 강도가 일반 관광지보다 훨씬 높다”며 “특히 장거리 여행객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 조원태, 경영능력 발휘할까
대한항공이 직면한 대외악재는 그렇다 치더라도 한진해운 리스크와 조종사노조와 갈등 등 내부악재는 조양호 회장 등 오너 경영진이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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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이 때문에 조원태 대한항공 총괄부사장의 경영 리더십에 눈길이 쏠린다. 조 부사장은 1975년생으로 올해 42세인데 한진그룹 3세 경영권 승계를 본격화하고 있다.
그는 인하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남가주대(USC·서던캘리포니아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3년 한진정보통신의 영업기획 담당 차장으로 입사한 뒤 한진그룹 각 계열사 대표이사까지 초고속승진했다.
조 부사장은 올해 저비용항공사인 진에어의 대표이사는 물론이고 대한항공 대표이사에 올랐다. 기존에 맡고 있던 지주회사 한진칼 대표에 이어 그룹의 주력인 항공계열사를 사실상 총괄하는 셈이다.
그는 2007년 한진정보통신의 자회사인 유니컨버스 대표이사를 시작으로 2014년 한진칼 대표에 올랐다. 올해 들어 대한항공, 한국공항, 진에어, 한진정보통신, 토파스여행정보 등 5개사의 대표를 추가해 현재 모두 7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대한항공은 조 부사장이 대표이사에 오를 당시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이 안팎에서 악재를 맞아 오너의 책임경영이 절실한 상황인 만큼 조 부사장의 역할이 더욱 주목되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한진해운 문제는 조 부사장이 나설 수 없지만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와 갈등은 오너 일가에 대한 불신도 크게 작용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해결의지를 보일 필요가 있다”며 “이는 조 부사장이 자신의 경영능력을 증명하고 아버지의 짐을 덜어줄 수 있는 일거양득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