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여파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져 코스피도 당분간 조정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글로벌 신용경색이나 실물경제 위축까지 야기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후유증이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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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오전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22.39포인트(1.21%) 내린 1901.85로 장을 시작한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27일 “브렉시트 현실화라는 예상치 못한 충격으로 금융시장의 리스크가 커지면서 국내증시는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조정 압력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당분간 유로존의 혼란이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극도로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배 연구원은 “2011년 이후 위기 국면의 주가 등락을 고려해봤을 때 미국 신용등급 강등(-22%) 시기를 제외하고는 국내증시는 평균 12~14% 하락했다”며 “최근 주가순자산비율(PBR) 하향세를 감안했을 때 1925포인트(24일) 기준으로 코스피가 약 5%의 추가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코스피가 1830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뜻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란 주가를 1주당 순자산(장부가격에 의한 주주 소유분)으로 나눈 것으로 주가가 1주당 순자산의 몇 배로 매매되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브렉시트로 거시경제와 유동성 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초래돼 향후 새로운 균형을 찾을 때까지 금융시장에서 일정부분 안전자산 선호현상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코스피는 외부 환경 변화로 1870~2000포인트에서 새로운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브렉시트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악영향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단기간에 큰 폭으로 주가가 떨어질 경우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수 있고 브렉시트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글로벌 공조도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는 표면적으로는 정치적인 사안”이라며 “단기적으로 국내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겠지만 짧은 기간 안에 반등해 주식 매수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브렉시트는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거시경제 붕괴 위기와 다르다”며 “향후 유럽의 위기대응능력 및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대응전략에 따라 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 총재들은 브렉시트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의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긴밀하게 상호 협조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26일 스위스 바젤에서 국제결제은행(BIS) 세계경제회의가 끝난 뒤 의장인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멕시코 중앙은행 총재는 각국 중앙은행의 상호협조 의지를 담은 선언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유럽연합 붕괴의 단초가 돼 반 유럽연합 성향의 국가들 까지 유럽연합 탈퇴 여론이 조성될 경우 국내 증시에 미치는 여파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이후 가장 중요한 것은 유럽 각국의 정치지형의 변화”라며 “다른 유럽국가의 EU 이탈 움직임이 나타날 경우 이는 심각한 위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홍 연구원은 “EU 이탈을 주장하는 정치세력의 힘이 강화되며 추가적인 이탈 가능성이 부각될 경우 코스피는 글로벌 금융위기 최저점 PBR을 적용한 170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