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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 김주현 이복현 충돌, 이들은 왜 공개석상에서 부딪혔을까요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2-10-25 16:5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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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954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주현</a>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487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복현</a> 충돌, 이들은 왜 공개석상에서 부딪혔을까요
김주현 금융위원장(왼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외감법 위반사항으로 본 것이) 금융위 공식 입장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위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의 종합감사장.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018년 금감원의 삼성바이오로직스 특별감리 과정에서 위법적 요소가 있었는지를 놓고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놨습니다.

현재 감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회계부정이 있었다는 결론을 낸 4년 전 금감원의 특별감리와 관련한 감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2018년 5월1일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조치 사전통지서’를 보낸 사실을 출입기자단에게 문자로 알린 것이 위법인지 판단해 달라고 최근 감사원은 금융위에 유권해석을 물었는데요.

금융위는 금감원의 당시 행위를 놓고 외감법(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상 비밀유지 위반이라는 취지의 유권해석을 감사원에 보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와 관련한 금융위와 금감원의 입장을 물었는데 김 위원장과 이 원장의 답변이 정면으로 충돌한 것입니다.

박 의원 외에도 백혜련 정무위원장을 비롯해 여러 의원들이 반복해 입장을 되물었는데도 위법이라는 김 위원장과 위법이 아니라는 이 원장의 기본 태도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공개된 자리에서 금융당국의 주요 수장인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이 개별사안을 놓고 다른 의견을 내는 것은 이례적 일로 여겨집니다.

더군다나 김 위원장과 이 원장의 의견 충돌은 공개된 자리일뿐 아니라 국회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다는 국정감사, 그것도 마지막 종합감사 중에 이뤄졌습니다.

김 위원장과 이 원장은 왜 이처럼 다른 의견을 말했을까요?

우선 김 위원장과 이 원장 모두 각 기관의 입장을 적극 대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위법적 요인이 없었다고 대답하면 금융위는 잘못된 유권해석을 감사원에 보낸 것이 됩니다. 반대로 이 원장이 위법적 요인이 있었다고 하면 금감원은 2018년 부당한 방식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특별감리를 진행한 것이 됩니다.

금융위는 규정에 따라 과장 전결로 감사원에 관련 유권해석을 전달했다고 합니다. 이날 국감에서는 감사원의 요청에 대응한 공무원의 실명이 거론되며 징계 이야기까지 나왔습니다.

김 위원장과 이 원장이 국감장에서 각 기관의 애초 입장을 뒤집는다면 신뢰성에 금이 갈 수 있고 구성원 징계로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서로 다른 의견을 고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관료 출신 김 위원장과 검사 출신 이 원장의 스타일 차이로 의견 충돌이 빚어졌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김 위원장은 행정고시로 공직에 진출해 재무부, 재정경제원, 금융감독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을 거친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정책 이해도와 조율 능력 등에 강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됩니다.

반면 이 원장은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4부 부장검사, 서울북부지방검찰청 형사2부 부장검사 등을 지낸 검사 출신입니다.

경제관료의 일이 여러 부처와 의견을 조율해 최선의 정책 방향을 찾는 것이라면 검사의 일은 변호사와 다퉈 자신의 주장과 추론이 옳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24일 국감에서도 비교적 명확하게 자신의 의견을 밝힌 이 원장과 달리 김 위원장은 대부분 “내용을 좀 더 파악해보겠다”, “내용을 좀 더 살펴보겠다” 등 약간은 두루뭉술한 답변으로 의원들의 질의를 피해갔습니다.

김 위원장은 ‘금융위와 금감원의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는 백혜련 위원장의 지적에 “금감원장 입장에서 충분히 그렇게 말할 수 있다고 본다”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역시 갈등 조정에 능한 관료적 성향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백브리핑]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954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주현</a>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487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복현</a> 충돌, 이들은 왜 공개석상에서 부딪혔을까요
김주현 금융위원장(오른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7회 금융의날 기념식'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더군다나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분식 의혹은 이 원장이 검사 시절 수사를 맡아 기소한 사건입니다.

이 원장은 직접 사건을 수사한 전문가인 만큼 10년가량 금융위를 떠났다가 돌아와 관련 내용을 보고받고 국감에 임한 김 위원장과 비교해 답변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습니다.

김 위원장과 이 원장의 의결 충돌을 금융위와 금감원 조직의 힘 싸움 차원에서 바라보는 시선도 있습니다.

금융위와 금감원의 통합을 포함해 금융정책을 다루는 정부의 조직개편 이야기는 새 정부 출범 때마다 빠지지 않고 나오는 단골메뉴입니다.

금융위와 금감원도 애초 ‘금융감독위원회’라는 이름으로 한솥밥을 먹다가 2008년 이명박정부 출범과 함께 정책과 감독기능으로 나뉘어 지금의 모습을 갖췄습니다. 물론 1998년 금융감독위원회 출범 이전에는 재무부, 재정경제부 등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했고요.

언제 또 금융정책 관련 정부부처의 조직개편 이야기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기관장이 외부에서 물렁한 모습을 보이는 일은 내부 구성원들에게 반가운 일은 아닐 겁니다.

이유야 어찌됐든 김 위원장은 현재 상황이 조금은 불편할 것 같습니다.

금융위가 상급기관임에도 불구하고 국감장에서의 의견충돌도 그렇고,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스포트라이트를 이 원장이 더 많이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윤석열정부 첫 금융위원장이 늦게 결정된 점도 있지만 이 원장은 취임 직후부터 ‘파격 인사’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그동안 금감원을 이끌었던 경제관료나 경제학자와 다른 소신 발언 등으로 시장의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언론 기사를 보면 이 원장 앞에는 여전히 ‘경제팀 실세’ ‘윤석열 사단’ 등의 수식어가 붙어 있습니다.

반면 금감원 입장에서 이런 스포트라이트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이 원장의 임기는 영원하지 않습니다. 수장이 바뀌면 지금 받고 있는 스포라이트 역시 한 순간에 꺼질 수 있다는 얘기죠. 그때는 곱지 않은 시선을 애써 감췄던 금융위가 금감원을 향해 강력한 압박카드를 들이댈 수도 있습니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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