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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10년 동맹 LG엔솔과 포스코케미칼, '따로 또 같이' 북미 공략 강화

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 2022-10-2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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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10년 동맹 LG엔솔과 포스코케미칼, '따로 또 같이' 북미 공략 강화
▲ 10년 넘게 동맹 관계를 이어온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케미칼이 'K-배터리' 북미 공략에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10년 동안 ‘동맹’ 관계를 유지해온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케미칼이 각각 고객사 다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케미칼은 국내 대표 배터리와 배터리소재 기업으로 북미 시장 공략에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케미칼 두 회사가 배터리사업 관련 협력을 강화하기로 최근 뜻을 모은 것은 최근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더욱 복잡해지는 데 따른 행보로 풀이된다.

두 회사는 배터리 사업의 주요 변수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단순히 양극재뿐 아니라 리튬 등 배터리 핵심 원재료, 배터리 재활용 등으로 협력 폭을 넓히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케미칼은 2012년부터 포스코그룹이 LG화학 배터리사업부에 양극재를 공급한 뒤 10년 동안 긴밀한 관계를 맺어 왔는데 전 밸류체인(가치사슬)에 걸쳐서 전략적 협력을 이어가기로 한 것이다.

두 회사는 개별적으로도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지난해부터 미국, 독일, 호주 등 중국 이외의 국가에서 리튬과 니켈, 코발트 등 배터리 핵심 원재료를 확보해왔다.

앞으로 미국과 우방국에서 배터리 재료를 조달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8월16일 발효된 뒤 캐나다 광물업체 3곳과 코발트와 리튬의 장기 공급계약을 맺기도 했다.

포스코케미칼은 포스코그룹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확보한 배터리 원재료를 공급받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포스코홀딩스와 GS에너지의 배터리 재활용 합작법인(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 설립 결정, 포스코홀딩스의 아르헨티나 염수 리튬 상용화 2단계 투자 승인, 포스코의 고순도니켈 정제공장 착공 등 10월에만 3건의 배터리 원재료 확보 차원에서 결과물을 내놨다.

글로벌 공급망 문제를 해결해가는 것을 바탕으로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케미칼은 북미 배터리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특히 두 회사 모두 고객사를 다변화할 기회를 맞이한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8월 일본 혼다와 5조1천억 원(44억 달러)을 함께 투자해 미국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이 합작법인 설립은 한국 배터리업체와 일본 완성차업체가 처음으로 전략적 협업을 맺는 사례라는 의미가 있다.

여기에 더해 LG에너지솔루션은 판매량 기준 세계 1위인 일본 도요타 미국 공장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내용의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와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도요타까지 고객사로 잡게 된다면 미국 시장 1위(제너럴모터스·GM)와 2위(도요타)에 모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라 CATL 등 중국 배터리기업과 차별화한 경쟁력을 보유할 수 있는 시장으로 북미 지역을 꼽고 투자역량을 상당 부분 집중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연간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 580GWh(기가와트시)를 갖출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가운데 45%가량인 250GWh를 북미에서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미국 GM에 이어 최근 포드와도 최고경영진의 회동을 통해 양극재 장기공급 계약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케미칼은 구체적 협력 논의는 아직 없었다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 논의가 실현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케미칼의 포드 양극재 공급은 이르면 2025년부터 매년 3~5만 톤 규모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급 기간을 10년으로 가정하면 최대 30조 원이 넘는 큰 규모고 이는 기존 포스코케미칼의 연간 양극재 생산능력 목표(2025년 34만 톤)에 반영되지 않은 물량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특히 포스코케미칼과 포드의 논의는 규모 보다는 포스코케미칼의 양극재 고객사를 다변화한다는 측면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현재 포스코케미칼 양극재사업에서 고객사 LG에너지솔루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90% 안팎인 것으로 파악된다.

포드에 양극재를 공급하게 된다면 포스코케미칼은 미국에서 GM과 포드를 모두 고객사로 두면서 고객사를 다변화하는 데 큰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 연구원은 “포스코케미칼과 포드의 논의와 같이 완성차-배터리-배터리소재업체 사이 신규 접촉이 많아지는 일은 특정 고객 의존도를 낮추면서 생산능력 목표치가 상향 조정되는 측면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세계 배터리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과 세계적 양극재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포스코케미칼은 고객사 다변화를 통해 사업 안정성을 높임과 동시에 제품 신뢰도를 높여 K-배터리의 북미 시장 장악에 ‘키플레이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 모두 그룹의 전폭적 지원을 받고 있는 점도 국내 배터리산업의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다.

재계에 따르면 최근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해외출장 일정에서 폴란드와 미국의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 회장이 4년여 동안 공개적으로 해외 출장길에 3번밖에 오르지 않았다는 점을 보면 그룹 내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무게감을 알 수 있다.

포스코케미칼도 포스코그룹의 배터리 관련 공급망 지원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양극재 후발주자로 여겨지던 포스코케미칼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포스코그룹의 풍부한 자본력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뒷받침됐다는 시선이 많다.

해외에서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북미 배터리시장에 핵심이 될 수 있는 기업으로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케미칼을 주목하고 있다.

8월 투자전문지 인베스팅에 따르면 증권사 UBS는 “미국 동맹국인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포스코케미칼 등이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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