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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롯데 한진해운 현대상선 거명하며 경영권 세습 비판

김재창 기자 changs@businesspost.co.kr 2016-06-20 14:5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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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석, 롯데 한진해운 현대상선 거명하며 경영권 세습 비판  
▲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43회 국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뉴시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재벌 2, 3세들이 편법 상속, 불법적 경영권 세습을 통해 경영에 참여하는 것을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라고 지적했다.

집권여당 원내대표의 발언으로는 꽤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데 앞으로 새누리당의 재벌 및 경제정책에 변화가 올지 주목된다.

정 원내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우리나라 대기업은 단지 친족이라고 직접 경영권 행사에 참여하기에는 덩치가 너무 커졌다”며 “독과점 규제 등 가용한 수단을 동원해 방만한 가족경영 풍토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이례적으로 롯데그룹과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재벌 대기업의 이름을 직접 거명했다.

그는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구십을 넘긴 아버지와 두 아들이 그룹 경영권을 놓고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싸우고 있다”며 “여기에 국민 모두가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세계적인 해운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타계한 두 대기업 총수의 부인들이 관리했는데 전문경영인들이 맡지 못할 이유가 있느냐”며 “재벌을 해체하자는 것이 아니지만 아들딸 심지어 일가친척까지 경영에 나서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총수일가가 서로 기업을 나누어 가지고 경영권을 행사하다 보니 일감 몰아주기 등의 불공정한 관행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탈법적이고 불법적인 부의 세습, 무분별한 사업확장으로 인한 골목상권 침해는 반드시 규제되어야 할 대기업의 비정상적 행태”라고 꼬집었다.

정 원내대표는 구의역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사망한 김모 군의 죽음을 언급하며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가 너무 크고 이 격차가 갈수록 벌어진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구의역 사건은 정규직에 대한 과도한 보호가 비정규직에 대한 수탈로 이어지는 노동시장의 이중성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냈다”며 “우리의 노동시장 정책은 정규직들의 일자리를 과보호하면서 비정규직들의 처우는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런 격차가 우리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자리 생태계 지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일자리 생태계지도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격차, 하청업체 구조를 낱낱이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정 원내대표는 급변하는 경제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사회적 대타협’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사회적 약자를 위해,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조금이라도 더 가진 기업과 노동자들이 양보해야 한다”며 “사회적 대타협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성장 위주의 경제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새누리당은 지금까지 ‘파이’를 키우는 일에 집중하면서 파이를 어떻게 나눌 것인가 하는 분배의 문제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해 왔다”며 “그러나 이제 성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우리 앞에 산적해 있는 만큼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라도 이제 분배의 문제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는 ‘일단 파이를 키운 뒤 나중에 분배를 해도 늦지 않다’는 보수 진영의 기존 인식에 대변화를 예고하는 발언으로 분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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