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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삼성전자 올레드 투자로 '제2의 반도체 신화' 쓰나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6-06-20 14: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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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현, 삼성전자 올레드 투자로 '제2의 반도체 신화' 쓰나  
▲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가 LCD패널 공장을 올레드패널 생산시설로 전환하는 등 올레드 분야에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전에 반도체사업에서 과감한 선제투자로 시장지배력을 빠르게 높이며 ‘반도체 신화’를 쓴 것과 같이 중소형 올레드패널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올레드패널의 수요가 향후 수년 동안 급증하며 삼성전자의 실적개선을 이끌 것으로 전망되는데 권 부회장이 경쟁업체의 공격적 진출에 맞서 삼성의 독주체제를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올레드패널 생산시설 공격적 확대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사업 신규 투자는 내년부터 크게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대부분의 투자를 올해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올해 중소형 올레드패널 투자규모는 시장의 기존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올레드패널에 올해 모두 8조 원 정도를 투자해 연간 2억 장 정도의 생산량을 추가적으로 끌어올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현재 3억 장을 넘는 생산규모에서 1.5배 이상 증가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향후 올레드패널 생산시설을 증설하는 데 모두 10조 원 정도를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올해 투자금액만 8조 원에 이르며 투자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전체 투자금액의 80% 정도를 올레드분야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애플 아이폰의 올레드패널 공급물량을 확보하고 전 세계에서 올레드패널의 수요가 급증하는 데 대응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권오현, 삼성전자 올레드 투자로 '제2의 반도체 신화' 쓰나  
▲ 삼성디스플레이의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
니혼게이자이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중소형 올레드패널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경쟁업체가 따라오기 어려운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으로 안정적인 공급처도 확보해 꾸준한 성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중저가 스마트폰인 갤럭시J 시리즈 등으로 기존에 사용하던 LCD패널이 아닌 올레드패널의 탑재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인 3억 대와 애플 아이폰의 연간 출하량 2억 대만 합쳐도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5억 장 규모의 생산량을 뛰어넘는다.

이외에도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업체 역시 제품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레드패널 탑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향후 올레드패널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중국업체를 중심으로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 수요가 급증하며 6월 현재 20~30% 정도의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애플 아이폰의 올레드 탑재도 본격화되면 수요는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과감한 선제투자 효과 볼까

권오현 부회장이 과감한 선제투자를 집행하며 올레드패널 생산시설의 본격적 증설을 올해로 앞당긴 만큼 삼성디스플레이를 자회사로 둔 삼성전자의 실적개선 시기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주력사업인 메모리반도체의 부진이 이어지고 스마트폰 등 완제품사업의 장기적 사업전망도 밝지 않은 가운데 올레드패널의 매출비중을 크게 높이며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권 부회장이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 투자를 앞당기는 것은 예상보다 빠른 수요의 급증에 대응하는 동시에 경쟁업체들이 올레드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는 데 선제적으로 대비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BOE 등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은 최근 중국정부의 주도로 올레드 생산시설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하며 시장진출 시기를 앞당기는 데 온힘을 쏟고 있다.

정원석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한국업체들이 그동안 적극적 선제투자로 올레드산업을 주도해왔지만 중국업체들이 도전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중국업체들의 신규 투자규모는 내년부터 삼성디스플레이를 크게 제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만 홍하이그룹에 인수된 샤프와 일본 재팬디스플레이 등 업체도 올레드패널 시장진출을 목표로 기술개발과 생산시설 확보에 대규모 금액을 투자하며 삼성디스플레이를 추격하고 있다.

올레드패널의 최대 고객사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애플이 부품공급사의 다변화를 선호하는 것도 걸림돌로 꼽힌다. 애플은 부품공급사들에 직접적인 기술지원과 금전적 지원을 통해 하위권 업체들의 역량을 끌어올린 뒤 부품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때가 많다.

  권오현, 삼성전자 올레드 투자로 '제2의 반도체 신화' 쓰나  
▲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 생산공장.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지금과 같이 올레드패널 생산투자를 빠르게 확대하면 가격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공급가능 시기도 앞당길 수 있어 당분간 독주체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이전에 메모리반도체시장에 진출할 당시에도 과감한 대규모 선제투자로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하며 스마트폰 등 IT기기의 수요확대에 따른 큰 수혜를 봤다. 시장변화를 경쟁사보다 앞서 읽고 대응한 결과로 ‘반도체 신화’를 이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부품사업을 총괄하는 권 부회장이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사업에서 이런 전략에 재시동을 건 만큼 큰 성공을 이뤄낼 수 있을지 업계에서 주목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기존의 LCD패널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고 이를 올레드 생산시설로 전환하는 작업을 계속해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공장을 전환하는 것만으로 생산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어 권 부회장이 신규공장 설립 등 더 공격적인 투자전략을 사용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정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부터 올레드 투자를 축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는 더이상 공장에 공간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며 “공장을 새로 건설하면 훨씬 많은 여유가 생길 수 있어 고객사에 공급을 더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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