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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70돌 불꽃놀이 '자축', 그래도 김승연 '경계' 꺼내든 이유

조장우 기자 jjw@businesspost.co.kr 2022-10-11 12: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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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70돌 불꽃놀이 '자축', 그래도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60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승연</a> '경계' 꺼내든 이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한화그룹 70주년을 맞아 내놓은 창립기념사를 통해 "어제의 한화를 경계하고 늘 새로워져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한화그룹>
[비즈니스포스트] 한화그룹이 70주년을 맞았다.

한화그룹은 방산기업들의 연이은 수출 성과에 더불어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으로 그룹 외형을 더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다 3년 만에 재개됐던 한화 불꽃놀이 축제는 이런 분위기를 자축하는 의미가 더해진 것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하지만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속내는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건설은 김승연 회장이 ‘하늘이 준 기회’라고 표현했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을 접기로 했고, 두 번째 도전하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과정도 글로벌 경기 침체로 14년 전 ‘인수실패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김승연 회장이 11일 한화그룹 70주년 창립기념사에서 “어제의 한화를 경계하고 늘 새로워져야 한다”고 말한 것에서 이런 위기감이 묻어 나온다.

김 회장은 지속적 사업재편과 투자를 통해 사업 간 시너지 강화와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해왔다.

특히 한화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한화는 100% 자회사인 한화건설을 흡수합병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인 한화정밀기계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소재·장비·인프라 분야로 사업을 전문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들려온 한화건설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 중단은 반갑지 않은 소식으로 꼽힌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기 건설사업은 전체 사업비가 14조 원이 넘는 프로젝트로 중동 사막에 판교의 2배 면적과 맞먹는 신도시를 세우는 사업이다.

김 회장은 지난 2012년 7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 현장을 직접 찾아 “하늘이 한국에게 준 절호의 기회이니 이라크 신도시 건설을 통해 제2의 중동붐을 일으키자”고 말하면서 이 사업에 강한 애착을 보였다. 당시 자신의 야전숙소까지 만들라고 지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건설은 이라크 정부로부터 공사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해 손실이 커질 것을 우려해 이 사업을 접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은 미납된 공사대금을 이미 받아놓은 선수금으로 상계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 손실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제2의 중동붐을 꿈꿨던 김승연 회장으로서는 안타까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더구나 한화건설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걸림돌이 되어선 안되는 요소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한화건설이 흡수되는 지주회사격의 한화는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 전략부문·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이 총괄하고 있다.

김 회장은 김동관 부회장에게 미래사업의 핵심인 그린에너지(한화솔루션)와 방산·우주(한화에어로스페이스)사업을 맡기고, 둘째 아들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에게 금융사업을, 셋째 아들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에게 유통사업을 맡긴다는 구상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문제는 한화건설의 이라크 신도시 사업뿐 아니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은 우주사업도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는 더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는 점이다. 자칫 승계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본격화하고 있는 글로벌 경기침체도 김 회장이 넘어야 할 산으로 꼽힌다.

김승연 회장은 14년 전인 2008년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가 같은 해 10월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자금난으로 합병기회를 놓친 기억이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가 장기 침체 국면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김 회장으로서는 아픈 기억을 다시금 떠올려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최근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중국의 경기둔화 등으로 세계 경제가 장기간 성장둔화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을 내놨다. 

현재 순풍을 타고 있는 한화그룹의 ‘방산 사업’과 ‘그린에너지’ 사업도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방산사업은 무기 제작 과정에서 오류에 따른 사고가 발생할 경우 치명적 타격을 입을 수 있고, 태양광을 비롯한 그린에너지 사업도 중국의 추격이 매섭다.

김승연 회장이 창립기념사에서 한화그룹이 100년 기업으로서 지속가능한 경영을 이루기 위해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강조한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김 회장은 “필요하다면 지금까지의 성공 방정식을 허물어서라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어야 한다”며 “‘신용과 의리’의 한화정신과 ‘사업보국’의 창업이념, ‘함께 멀리’의 철학을 통해 꿈을 키워가는 기업을 만들자”고 말하며 창립기념사를 끝맺었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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