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차 아이오닉6, 매끄럽고 귀여운 모습에 감춰진 '괴력'

▲ 20일 경기 하남의 한 실내주차장에서 아이오닉6 시승행사가 열렸다. 아이오닉6 정측면. <비즈니스포스트>

"아이오닉 6는 모든 면에서 최적화된 독특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전동화 이동경험을 재정의 할 것이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은 7월 아이오닉6을 온라인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이렇게 자신감을 보였다.

아이오닉6은 현대차에서 아이오닉5에 이어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두 번째 모델이자 첫 세단 전용전기차다.

현대차 전기차 가운데 역대 최고 상품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아이오닉6은 사전계약 첫날 3만7천 대로 기존 아이오닉5의 최대 기록을 1만 대 이상 초과달성 했다.

아이오닉6이 실제 판매에서도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어 전기차 분야 퍼스트무버(선구자)가 되려는 현대차 전략에서 이정표가 될 수 있을까?

아이오닉6을 직접 타봤다.

◆ 매끄러운 곡선에 숨겨진 넓은 공간, 최신 전기차에 담긴 첨단 인테리어

20일 경기 하남의 한 실내주차장에서 아이오닉6 시승행사가 열렸다.

시승차량으로는 아이오닉6 롱레인지 프레스티지 AWD(4륜구동)에 빌트인캠, 와이드 선루프, 20인치 휠 피렐리타이어, 디지털 사이드미러,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등 풀옵션의 6726만5493원(세제 혜택 적용 후, 개별소비세 3.5% 기준)짜리 차량이 제공됐다.

시승차량인 아이오닉6 롱레인지 트림의 인증 기본가격은 5500만 원을 넘지 않아 전기차 국고 보조금 700만 원과 지자체 보조금(서울시 기준) 200만 원을 모두 받을 수 있다.
 
[시승기] 현대차 아이오닉6, 매끄럽고 귀여운 모습에 감춰진 '괴력'

▲ 아이오닉6 후측면. <비즈니스포스트>

아이오닉6에 다가서면 후드부터 리어램프까지 차체를 감싸고 있는 매끄러운 곡선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현대차는 전동화 시대 새로운 디자인 유형이라고 밝힌 '일렉트리파이드 스트림라이너(유선형 디자인)'를 바탕으로 공기저항계수 0.21을 달성했다. 이는 현존하는 자동차 가운데 세계 최상위권에 속하는 수준이다.

6월 아이오닉6의 디자인이 처음 공개되자 앞모습을 놓고 포르쉐 파나메라, 1세대 아반떼, 현대차 투스카니 등을 닮았다는 말이 나왔지만 실물에서는 고유한 특징들이 더 크게 다가왔다.

헤드램프의 파라메트릭 픽셀 라이트는 미래적 느낌을 주고 낮은 곳에서 시작해 유선형 차체로 이어지는 후드는 세련미를 더했다. 기존 입체 형상의 크롬 도금 대신 알루미늄 소재의 얇은 평면 형태로 제작된 새로운 현대 엠블럼도 아이오닉6에 처음 적용됐다.

전체적으로 미래적이고 세련되면서도 기존의 현대차 모델을 연상시키는 친숙함이 묻어났다. 부드럽고 귀여운 디자인이라는 느낌도 줬다.
 
[시승기] 현대차 아이오닉6, 매끄럽고 귀여운 모습에 감춰진 '괴력'

▲ 아이오닉6 앞면. <비즈니스포스트>

아이오닉6의 제원은 전장 4855mm, 전고 1495mm, 전폭 1880mm, 축거(앞바퀴와 뒷바퀴 사이 거리) 2950mm 쏘나타와 전반적으로 비슷하다. 다만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축거는 현대차 대형SUV 팰리세이드보다 50mm 더 길다.

아이오닉6의 차 지붕은 유선형의 곡선으로 만들어져 눈으로 봤을 때 공간이 넓다는 느낌은 주지 않았다. 다만 2열에 실제로 앉아보니 넓은 축거(휠 베이스)가 제공하는 편안한 공간을 실감할 수 있었다. 

평평한 차 바닥의 앞 뒤 길이가 긴 데다 아이오닉6에는 일반 시트보다 약 30% 얇은 전기차 전용 슬림 디자인 시트가 장착돼 2열에 앉았을 때 다리와 앞좌석 사이에 한 뼘 넘는 공간이 남는다. 또 2열 좌석은 접을 수 있어 짐칸으로도 쓸 수 있을 듯 했다.

전체적으로 운전석 앞에 일체형으로 자리잡은 12.3인치 클러스터(계기판)와 12.3인치 내비게이션, A필러 양 끝에 장착된 디지털 사이드미러, 운전석 앞 차창 아래 헤드업디스플레이(HUD)등 첨단 기기가 어우러져 아이오닉6이 현대차가 작심하고 만든 최신 전기차임을 새삼 느끼게 했다.
 
[시승기] 현대차 아이오닉6, 매끄럽고 귀여운 모습에 감춰진 '괴력'

▲ 아이오닉6 실내. <비즈니스포스트>

◆ 양산형 전기차 성능의 정점, 높은 경제성 갖춰

시승은 경기 하남시에 위치한 주차장에서 출발해 경기 가평군의 한 카페를 들렀다 돌아오는 왕복 약 12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아이오닉6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양산형 전기차로서 가질 수 있는 성능의 정점을 보여줬다.

출발지인 주차장을 벗어나 가속페달에 힘을 주자 옅은 모터 소리와 함께 부드럽게 밀고나갔다. 

77.4kWh 배터리와 20인치 타이어를 장착한 시승차량의 공차중량은 2톤을 넘어선다. 아이오닉6는 육중함을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액셀을 밟는 만큼 즉각적으로 경쾌하게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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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오닉6 주행. <현대차>

아이오닉6 롱레인지 4륜구동 모델은 뒷바퀴에 최대 출력 168kW(킬로와트), 앞바퀴에 최대 출력 74kW의 모터를 장착해 합산 최대출력 239kW, 최대토크 605Nm의 동력 성능을 낸다.

아이오닉6은 일반주행의 노말 모드와 가속 성능을 위한 스포츠 모드, 연비 위주의 에코 모드 등 3가지 주행모드를 제공한다.

고속도로에 올라 스포츠 모드를 발동하자 아이오닉6는 '괴력' 수준의 가속성능을 발휘했다. 속도가 충분히 붙은 상태에서도 가속페달에 힘을 실을 때마다 튕겨나가는 듯한 강력한 추진력을 보였다.

아이오닉6의 차체는 노면의 소음과 풍절음을 잘 막아줘 정숙성도 훌륭했다.

현대차는 내연기관차와 같은 우렁찬 엔진 소리가 사라진 자리에 전기차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을 적용했다. 이 기능을 활성화하면 우주선의 이미지가 연상되는 주행음이 들린다고 현대차에선 설명했는데 실제 조금은 기괴하게 들려 썩 마음에 들진 않았다. 다양한 사운드를 제공하는 제네시스와 달리 한 가지 소리만 탑재된 점이 아쉬웠다.

승차감도 양호했다. 다소 단단하게 세팅된 서스펜션은 노면의 진동을 느끼게 하는 편이었으나 편안한 드라이브를 즐기기엔 모자람이 없었다. 
 
[시승기] 현대차 아이오닉6, 매끄럽고 귀여운 모습에 감춰진 '괴력'

▲ 아이오닉6 주행. <현대차>

반환점인 카페에 가까워지면서 급커브와 오르막길, 내리막길이 반복되는 길이 나타나자 단단한 주행성능이 빛을 발했다. 속도를 줄이지 않고 스티어링 휠을 크게 돌려도 흔들림 없는 경쾌한 주행이 가능했다.

고속도로주행보조(HDA2) 기능도 잘 작동했다. 스마트크루즈 기능을 활성화하면 앞차와 간격과 차선을 스스로 유지하고 방향지시등만 켜면 차선 변경도 알아서 했다.

아이오닉6을 운전하며 회생제동 기능을 활용하니 저항을 줄이는 0.21의 공력계수와 합쳐져 시너지가 났다.

아이오닉6의 1kWh당 전비는 시승구간을 갈때 5.7km, 올때 7.2km를 보여 1kWh당 공인 복합전비 4.8km보다 훨씬 높았다.

특히 돌아오는 길은 퇴근시간과 겹쳐 길이 막혔는데 회생제동을 하는 전기차 특성으로 가다서다를 반복한 구간에서 더욱 높은 전비를 보였다.

회생제동은 차량을 제동할 때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전기차의 기능을 말한다. 아이오닉6의 스티어링 양 옆에 붙은 패들시프트를 눌러 회생제동 기능을 0~4단계로 설정할 수 있다.

아이오닉6의 판매가격은 전기차 세제 혜택 후 기준으로 스탠다드 모델 익스클루시브는 5200만 원이다. 롱레인지 모델은 △익스클루시브 5605만원 △익스클루시브 플러스 5845만 원 △프레스티지 6135만 원 △이-라이트(E-LITE) 2WD 5260만 원이다.(개별소비세 3.5% 기준) 허원석 기자
 
[시승기] 현대차 아이오닉6, 매끄럽고 귀여운 모습에 감춰진 '괴력'

▲ 아이오닉6 주행. <현대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