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2022-09-19 15:4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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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중구 신한금융지주 본사 1층 로비에 놓인 ‘돌파(Breakthrough) 2022, 리부트(RE:Boot) 신한’ 조형물. 이 조형물에는 신한금융 계열사 대표들의 각오가 한 마디씩 질문 형태로 적혀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자문자답(自問自答).’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것이다. 이때 던져진 좋은 질문 하나는 때때로 큰 변화의 시작이 되기도 한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최근 각 계열사 대표들에게 '자문자답'을 요구한 것도 이런 이유일지 모른다.
조 회장은 신한금융그룹을 ‘확고한 대한민국 1등, 초격차 종합금융그룹’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내걸고 있다.
신한금융 계열사 대표들은 질문을 통한 성찰을 바라는 조 회장의 요구에 ‘소통’, ‘리더십’, ‘자기개발’, ‘기회’ 등의 가치를 화두로 꺼내들었다.
각 계열사가 좋은 리더십을 바탕으로 직원들의 자기개발과 소통 강화를 끌어내고 사업확대의 기회를 잡는다면 조 회장의 초격차 목표를 앞당기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19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서울 중구 신한지주 본사 1층 로비에 놓인 ‘돌파(Breakthrough) 2022, 리부트(RE:Boot) 신한’ 조형물에 적힌 계열사 대표들의 다짐 문구가 최근 새롭게 바뀌었다.
돌파2022 리부트신한은 조 회장의 2022년 경영슬로건으로 조형물에는 조 회장을 포함해 신한금융 계열사 대표 18명의 2022년 다짐이 적혀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올해 초부터 이 조형물을 본사 1층 로비에 전시했는데 계열사 대표들의 다짐 문구가 이번에 전부 바뀌었다.
특이점은 기존 조형물에 담겼던 것과 달리 계열사 대표들의 문구가 모두 질문으로 구성됐다는 것이다.
기존 조형물에는 조 회장이 2022년 핵심가치로 내세운 ‘바르게 빠르게 다르게’를 주제로 한 각 계열사 대표들의 다짐이 평서형으로 적혀 있었는데 새 조형물에는 이것이 모두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으로 바뀌었다.
조 회장은 기존 조형물에서는 ‘생각과 행동을 현장 속으로 바르게, 빠르게, 다르게!’라고 적었는데 이번 조형물에서는 ‘생각과 행동을 현장 속으로 바르게, 빠르게, 다르게 하고 있는가?’라며 질문을 던졌다.
진옥동 신한은행장 문구를 보면 애초 ‘<바르게> 고객과 직원, 신한의 미래를 위해 올바른 일인지 견주어 행동합니다 <빠르게> 올바른 일이라면 혼연일체가 되어 민첩하게 시작하고 유연하게 바꿔 나갑니다 <다르게> 다른 생각들을 연결하는 상상력으로 신한의 탁월함을 만들어 갑니다’로 다소 긴 다짐을 내놨다.
▲ 서울 중구 신한금융지주 본사 1층 로비에 놓인 ‘돌파(Breakthrough) 2022, 리부트(RE:Boot) 신한’ 조형물. <비즈니스포스트>
하지만 이번 조형물에서는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은 고객과 미래를 위한 것인가?’라고 물으며 고객과 미래라는 짧고 간결한 지향점을 제시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조용병 회장은 그동안 불확실성 돌파를 위해 리더 스스로 질문을 던지는 자기성찰을 통한 ‘셀프리더십’을 강조해왔다”며 “이를 반영해 남은 2022년 각 CEO들이 잊지 말아야 할 가치와 실천사항이 무엇인지 스스로 묻는 방식으로 다짐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많은 계열사 대표들이 소통을 화두로 던졌다.
‘임직원들과 소통과 경청을 충분히 하고 있는가?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 ‘오늘도 나는 변화를 위해 고객과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배일규 신한자산신탁 대표)’, ‘의도를 정확하게 말하고 있는가? 불필요한 말을 하고 있는가? 직원의 진솔한 말을 듣고 있는가?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 ‘직원들의 숨겨진 꿈과 열정 이 소리 없는 아우성을 놓치고 있지 않은가? (김희송 신한자산운용 대표)’ 등 다수의 질문에 소통을 향한 대표들의 갈망이 담겨 있었다.
‘본인의 의욕만 너무 앞서간 것은 아닌가? (정지호 신한아이타스 대표)’, ‘내가 제시한 비전은 직원들을 움직이게 할 만큼 담대하고 간절한가? (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 ‘나는 우리 직원들이 자본시장 최고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가? (이영창 신한투자증권 대표)’, ‘하나라도 제대로 끝까지 바꾸어 가고 있는가? (성대규 신한라이프 대표)’, ‘정도경영을 하고 있는가? (이희수 신한저축은행 대표)’ 등 대형 금융지주 계열사라는 큰 조직을 이끄는 리더로서 고민도 많이 보였다.
스스로의 이름으로 질문을 시작하며 모범이 되는 리더의 역할을 돌아본 대표도 있다.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는 ‘영진님! 당신은 직원들이 닮고 싶고, 또 따라하고 싶도록 매 순간 행동하고 있는가?’라며 유일하게 이름을 직접 부르며 자신을 돌아봤다.
자기개발과 관련한 강렬한 문장들도 눈에 띄었다.
‘깨웠는가? 불타오르게 하는가? (조경선 신한DS 대표)’, ‘오늘도 치열하게 살고 있는가? (김지욱 신한리츠운용 대표)’, ‘배우고 있는가? 도전하고 있는가? 부끄럽지 않은가? 제주의 가치를 아는가? (박우혁 제주은행장)’ 등이 대표적이다.
‘위기 속에서 기회 요인을 찾고 있는가?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 ‘다음 변화에 대비한 기회를 만들고 있는가? (이동현 신한벤처투자 대표)’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생각의 창을 항상 열어두고 있는가? (배진수 신한AI 대표)’ 등 ‘기회’와 ‘가능성’을 잡기 위한 대표들의 고민도 묻어났다.
▲ 올해 초부터 8월까지 신한금융지주 본사 1층 로비에 놓여 있던 ‘돌파(Breakthrough) 2022, 리부트(RE:Boot) 신한’ 조형물. <비즈니스포스트>
이번 조형물을 보면 올해 신한금융지주 계열사의 변화도 알 수 있다.
새 조형물에는 이전 조형물과 달리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에서 새 출발한 신한EZ손해보험이 새로 들어갔고 신한카드와 합병한 신한신용정보가 빠졌다.
올해 3월 각자대표에 선임돼 이영창 대표와 함께 신한금융투자를 이끌고 있는 김상태 대표도 이번 조형물에 새로 다짐을 올렸다. 배일규 대표는 그 사이 회사이름이 아시아신탁에서 신한자산신탁으로 바뀌었다.
신한금융은 7월7일 신한은행 창업 40주년, 9월1일 지주 설립 21주년을 맞았다.
▲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9월1일 창립21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조 회장은 지주 설립 21주년 기념사에서 ‘고객’과 ‘압도적 포트폴리오 경쟁력’, ‘공감과 상생의 금융 생태계’를 화두로 꺼내며 이를 위한 구체적 실행방안으로 각 계열사의 역량 강화를 강조했다.
조 회장은 “신한의 범선은 창립 21주년을 맞는 올해 15개 그룹사를 갖춘 항모 전단이 돼 일류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미 안정적 시장 경쟁력을 갖춘 은행과 카드뿐 아니라 모든 그룹사가 각자의 영역에서 일류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룹사 간 적극적 소통과 협업으로 글로벌과 자본시장 역량도 선진 금융사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며 “은행과 비은행, 국내와 글로벌, 대면과 비대면 등 균형 잡힌 폴트폴리오를 통해 확고한 대한민국 1위, 초격차 종합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하자”고 덧붙였다.
신한금융 계열사 대표들은 이번 조형물에 적은 다짐을 각 CEO방에도 액자형태로 걸어놓고 2022년 주요 경영가치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