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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이사장도 관료 출신이 맡나, 김태현 예보 사장이 유력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22-08-2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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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인선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김태현 예금보험공사 사장과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가 최종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지만 윤석열 정부 인사에서 도드라지는 기재부 관료 출신 강세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인선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국민연금 이사장도 관료 출신이 맡나,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633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태현</a> 예보 사장이 유력
김태현 예금보험공사 사장(사진)이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유력하다. 

28일 국민연금공단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인선은 9월 중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남은 두 명 후보자는 19일 국민연금 서울남부지역본부에서 진행된 면접을 통해 결정됐다.

보건복지부가 최종 1인 후보자를 결정하고 검증 등 절차를 진행하는데 통상적으로 4~6주 정도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인사는 9월 중에, 늦어도 10월 초에는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인사 결과를 놓고는 김태현 사장이 유력해 보인다는 시선이 많다. 사실상 김태현 사장이 내정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김태현 사장의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공모 지원이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2021년 10월에 예금보험공사 사장에 취임해 이제 임기 11개월을 채워가고 있다. 공공기관장으로 취임한 뒤 1년도 안 돼 다른 공공기관장으로 자리를 옮기려 공모에 지원한 셈이다.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금융 공공기관 가운데 중요한 자리이기도 하다.

예금보험공사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과 함께 금융 안전망을 책임지는 기관인 만큼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금융위원회 당연직 위원이며 금융위원회 이사회 내 의전 서열에서는 금감원장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예금보험공사 사장의 처우를 비교해 보면 김태현 사장의 이사장 공모 지원은 더욱 의외로 보일 수밖에 없다.

예금보험공사 사장의 연봉은 2022년 예금보험공사 예산기준으로 기본급만 2억1861만 원이다. 2021년에는 기본급 2억9254만 원, 성과상여금 7587만 원이었다.

반면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연봉은 2022년 국민연금공단 예산기준으로 1억4639만 원이다. 2021년에는 연봉 1억7473만 원, 성과금 2963만 원이었다.

본사의 위치도 예금보험공사는 서울에 있지만 국민연금공단은 전북 전주에 있다.

김태현 사장이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 상당한 수준의 연봉 감소에 더해 통상적으로 선호되지 않는 지방 근무까지 하게 된다.

게다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제청할 보건복지부 장관이 공석임에도 인선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도 이례적이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공석인 상태에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최종 후보가 결정되면 장관 직무대행인 보건복지부 1차관이 제청을 한다.

이처럼 이례적 모습이 이어지자 이번 이사장 인선은 기획재정부와 ‘모피아’가 연금개혁의 주도권을 쥐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금개혁은 윤석열 정부의 보건복지 분야 주요 국정과제이기도 하다.

김태현 사장은 기재부, 금융위원회에서 일하면서 ‘언제든 장관으로 올 수 있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능력을 인정받은 인사로 알려져 있다.

김태현 사장이 예금보험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직후부터 20년 넘게 유지되고 있는 예금자 보호한도의 상향에 목소리는 내는 등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된 뒤에도 적극적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이번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제청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큰 조규홍 보건복지부 1차관이 기재부 출신이라는 점도 공교롭다. 조규홍 1차관은 올해 5월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기재부 재정관리관에서 보건복지부 1차관으로 이동했다. 

기재부 출신이 보건복지부 차관에 임명된 사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2015년 이후 7년 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또한 이례적이다. 2015년에 기재부 출신으로 보건복지부 차관을 맡았던 인사는 윤석열 정부의 첫 국무조정실장인 방문규 실장이다.

기재부에서도 이달 중으로 경제구조개혁국 내에 복지경제과에서 연금 관련 업무를 분리해 ‘연금보건과’ 신설을 추진하는 등 연금개혁에 적극적으로 움직일 태세를 보이고 있다.

기재부는 기존에도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어 ‘정부 위에 정부’로 불리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더욱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검사 출신을 중용하는 윤석열 정부의 인사 기조까지 더해 이번 정부는 ‘검피아와 모피아의 연합정부’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가 7월14일 내놓은 조사결과를 보면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 1~3급, 장차관급 고위공직자 등 533개 직위에 임명된 504명 가운데 12%가 기재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정부 들어 기재부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면서 정부 정책 곳곳에서 다른 부처와 갈등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기재부가 고용노동부의 소관 사항인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놓고 독자적으로 개정방안을 마련해 고용노동부에 전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월권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장관은 2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기재부의 움직임을 놓고 “어쨌든 시행령 개정 등은 고용노동부가 책임을 지고, 중심을 잡고 추진해 나갈 생각”이라며 “기재부가 조금 성급했다 싶은 생각은 있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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