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2022-08-17 14:4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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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취임 100일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던져진 최대 화두는 지지율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지며 집권 초부터 위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윤 대통령을 둘러싼 외부 환경은 만만치 않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이 끝나지 않은데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9월 정기국회에서 윤석열정부를 향한 거센 공격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외부요인을 통제하기 어려운 만큼 윤 대통령이 지지율을 높이고 국정동력을 확보하려면 결국 자체적으로 ‘인사쇄신’을 선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진다.
윤 대통령은 1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인사쇄신이라는 건 국면전환이나 지지율 반등이라는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정수행 부정평가의 원인으로 인사 문제가 지적됐음에도 변화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애초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여름휴가에서 돌아오면 대통령실 참모진들의 대대적인 물갈이에 나서며 인사쇄신을 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내각에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사퇴한 것을 제외하면 특별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대통령실의 김대기 비서실장, 이진복 정무수석, 최영범 홍보수석,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등 교체가 거론되던 인사는 모두 유임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다. 대신 김은혜 전 의원 등을 대통령실에 기용해 정무, 홍보라인을 보강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뜻과 달리 여론은 전면적 인사쇄신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데이터리서치가 17일 발표한 조사에서 대통령실의 ‘비서실장과 참모진 교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81.6%였으며 ‘불필요하다’는 의견은 12.0%에 불과했다. 또 일부교체가 아니라 ‘전면교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61.7%로 나타났다.
한국리서치가 1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대통령실과 내각의 인적쇄신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83.3%에 달했다. ‘시급하지 않다’는 응답은 9.8%에 그쳤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지지율 회복을 위해서는 인사 개편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인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부분이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며 “국민의 상식에 맞는 인사를 하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고 바라봤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지금 현재 20%대 갇혀 있는 이 지지도를 올리는 길은 과감하고 혁신적으로 인적 청산을 해줘야 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인사쇄신을 구상하고는 있지만 속도조절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대통령실을 큰 폭으로 개편하면 다시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는데다 인사쇄신으로 발탁한 인물이 논란이 됐을 때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 낙마 이후 선택한 박순애 전 장관이 물러나면서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KBS일요진단에서 “인사쇄신이라고 해서 민심 수습용으로, 졸속으로 하면 문제가 발생한다”며 “합리적 진보나 야당까지 각계각층의 추천을 받아들여 인재풀을 넓게 확보한 뒤 윤석열정부의 실질적 1기라 생각하고 대통령실과 내각의 인적쇄신을 제대로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윤 대통령도 당장은 문제점을 점검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사 논란을 두고 “어디에 문제가 있었는지 대통령실부터 짚어보고 있어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다시 되돌아보면서 철저하게 챙기고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