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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오세훈 비와 악연, 100년 만의 폭우에 '오세이돈' 오명 소환

김남형 기자 knh@businesspost.co.kr 2022-08-09 16: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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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956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오세훈</a> 비와 악연, 100년 만의 폭우에 '오세이돈' 오명 소환
오세훈 서울시장이 8월9일 오전 전날 내린 집중호우로 침수피해를 본 서울 동작구 사당동 극동아파트 축대 붕괴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서울시>
[비즈니스포스트] 100년 만의 기록적 폭우로 서울 곳곳에서 비 피해가 발생하면서 10년 전 비 피해로 생겨난 오세훈 서울시장의 별명인 '오세이돈'이 다시 소환됐다.

오세훈 시장은 9일 페이스북에 "어제 대폭우로 서울에서 큰 인명 피해가 있었다"며 "어떤 경우에도 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시장으로서 희생자와 유가족 그리고 불편을 겪으신 피해 시민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피해가 컸다"며 "동작구, 강남구, 서초구, 관악구 등 서울 시내 곳곳이 침수되고 정전돼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차량이 물에 잠기고 퇴근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며 일부 지하철역은 역류와 침수로 가동이 멈췄고 학원가에서는 아이들의 발이 묶이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서울에 내린 비는 동작구 기준 381.5mm로 집계됐다. 기존 가장 많은 강수량인 1920년 354.7mm를 크게 웃돌았다. 동작구의 시간당 강우량도 141.5mm로 1942년의 최고 기록 118.6mm를 경신해 서울에서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07년 이후 115년 만에 가장 강한 비로 기록됐다.

역대급 물난리에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및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서는 '오세이돈이 돌아왔다' '오세이돈 강림' 등의 글이 올라오며 오 시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오 시장은 폭우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고 자신했으나 2011년 호우 피해에 이어 다시 폭우에 속수무책으로 당했기 때문이다. 

오 시장이 지난해 5월 반포천 유역분리터널 공사 현장을 찾아 "시간당 85㎜ 강우를 감당할 수 있는 용량으로 설계돼 20년에 한 번 올 수 있는 정도의 폭우가 내려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강남·서초 일대에 그동안 침수 피해를 본 분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반포천 유역 분리터널은 서울의 대표적 상습 침수지역인 강남역 일대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대규모 지하 배수시설이다. 집중 호우 때 강남역으로 몰리는 빗물을 반포천 중류부로 직접 배수하는 연장 1162m, 직경 7.1m의 규모의 터널로 올해 6월 완공됐다.

오세이돈은 오세훈과 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합성어로 오 시장의 수방 정책을 비꼬는 표현이다. 오 시장이 2011년 서울시장으로 재직했을 때 광화문 광장과 강남역 일대가 침수됐고 우면산 산사태로 16명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하자 일부 누리꾼들이 오 시장에 붙인 별명이었다.

2011년 한강 르네상스, 수상도시 서울·디자인 서울 등 오 시장이 개발행정-토건사업에만 집중한 나머지 비 피해를 자초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특히 당시 오 시장 재임 기간 5년 동안 서울시의 수해방지예산이 10분의 1 규모로 줄었다는 보도가 나오자 민주당의 공세와 누리꾼의 비난이 거세진 바 있다.

이번 호우 때도 각종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서울시가 수방 및 치수 예산을 900억 원 가까이 삭감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었다.

서울시의 '2022년 예산서'를 보면 올해 편성된 서울시 예산 중 수방 및 치수 예산은 약 4202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896억 원가량 줄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기간인 2012년 4317억 원이었던 수방 및 치수 예산은 2013년 4369억 원, 2014년 4368억 원, 2015년 4642억 원으로 점차 증가해 2019년에는 6168억 원까지 늘었다. 그러나 2020년 5341억 원으로 감소했고 오 시장이 돌아온 2021년에는 5099억 원까지 줄었다.

이같은 지적에 서울시는 설명자료를 통해 "강남역 일대 하수관개 개량과 유역분리터널 설치 등 대규모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들은 마무리 단계에 있어서 수방 예산도 2020년부터 감소 추세였다"며 "오히려 지난해 민주당이 다수인 시의회에서도 수방 예산이 248억 원 추가 삭감돼 시는 이번 추경에서 수방 예산을 292억 원 추가 편성했다"고 해명했다.

오 시장은 10년 전 호우 피해 논란을 의식한 듯 이번 사태에 비교적 기민하게 대응했다. 

서초동 자택 주변이 침수되면서 발이 묶였던 윤석열 대통령과 달리 오 시장은 전날 오후부터 많은 비가 쏟아지자 퇴근한 지 3시간여 만인 오후 9시55분쯤 시청으로 복귀해 밤새 비상근무를 유지했다. 

오 시장은 행정1·2부시장 등을 소집해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집중호우 관련 긴급회의를 열었다. 남산에 위치한 소방재난본부 상황실을 비롯해 대합실에 빗물이 들어차 천장이 무너지는 사고가 난 이수역을 찾기도 했다.

이날 오전에는 동작구 사당동 극동아파트 뒤편 축대 붕괴 현장, 관악구 신림동 침수 피해 현장 등을 방문해 상황을 살피는 등 현장 상황을 점검했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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