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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 결국 법정관리로 넘어가나

이민재 기자 betterfree@businesspost.co.kr 2014-07-04 18:2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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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택, 결국 법정관리로 넘어가나  
▲ 이준우 팬택 대표이사 사장

이준우 팬택 대표는 회사를 살리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약속을 지키기 어려워졌다. 채권단은 팬택 경영정상화 방안을 통과시켰지만 이동통신사들이 팬택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희박해진 탓이다.
 
이통사들이 지원에 나서지 않을 경우 팬택은 법정관리나 기업 청산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등 팬택 채권단은 팬택 경영정상화 지원을 4일 결정했다. 채권단은 이통사들이 팬택에 대한 출자전환에 참여할 경우 팬택을 지원하겠다는 조건부 지원 방안을 가결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4일이 팬택 지원방안을 가결해야 할 법적 마감일이라 일단 조건부 승인을 결정한 것”이라며 “이통사들의 경우 결정에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여 오는 8일까지 마감시한을 연장해줬다”고 말했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르면 팬택이 채무상환을 미룰 수 있는 기간은 최대 3개월이다. 시간이 더 필요할 경우 1개월 범위 내에서 단 1회만 추가적으로 채무상환 유예기간을 신청할 수 있다.

이준우 대표는 지난 3월 팬택의 두 번째 워크아웃을 신청한 뒤 채무상환 기간을 지난달 4일로 미뤘다. 하지만 팬택 경영상황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이달 4일까지 한 달 더 연장했다. 이 대표는 팬택의 채무상환을 미룰 수 있는 모든 카드를 다 썼기 때문에 채권단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통사들이 오는 8일 자정까지 채권단 결정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히면 총 4800억 원 규모의 출자전환이 이뤄진다. 부채는 줄어드는 대신 자본이 늘어나 팬택의 경영정상화가 탄력을 받게 된다.

채권단은 이 가운데 3천억 원의 출자전환을 맡는다. 나머지 1800억 원은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분담한다. 이와 함께 원리금 상환 유예와 이자감면 등의 정상화 방안도 실행된다.

하지만 이통사들은 출자전환에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진다. 당초 마감 시한인 4일까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은 사실상 출자전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통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팬택 채권은 5481억 원이다. 안진회계법인에 따르면 팬택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이통사들은 채권의 9%인 약 493억 원만 회수할 수 있다. 이통사들의 상거래채권은 금융권 차입금보다 후순위 채권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통사들은 손해를 보더라도 팬택의 손을 잡아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출자전환을 해도 팬택이 휴대폰 단말기시장에서 생존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팬택 제품을 월 10만 대만 팔아주면 살아날 수 있다고 하지만 매달 국내에서 팔리는 스마트폰은 100만 대 미만”이라고 말했다. 그는 “팬택이 삼성전자나 LG전자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판매목표를 달성하려면 보조금을 더 지급해야 하는데 팬택에만 특혜를 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통사들은 출자전환에 참여해 팬택의 주주가 되는 것도 부담스러워 한다. 채권자에서 주주로 지위가 바뀔 경우 팬택의 경영에 대한 책임을 일부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통사들은 팬택의 주주로 올라서게 되면 향후 증자나 단말기 추가매입 등의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만약 이통사들이 출자전환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거나 채권단 결정에 반대하면 경영정상화 방안은 모두 무효화된다. 이 경우 팬택에 대한 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 작업은 중단된다.

워크아웃이 중단되면 팬택은 채무상환을 위해 법정관리를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팬택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채권을 모두 회수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팬택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법원은 팬택의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를 비교해 매각이나 청산을 검토한다. 채권단 실사에 따르면 팬택의 계속기업가치는 3824억 원이고 청산가치는 1895억 원이다. 하지만 워크아웃이 무산될 경우 청산가치가 더 높아질 수 있어 독자생존은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팬택과 채권단은 어떻게 해서든 이통사들을 설득해 법정관리만큼은 피하겠다는 입장이다. 팬택은 회사가 사라질 경우 2천여 명의 임직원들과 협력사 550곳 8만여 직원들의 생계가 불투명해진다며 이통사에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팬택 관계자는 “지난 1분기 68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 7분기 연속 적자를 내긴 했지만 적자폭을 크게 줄였다”며 “이통3사의 영업정지와 같은 변수가 없는 상황에서 지원이 이뤄지면 충분히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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