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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배터리 약진에 LG엔솔 주춤, 미국 인플레이션 완화법은 반격 기회

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 2022-08-0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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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배터리 약진에 LG엔솔 주춤, 미국 인플레이션 완화법은 반격 기회
▲ 미국 인플레이션 완화법 통과가 속전속결로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 나오며 LG에너지솔루션의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LG에너지솔루션이 CATL을 중심으로 한 중국 배터리기업들의 약진에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에서 후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미국에서 직접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 만큼 미국의 인플레이션 완화법에 반격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한 법안 통과가 빠르게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 나오며 LG에너지솔루션의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애초 인플레이션 완화법에 반대해왔던 조 맨친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이 최근 지지로 돌아서면서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완화법(Inflation Reduction Act of 2022)에 따르면 미국은 10년 동안 기후변화와 에너지안보 등에 예산 3690억 달러(480조)를 투입한다.

특히 전기자동차산업과 관련해서는 신규 전기차 구매자에 7500달러를, 중고 전기차 구매자에게 4천 달러를 세액공제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이전과 달리 세액공제 적용 대상에 누적 전기차 판매량이 20만 대 이상인 완성차업체의 전기차가 포함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런 이유로 테슬라와 제너럴모터스(GM)가 전기차 판매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내면서 두 기업을 주요 고객사로 가진 LG에너지솔루션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지금까지 테슬라와 GM는 누적 전기차 판매량이 20만 대를 넘어서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협력해오고 있다. 또 GM과는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Ultium Cells)를 통해 완성차-배터리 기업 사이 가장 공고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인플레이션 완화법에 세액공제를 받는 전기차에는 북미에서 제조된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 역시 LG에너지솔루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를 글로벌 최대 규모의 생산기지로 삼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미국에 대규모 공장을 마련할 LG에너지솔루션을 찾는 고객사가 더 늘어날 수 있는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북미에서만 220GWh(기가와트시)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추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얼티엄셀즈의 120GWh 이상, 넥스트스타에너지(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의 45GWh, 단독 공장의 36GWh 이상 등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공장들이 계획대로 가동되면 2025년 전체 글로벌 생산역량 가운데 북미가 차지하는 비중은 45%까지 확대된다. 현재는 북미 생산 비중은 7%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은 미국 사업 비중이 높은 한국 2차전지 업체에 사업 확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특히 미국 내 여러 대규모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이 최대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LG에너지솔루션의 수혜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는 중국 기업들의 공세에도 LG에너지솔루션이 가장 경쟁력을 가진다고 여겨지는 시장이 북미이기 때문이다.

배터리시장 조사기관의 집계를 분석해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들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 부문에서 후퇴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상반기(1~6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 14.4%를 기록했다. 세계 2위를 수성하고 있지만 2021년 상반기 23.8%와 비교해 9%포인트 이상 축소된 것이다.

이 사이 중국 배터리기업들은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CATL은 같은 기간 6.2%포인트 확대된 점유율 34.8%로 LG에너지솔루션과 격차를 벌렸다. 게다가 BYD가 점유율 11.8%로 3위에 오르며 LG에너지솔루션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중국 배터리기업들은 그동안 자국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는데 최근 글로벌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특히 북미 시장 진출에 의욕을 나타내고 있다.

CATL은 미국 텍사스주와 인접한 멕시코 부지에 50억 달러(6조5천억 원)를 들여 배터리공장을 짓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2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면서 악화한 미-중 관계 탓에 구체적 발표는 미뤄졌지만 투자 자체는 계획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기업들이 미국에 직접 배터리공장을 짓는 일이 여전히 쉽지 않은 만큼 LG에너지솔루션에는 미국이 가장 큰 ‘기회의 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내놓은 중장기 사업전략에서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며 글로벌 생산거점 가운데 북미를 집중 개척하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배터리 1위 기업을 목표로 하는데 북미 지역을 중국 기업들과의 격차를 좁힌 뒤 치고나갈 수 있는 핵심시장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5년 내 3배 이상의 매출 달성,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달성을 목표로 내걸고 “우선 가장 빠른 성장세가 예상되는 북미시장을 집중 공략하기로 했다”며 “주요 완성차업체와 북미 합작법인 확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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