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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기업이 사용하는 면접 기법은 경제 상황과 인재상의 변화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 |
기업이 인재를 채용할 때 직무 적합성과 조직 적합성 가운데 더욱 중요하게 살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기업과 직무의 성격에 따라 답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최근 유행하는 역량기반 선발, NCS기반 채용을 보면 인재 선발의 초점이 ‘직무 적합성’에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기업에서는 조직에 잘 융화되어 오래 근무할 사람을 선호하기 때문에 조직 적합성이 우수한 사람을 뽑으려고 한다.
그러나 선발한 인재가 기업에 잘 적응하고 오랫동안 근무하게 하는 데에는 수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조직만족, 직무몰입과 이직 사이의 상관관계는 5% 미만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연구결과다.
◆ 인적성검사, 기본적인 능력 확인을 위한 도구일 뿐
기존의 인재 선발절차는 대개 인적성검사 혹은 직무적성검사, 직무능력시험, 면접 등으로 이루어졌다.
인적성검사를 통해 조직적합성을 먼저 판단한 다음 직무능력시험으로 실무 지식을 검증한 후 인성면접을 통해 최종 결정을 하게 되는 식이다.
인성검사는 개인의 성격적 특성을 형태화하는 도구다. ‘인간은 서로 다르다’라는 것을 바탕에 깔고 있기 때문에 이를 선발도구로 활용해 ‘이 사람이 특정 기업이나 특정 업무에 적합하지 않다’라는 것을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적성검사 역시 인지능력이나 상황판단능력 등 직무 수행을 위한 기본적인 능력 확인 정도의 역할만 할뿐이다.
인지능력검사의 경우 성과 예측에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선발절차에 이용될 때는 인성검사와 마찬가지로 한계가 있다.
직무별로 요구하는 지식, 기술, 역량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후보자의 직무 적합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직무 별로 각기 다른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비용 문제도 있을뿐더러 선행학습에 의한 왜곡이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각종 검사도구들은 대규모 지원자 가운데 면접 대상자를 선발하는 용도로만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업들은 지원자의 직무적합성과 조직적합성을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면접 절차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 ‘성과내는 인재’를 찾기 위해 새로운 면접 도구도 등장
매년 기업들의 채용공고가 발표되면 지원자들은 큰 혼란에 빠진다. 취업 커뮤니티에는 새롭게 적용되는 채용 방식과 이에 대한 준비 방법에 대한 문의 글이 쇄도한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매번 바뀌는 채용 제도에 맞춰 준비하는 것이 힘들겠지만 기업 역시 나름의 고역이 있다.
기업은 단순히 공부해서 채용과정을 통과한 사람이 아닌 실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인재를 원한다. 이런 인재를 찾기 위해 기업은 계속 채용전형과 평가기준을 다듬는다.
기업은 원하는 인재를 찾기 위해 기업문화 특성을 가미한 새로운 방식의 면접 기법을 고안하고 도입한다. 그래서 합숙면접, 산행면접, 요리면접, 오디션 면접, 술자리 면접, 게임을 이용한 경영시뮬레이션 과 같은 새로운 면접 기법들이 속속 등장했다.
채용컨설팅을 진행할 때 중요하게 고민하는 것이 바로 설계한 프로세스가 ‘기업과 직무에 맞춰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가’이다.
필자는 모 기업으로부터 집단면접 컨설팅을 의뢰받아 ‘도미노 면접’을 제안한 적이 있다.
도미노 면접은 팀원끼리 도미노 블록을 세우는 작업을 통해 지원자의 역량을 평가하는 도구로 장시간의 미션에서 드러나는 지원자의 태도를 파악하고 팀웍을 확인하는데 적합하다. 반면 개별 면접위원이 자의적인 기준에 따라 판단하는 경우가 많아 변별력이 낮다는 단점도 있다.
커리어케어는 기업문화와 직무에 맞는 명확한 평가기준을 설정하고 진행방식을 기존과 다르게 해 지원자 간의 변별력을 높여 면접에 참여한 면접위원이나 지원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선발도구로 인식시킬 수 있었다.
물론 새로운 방식의 면접이 항상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어떤 기업은 신입사원 채용 면접에서 면접관을 웃겨야 한다는 미션을 준 적이 있다고 한다. 개그맨을 채용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 이상 어떤 역량을 파악하고자 이런 미션을 준 것인지 파악하기 힘들뿐더러 면접에 참여한 지원자들 역시 선발절차가 타당하고 객관적으로 진행되었다고 신뢰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 어떤 도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해
세계 최대 IT기업인 구글은 비즈니스 측면뿐만 아니라 HR분야에서도 주목 받고 있다.
구글은 HR Analytics를 통해 직무에서 요구하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다. 또 지속적으로 면접질문, 판단기준 등을 업데이트 하며 팀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다차원 면접을 통해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
구글의 인재 선발도구가 새롭거나 독특한 기법인 것은 아니다. 다만 명확한 평가기준을 수립하고 평가기준에 대한 타당한 근거가 존재하며 그것을 구성원들이 공유하기 때문에 효과적인 채용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이다.
직무는 점차 다양해지고 또 복잡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 기업들이 지원자의 직무 적합성이나 조직 적합성을 판단하는 일은 더욱 어려워 질 수밖에 없다.
기업들이 다양한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선발도구가 아니라 객관적인 판단이 가능한 면접도구를 택하고 세부적인 운영방안을 설계해야 한다. 또 직무별로 요구하는 기준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진정한 장인은 도구를 가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효과적인 도구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더욱 필요하다. <민도식 커리어케어 상무>
민도식은 국내 대기업과 공기업•공공기관의 채용 프로젝트를 다년간 진행해 온 인사/채용 전문가다. 종합HR기업 커리어케어의 채용컨설팅사업본부 부본부장으로서 최신 채용동항과 인재평가 기법에 능통하다. 삼성엔지니어링에서 약 10년 간 근무한 후, 커리어케어로 자리를 옮겨 건설중공업 분야 Executive Search Consultant로 오랫동안 활동했다. 현재 국내 주요 기업들을 대상으로 채용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