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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압박에 은행 서민지원 방안 앞다퉈, 신용대출 지원은 전무

조윤호 기자 uknow@businesspost.co.kr 2022-07-29 15: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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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압박에 은행 서민지원 방안 앞다퉈, 신용대출 지원은 전무
▲ 은행들이 금융 취약계층 지원안을 내놓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가운데)이 7월27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위원장-금융업권협회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금융 취약계층 지원 방안을 내놓고 있다. 

금융당국이 금리상승기 취약계층의 이자부담 가중을 우려하며 은행들을 압박하자 시중은행도 서민지원 방안 마련에 나선 것인데 신용대출 지원 방안 마련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주요 은행들이 금융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상품을 서둘러 내놓고 있으며 여러 형태의 지원 방안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B국민은행은 이자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금융소비자 지원 강화 프로그램’을 11일부터 운영하고 있다. 

앞서 4월부터 시행하던 전세자금대출 한시적 금리인하도 연장하기로 했으며 주택담보대출에 0.45%포인트, 전세자금대출 0.55%포인트 금리 인하를 추가했다. 

주택담보대출 혼합금리형 신규 고객에게는 우대금리 연 0.2%포인트를, 기초생활수급자에는 0.3%포인트를 제공하며 저소득근로자 및 영세사업자에는 연 1%포인트 금리를 인하한다.

14일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제2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 은행권 대표로 참석한 신한은행은 신규 취급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각각 0.35%포인트, 0.30%포인트 인하했다. 

신한은행은 연소득 4천만 원 이하, 전세보증금 3억 원 이하 조건을 갖춘 전세자금대출자를 대상으로 금융채 2년물 금리를 기준으로 한 전세자금대출상품도 출시한다. 기존 변동금리상품 대신 2년 고정금리상품을 내놔 금리 변동 위험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저신용·성실이자납부고객이 납부한 이자금액에서 6%가 넘는 금액은 자동으로 원금으로 상환되도록 하는 제도를 8월부터 시행한다. 

우리은행은 향후 무주택 청년들의 주택 마련을 지원하는 상품과 청년 사업가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 등을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5일부터 ‘HANA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개인사업자 대출과 서민금융 지원 대출에 각각 1%포인트 금리 지원을 하기로 했다. 

글로벌 경제의 어려움 속에서 한국은행이 물가상승을 잡기위해 '빅스텝(1회에 기준 금리를 0.5%포인트 높이는 것)'의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만큼 빠른 시중금리 상승으로 대출 부담이 큰 금융 취약계층에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금융위원회에서는 은행권에 100조 원 규모의 취약차주 금융지원 방책을 마련해 달라는 지시까지 내놓기도 했다. 

정부가 저소득 청년층과 자영업자를 위해 ‘새출발기금’ 등을 마련하기는 했지만 모든 취약계층을 감당할 수 없는 만큼 지원 대상에서 빠진 대출자들을 은행권이 감당하길 바란다는 것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11일 열린 취임식에서 “고객이 어려운데 금융회사만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느냐”며 “금융회사들은 어떤 이유로 이익이 났는지 조정할 여지가 있는지를 고객과 사회에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며 은행권에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은행업계는 ‘관치금융’ 아니냐며 반발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은행이 이자장사를 한다는 여론도 있어 눈치를 보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6월 금융연구기관장과 간담회를 마친 뒤 관치금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는 질문에 “은행은 주주의 이익과 공적 기능을 모두 담당해야 한다”며 “은행법에 은행의 공공적 기능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대답했다. 

올해 4대 시중은행은 금리상승 덕분에 상반기 이자수익 18조8691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4%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이자수익이 급증한 만큼 은행업계가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이자장사 논란에 때문에 은행들이 어쩔 수 없이 취약계층 지원 방안을 내놓고는 있지만 금융당국을 의식했을 뿐 일부에만 그치고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시중은행들은 일단 주택담보대출에 금리 인하를 적용하는 대책을 내놨지만 가계대출의 다른 큰 축인 신용대출에는 아무런 지원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5월 발표한 ‘2022년 1분기 가계신용’ 통계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859조4천억 원이다. 

그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이 약 990조 원, 나머지가 869조4천억 원이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다. 절반에 가까운 대출자들은 금리 인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서민 지원을 위해서는 주거 지원이 우선이라 금리 인하를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자금대출에 먼저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기는 하다"며 "그러나 일반 신용대출 규모도 크기 때문에 반드시 관련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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