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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사물인터넷 경쟁에서 독자생존할 수 있나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6-06-06 10: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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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사물인터넷 경쟁에서 독자생존할 수 있나  
▲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콘퍼런스 2016'에서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 IT기업이 자체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내놓으며 사물인터넷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소프트웨어에서 강점을 보유한 업체들이 자체 플랫폼을 표준화하기 위한 대결이 치열해지면서 삼성전자가 후발주자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독자적인 생태계 확대를 고집하기보다 하드웨어의 장점을 앞세워 외부업체와 협력을 강화하며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주문도 받는다.

◆ 사물인터넷시장 뜨거워져

6일 외신을 종합하면 세계적 IT기업들이 앞다퉈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내놓고 시장선점을 노리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HP가 사물인터넷 플랫폼 전쟁에 참전하며 차별화 방안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며 "세계 IT업체들 사이의 유행에 뒤늦게 뛰어든 것"이라고 보도했다.

HP는 신사업 중심으로 체질을 빠르게 바꿔내기 위해 최근 대규모 사업개편을 결정한 데 이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있는 자체 사물인터넷 플랫폼 'HPE유니버설'을 공개했다.

HPE유니버설은 이름에 걸맞게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외부 IT기업이 내놓은 다양한 플랫폼과 연계할 수 있는 강력한 호환성을 갖추고 있다.

경제전문지 모틀리풀은 HP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사물인터넷 플랫폼시장에서 독자생존이 어렵다고 판단해 기존 플랫폼과 공생관계를 구축하는 새 전략을 사용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애플과 구글, 삼성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업들은 저마다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내놓고 독자적 생태계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도 전에 여러 업체가 난립하며 아무도 확실한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있다.

모틀리풀은 "업체의 경쟁이 치열해져 플랫폼이 쪼개지면 사물인터넷시장의 개화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HP가 내놓은 개방형 전략은 이런 시장상황을 제대로 파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 사물인터넷 경쟁에서 독자생존할 수 있나  
▲ HP가 공개한 'HPE유니버설' 사물인터넷 플랫폼.
사물인터넷은 전자기기나 자동차 등이 서로 통신망을 통해 연결되어 정보를 주고받는 기술을 의미한다. 주로 처음 개발할 때 정해진 플랫폼 생태계 안에서만 동작할 수 있다.

애플의 '홈킷' 플랫폼을 지원하는 온도조절장치는 애플 기기에 설치된 홈킷 앱에서만 동작할 수 있고 삼성전자 등 다른 업체의 기기와는 연동해 사용할 수 없는 식이다.

이런 플랫폼의 폐쇄성은 소비자들이 사물인터넷 기기의 구매를 꺼리는 큰 이유로 꼽힌다. 한 가지 플랫폼의 제품을 계속 구매해야 해 선택의 폭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기기 제조사 역시 각각의 플랫폼에 맞는 서비스와 제품을 각각 개발해야 해 역량이 분산되고 진입장벽이 높아지는 단점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사물인터넷 경쟁에 뛰어든 업체는 자체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해 이익을 내는 데만 목적을 두고 있다"며 "HP의 참신한 전략이 시장에서 효과적으로 차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 삼성전자 독자생존 가능성 찾을까

HP의 이런 전략은 그만큼 사물인터넷시장에서 후발주자로 나선 업체가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을 보여준다.
 
삼성전자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이를 헬스케어와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등 서비스와 연결하기 위해 점차 생태계를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 업체들이 사물인터넷에 대규모 금액을 투자하며 성장을 노리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의 플랫폼이 경쟁력을 갖추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2014년 인수한 사물인터넷 신생기업 '스마트싱스'의 플랫폼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올해 출시된 스마트TV와 냉장고 신제품에 스마트싱스 기기를 동작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됐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 지원 제품의 세계 출시가 늦어지고 보안결함 문제도 불거지며 사물인터넷시장에서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애플과 인텔 등 대형 IT기업들이 모두 플랫폼 선점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스마트싱스의 성장이 늦어진다면 향후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하기 점점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사물인터넷 경쟁에서 독자생존할 수 있나  
▲ 삼성전자 사물인터넷 플랫폼 '스마트싱즈'를 지원하는 가전제품.
삼성전자가 최근 새 사물인터넷 플랫폼 '아틱클라우드'를 내놓으며 스마트싱스와 별도 플랫폼으로 역량을 분산하고 있는 것도 향후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삼성전자가 플랫폼 간 연결을 강조한 것과 달리 개발자들은 스마트싱스와 아틱에서 전혀 다른 개발환경을 맞이하게 된다"며 "단일 플랫폼으로 역량을 집중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사물인터넷 관련 개발자회의를 열고 “플랫폼의 파편화는 사물인터넷의 확대에 적이 될 수밖에 없다”며 “플랫폼 사이의 공통언어를 개발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마이크로소프트의 사물인터넷 플랫폼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홈 제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발자코드를 공개하는 등 점차 협력을 통해 플랫폼을 통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노트북, 가전제품 등 전 세계에서 보급률이 높은 하드웨어의 장점을 앞세워 사물인터넷 협력사를 확보하는 데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나 활용방안이 나오지 않아 경쟁력에 의문이 남는다"며 "대형업체와 플랫폼 구축에 협력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주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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