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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현대엘리베이터 중심으로 현대그룹 새 출발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6-05-31 14:2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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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이 현대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현대상선 직원들의 소속이 다른 계열사로 변경된다.

  현정은, 현대엘리베이터 중심으로 현대그룹 새 출발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는 현대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곳으로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 등 다양한 계열사에서 파견된 직원으로 구성돼 있다.

현대상선이 현대그룹에서 분리되는 데 대비해 현대그룹에 이들을 남겨놓기 위해 소속을 바꾸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그룹은 또 최근 현대상선의 사내 월간지를 제작하는 사보팀을 전략기획본부의 그룹커뮤니케이션실에서 떼내 현대상선으로 보냈다.

현대상선 임원들도 최근 임원자리에서 물러나며 주식을 처분하는 등 현대상선과 인연을 정리하고 있다.

김명철 상무, 정재학 상무, 이준식 상무, 김홍인 상무, 김호진 전무, 하준 전무는 5월8일자로 퇴임하며 보유하고 있던 현대상선 주식 2300~5200여 주를 모두 매각했다.

현대상선 채권단은 최근 7천억 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가결했다.

현대상선이 용선료 협상과 사채권자 채무조정에 성공해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채권단이 현대상선의 최대주주가 된다.

현대상선이 현대그룹에서 빠져나가면 현대그룹은 현대엘리베이터 중심으로 재편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최근 현대 상표권도 현대상선으로부터 사들였다.

현대그룹은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아산, 현대유엔아이, 현대경제연구원, 현대글로벌 등으로 꾸려진다.

현정은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8.7%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까지 더하면 지분율은 26.1%로 올라간다.

현 회장은 또 현대글로벌을 통해서도 현대엘리베이터를 간접 지배하고 있다. 현 회장과 세 자녀는 현대글로벌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현정은, 현대엘리베이터 중심으로 현대그룹 새 출발  
▲ 장병우 현대엘리베이터 사장.
현대엘리베이터는 국내 1위 엘리베이터 사업자로 시장 점유율은 40%를 훌쩍 넘는다.

앞으로도 국내시장에서 안정적 점유율을 바탕으로 탄탄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상대적으로 해외사업의 비중이 낮은 점이 약점이었지만 최근 동남아지역을 중심으로 매출도 늘리고 있다.

현대그룹 규모는 대폭 축소된다.

현대증권에 이어 현대상선까지 그룹에서 떨어져나가면 현대그룹의 자산규모는 2조 원 수준으로 쪼그라든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대기업집단에서도 빠지게 된다.

현대그룹은 1987년 대기업집단 지정제도가 도입된 뒤 재계서열 1위를 독차지하며 승승장구했다.

정주영 명예회장이 만든 현대그룹은 2000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왕자의 난’을 통해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으로 갈라섰다.

정몽구 회장이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자동차 관련 계열사를 이끌고 그룹에서 독립했고 정몽헌 회장은 현대그룹의 모태기업이자 주축이던 현대건설과 현대증권, 현대상선, 현대전자(SK하이닉스) 등을 맡았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2001년 경영악화로 채권단 관리를 받은 뒤 현대차그룹에 넘어갔다.

현대전자는 외환위기 당시 LG반도체를 무리하게 인수했다가 2000년 이후 반도체시장이 불황을 맞자 채권단 관리로 넘어갔다. 현대전자는 2012년 SK그룹에 인수됐다.

현대증권도 KB금융지주 품에 안겼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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