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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반도체장비 투자 한국 크게 앞선다, 삼성전자 TSMC에 대응 시급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06-14 11:3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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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반도체장비 투자 한국 크게 앞선다, 삼성전자 TSMC에 대응 시급
▲ 대만 TSMC의 제18 파운드리공장.
[비즈니스포스트] TSMC를 필두로 한 대만 반도체업계의 올해 장비 투자금액이 역대 최대수준으로 급증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업계를 크게 앞설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장비 투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파운드리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TSMC의 물량 공세에 직면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반도체 전문 조사기관 SEMI 홈페이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세계 반도체기업의 장비 투자금액은 1090억 달러(약 14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약 20%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2019년과 비교하면 2배 수준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SEMI는 올해 반도체장비 투자 증가가 앞으로 역사에 기록될 만한 전례 없는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대만의 공격적 투자 확대가 돋보인다고 분석했다.

대만 내 반도체장비 투자금액은 340억 달러로 지난해와 비교해 5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도체 파운드리 1위 기업인 TSMC의 투자가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게 될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한국 내 반도체장비 투자금액은 255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7%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과 유럽, 미국이 뒤를 잇는다.

한국 반도체장비 투자금액도 사실상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투자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메모리반도체 업황 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나 SK하이닉스가 D램이나 낸드플래시 생산 증설을 위한 장비를 대규모로 들여올 가능성은 매우 낮기 때문이다.

SEMI가 발표한 올해 국가별 반도체장비 투자 금액 전망치는 결국 TSMC의 파운드리 투자 규모가 삼성전자와 큰 격차를 나타낼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TSMC는 올해부터 3년 동안 모두 1000억 달러(약 129조 원)를 파운드리 시설 투자에 활용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데 맞춰 반도체장비 투자 금액도 대폭 늘리면서 물량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사업 규모가 TSMC보다 작기 때문에 투자를 늘리는 데 어느 정도 한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IT전문매체 더레지스터는 SEMI의 보고서와 관련해 TSMC가 고사양 파운드리시장에서 약 48%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대만의 반도체장비 투자 급증은 당연한 일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더레지스터는 “파운드리 분야에서 장비 투자 증가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돼 대만이 선두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 해소를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 반도체장비 투자 한국 크게 앞선다, 삼성전자 TSMC에 대응 시급
▲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 생산공정 안내.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TSMC와 반도체 파운드리 시설 투자에 더욱 격차가 벌어지는 데 대응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TSMC가 반도체장비 투자를 대폭 늘리는 배경은 대만 내 여러 지역에 동시에 미세공정 파운드리 생산라인 증설과 신규 공장 건설을 진행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당장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공격적으로 늘리기보다 3나노 미세공정 등 최신 공정의 반도체 양산과 수율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는 단계다.

삼성전자가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만큼 파운드리 신기술 도입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이를 통해 고객사 주문 물량도 충분히 확보해야 본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는 사이 TSMC가 지금과 같이 공격적으로 생산라인 증설에 앞서 나가는 추세를 지속한다면 삼성전자와 점유율 격차를 벌리며 파운드리 선두기업으로 더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나갈 수 있다.

TSMC가 파운드리 생산라인 선제적 확대를 통해 더 많은 고객사 반도체 위탁생산을 수주한다면 삼성전자가 나중에 추격을 노리는 일은 더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TSMC의 투자 확대에 대응해 점유율을 유지하는 과제가 더욱 시급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TSMC는 대만 이외에 일본과 미국 등 해외 국가에도 파운드리 신규 공장 투자를 시작하며 물량 공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투자를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텍사스주 오스틴이나 평택 반도체단지에 추가 증설투자가 추진될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SEMI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세계 반도체장비 투자금액이 2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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