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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친윤계'와 힘겨루기 조짐, 국민의힘 당권싸움 조기 표면화하나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2-06-06 16:5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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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선거 승리 이후 당내 핵심 세력으로 떠오른 친윤석열계와 힘겨루기를 지속하고 있다.

새 정부가 꾸려지고 대통령이 구심점이 됐던 전례를 떠올리면 친윤계의 부상은 자연스런 현상으로 여겨진다. 여기에 이 대표 역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강하게 맞서고 있어 보수 여권의 권력갈등이 이른 시기에 표면화할 공산이 떠오른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686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준석</a> '친윤계'와 힘겨루기 조짐, 국민의힘 당권싸움 조기 표면화하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6일 국민의힘에서는 이 대표와 친윤계가 장외에서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 나타났다.

국민의힘 5선 의원 정진석 국회 부의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주변 사람들이 ‘이준석 대표가 우크라이나에 도대체 왜 간 건가, 좀 뜬금없지 않은가’라고 조심스럽게 묻는다”며 “집권당 대표가 우크라이나에 간 저간의 사정을 알아봤는데 정부와 청와대 외교안보 핵심 관계자들은 대부분 난색이었다”고 적었다.

정 부의장은 “정부가 내심 탐탁지 않아 하는 외교분야 일이라면 적어도 여당 정치인은 그 결정에 신중해야 한다”며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이 자기정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라고 비판적 시선을 드러냈다.

정 부의장은 5선 중진 의원이자 지난해 6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선언할 때 옆자리에 섰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된다. 친윤계 좌장격 인사가 이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린 모양새가 됐다.

그러자 이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그래도 기차는 간다"고 글을 올려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는 말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이 대표는 이어 올린 글에선 “국회 부의장과 함께 나도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평화를 되찾기 위한 노력을 응원한다”며 “우크라이나 일정 내내 ‘안드레이 니꼴라엔꼬’ 우크라이나 국회의원이 함께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해당 게시글에서 정 부의장이 4월 올렸던 글을 함께 첨부했다. 당시 정 부의장은 “우리 국회도 우크라이나가 평화를 되찾을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쓰며 이 대표가 언급했던 안드레이 니꼴라엔꼬 의원 등을 국회에서 접견한 사진을 올렸다.

자신을 향한 정 부의장의 비판이 과거 올렸던 글의 내용과는 사뭇 다르다는 점을 지적한 셈이다.

이 대표와 친윤계 사이 신경전은 단순히 말싸움에 그치고 있지 않는다. 2024년 총선 공천과 같은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에서 더욱 첨예하게 나타난다.

앞서 이 대표는 당 조직과 공천 시스템 개선 목적의 혁신위원회를 띄웠다.

권력을 지닌 개인의 권한에 좌우되지 않고 참신한 인물을 영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이지만 한편으로는 친윤계를 견제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시선도 나온다. 당내에서 세력을 키우고 있는 친윤계의 영향력이 차기 당권과 총선 공천권에 개입하기 전에 미리 친윤계의 자의적 권력행사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뒷말이 적지 않다. 이 대표가 2년 뒤에나 있을 총선 문제를 구태여 자기 임기 중에 다루는 게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친윤계로 꼽히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6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표의 혁신위와 관련해 “조금 더 많은 준비를 한 다음에 하는 것이 옳았다고 생각한다”며 “성급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와 친윤계는 국민의힘이 대선을 치르던 때부터 갈등을 빚어왔다. 이 대표는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문제로 대선 캠프를 떠났다가 윤 대통령의 설득으로 돌아온 일이 있다.

다만 당내 권력의 무게중심은 점차 친윤계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집권 여당에서 대통령을 중심으로 세력이 개편되는 것은 역대 어느 정부를 막론하고 늘 있었던 일이기 때문이다.

친윤계의 부상은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서 권성동 의원이 81표의 압도적 지지를 얻어 선출된 데서도 확인된다.

게다가 국민의힘이 대선 연장선 격으로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서 친윤계에 더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최대 접전 지역이던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윤심'을 등에 업은 김은혜 후보가 낙선한 게 역설적으로 이 대표에게는 호재란 시각도 있다. 친윤계로서 무리한 '윤심 공천'으로 선거에 패배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점은 뼈 아픈 대목이다. 

이 대표와 친윤계 사이 당내 권력 경쟁구도에서 안철수 의원의 원내진입은 국민의힘 권력쟁투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당권주자로도 거론되는 안 의원은 국민의힘 입당 뒤 당 소속 의원들과 접촉면을 넓히며 당내 기반을 다지고 있다. 

안 대표는 5일 국회의원 보궐선거 캠프 해단식에서 이 대표가 띄운 혁신위원회를 놓고 "바람직하다"고 평가하면서도 "혁신이라는 게 선거제도나 공천만 있는 게 아니라 그 이외에 정책 등에서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공천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은 에둘러 비판하며 견제구를 날렸다는 시선이 나온다.  

이 대표에게 1차 고비는 24일 예정된 당 윤리위원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대표는 성상납 의혹을 받고 있다.

윤리위원회를 통해 당원권 정지 이상의 징계가 확정되면 당대표 자격이 박탈되는 만큼 일부에서는 조기 전당대회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다만 이 대표는 이런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그는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당 윤리위원회가 개최되면 공개회의를 하자고 할 것이다”며 “떳떳하고 문제 없다”고 강조했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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