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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 ESG 누가 이끄나, KB 신한 '교수' 우리 '변호사' 하나 '기업인'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2-05-17 16:2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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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국내 4대 금융지주에게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최근 들어 유럽 등 세계시장을 돌며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도 각 금융지주의 ESG 경영 수준은 외국인투자자의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4대 금융 ESG 누가 이끄나, KB 신한 '교수' 우리 '변호사' 하나 '기업인'
▲  4대 금융지주 로고.

각 금융지주는 이를 위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안에 별도의 ESG관련 상설위원회를 두고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선임해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4대 금융지주 모두 ESG관련 최고 의사결정기구의 위원장을 외부인사에 맡긴 셈인데 3월 주총 이후 이들에게도 변화가 찾아왔다.

17일 4대 금융지주 1분기 보고서에 공시된 이사회 내 ESG관련 위원회 위원장을 살펴보면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기존 위원장을 그대로 유지하며 힘을 실은 반면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3월 주총 이후 새 위원장을 선임해 변화를 꾀했다.

KB금융지주는 ‘ESG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이사회 내 ESG관련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고 초대 위원장인 오규택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가 위원장을 맡고 있다.

KB금융지주 ESG위원회는 2020년 3월 출범했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2년 넘게 이사회 내 ESG관련 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위원장은 오규택 교수가 유일하다.

오규택 교수는 애초 올해 사외이사 임기가 끝났으나 3월 주총에서 연임하며 ESG위원장 역할도 이어가게 됐다.

신한금융지주는 이사회 내 ‘ESG전략위원회’를 통해 그룹의 ESG 전략과 정책 수립을 총괄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ESG전략위원회는 2015년 3월 신설된 사회책임경영위원회를 모태로 한다. 사회책임경영위원회는 2021년 3월 정관개정을 통해 ESG전략위원회로 이름을 바꿔 새롭게 출발했다.

신한금융지주 ESG전략위원회는 지난해 3월부터 곽수근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명예교수가 이끌고 있다.

사회책임경영위원회는 2015년 출범 이후 매년 위원장을 교체했는데 곽수근 교수는 처음으로 2년 연속 위원장을 맡게 됐다.
 
4대 금융 ESG 누가 이끄나, KB 신한 '교수' 우리 '변호사' 하나 '기업인'
▲ 오규택 KB금융지주 ESG위원회 위원장(왼쪽)과 곽수근 신한금융지주 ESG전략위원회 위원장.

KB금융과 신한지주 모두 기존 위원장에 힘을 실은 셈인데 이들은 모두 경영학과 교수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경영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경영 마인드와 학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활발한 대외활동을 통해 ESG 관련 시야를 넓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오규택 교수는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로 일하며 코스닥위원회 위원,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위원,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 등을 지냈고 키움증권 사외이사, 모아저축은행 사외이사 등 사외이사 경험도 풍부하다.

곽수근 교수 역시 민관을 넘나들며 다양한 활동을 해왔는데 특히 전국경제인연합회 상생협력연구회 대표, 동반성장위원회 공익위원, 포스코 기업시민위원회 위원장 활동 등을 통해 ESG 관련 경험도 쌓았다.

하나금융지주는 2021년 3월 출범한 ‘지속가능경영위원회’가 ESG 전략 관련 최고 의사결정기구 역할을 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4월 지속가능경영위원회 회의에서 위원회 위원이었던 박동문 전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 사장을 새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기존 위원장이덨던 이정원 전 신한DS 사장은 위원으로 활동하게 됐다.

박동문 전 사장의 민간기업 경영 경험이 위원장 교체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박동문 전 사장은 코오롱그룹에서 30년 넘게 일하며 코오롱 기획담당임원, 코오롱 인도네시아법인 최고재무관리자, 코오롱아이넷 대표, 코오롱글로텍 대표,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 등을 지냈다.

금융사의 ESG 경영 성과는 기업투자 등을 통해 나타날 때가 많은데 박동문 전 사장이 지닌 풍부한 국내외 민간기업 경영 경험은 하나금융 ESG경영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다.

박동문 전 사장은 하나금융과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인연이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박동문 전 사장이 이끌던 2018년 하나금융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금도 지분 1.41%를 들고 있다.
 
4대 금융 ESG 누가 이끄나, KB 신한 '교수' 우리 '변호사' 하나 '기업인'
▲ 박동문 하나금융지주 지속가능경영위원회 위원장(왼쪽)과 송수영 우리금융지주 ESG경영위원회 위원장.

우리금융지주는 이사회 내 ‘ESG경영위원회’라는 상설위원회를 통해 그룹의 ESG경영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현재 송수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가 ESG경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우리금융은 이번 3월 주총에서 송수영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새로 선임한 뒤 곧바로 ESG경영위원회 위원장을 맡겼다.

송수영 변호사는 ESG분야 전문 법조인으로 우리금융이 민영화 이후 ESG경영에 힘을 주기 위해 영입한 인사로 평가된다.

송수영 변호사는 동반성장위원회에서 협력사 ESG 지원사업 운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국내외 기업들을 대상으로 ESG전략 및 ESG투자 등의 자문경험을 쌓아왔다.

1980년 태어나 다른 금융권 사외이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어린 만큼 시장에서는 우리금융이 송수영 변호사 선임을 통해 국내 금융권 ESG경영의 변화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우리금융 ESG경영위원회는 지난해 3월 출범했는데 당시에는 사외이사 가운데 가장 연장자인 1946년생인 노성태 이사회 의장이 초대 위원장을 맡았다.

금융지주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내 ESG관련 위원회를 두는 것은 단순히 사내 전담조직을 통해 ESG경영에 힘을 주는 것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으로 평가된다.

이사회 내 ESG관련 위원회를 두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이사회 정관을 바꾸고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선임하는 등 별도의 과정도 거쳐야 한다.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이사회에 ESG관련 위원회가 설치된 뒤 의사결정의 제일 윗단인 이사회부터 제일 아랫단인 실행부서까지 일관된 정책 추진이 가능해졌다”며 “ESG경영 기조가 점점 강화되고 있는 만큼 지주사뿐 아니라 계열사의 이사회 내 ESG관련 위원회 설치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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