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내 증시도 큰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적극적 제도개선을 통해 개인투자자 보호와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에 힘을 쏟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 윤석열 대통령이 5월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
10일 윤 대통령 취임과 함께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증권가에서는 증시 관련 제도 개편에 주목하고 있다.
대통령 선거 당시 윤 대통령이 내놓은 자본시장 관련 공약을 살펴보면 △자본시장 투명성 제고 △물적분할 관련 제도 정비 △소액주주 보호 강화 △주식 세제 개편 △공매도 제도 개선 등이 있다.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증가한 개인투자자, 이른바 '동학개미'를 보호하기 위한 공약이 다수 포함됐다.
윤 대통령은 자본시장 투명성 제고를 위해 증권범죄 관련 제재의 실효성을 강화하고 투명한 회계 및 공시를 통해 자본시장 기초를 확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개인투자자들이 정보 불균형 등 자본시장의 불투명성 때문에 입게되는 피해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외에도 △신사업 물적분할에 따른 모회사 디스카운트 △인수합병(M&A)에서 대주주에게만 부여되는 경영권 프리미엄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의 공매도 담보비율 차이 등 그동안 개인투자자에게 불리하다고 지적된 제도들을 손질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개인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제도 개편은 자본시장 선진화와 연결지을 수 있다.
윤 대통령은 국내 자본시장의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코리안디스카운트를 해결하기 위해 제도 개선을 통한 자본시장 선진화가 필요하다는 뜻을 내보인 바 있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올해 첫 거래일인 1월3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 및 증시대동제'에 참석해 "뒤떨어진 정치, 경제 시스템이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하며 국내 자본시장이 직면한 문제와 개선 과제를 꼽았다.
적극적 제도개선을 통해 자본시장 선진화를 추진하고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를 꾀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실제 대통령선거 이후 출범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투자자로부터 신뢰받는 시장 구축'을 과제로 내걸고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7가지 실천방안을 내놨다.
△주식·금융투자상품 등 과세제도 합리화 △공매도 제도 개선 △물적분할 관련 주주 보호 △상장폐지 요건 정비 △내부자거래 규제 강화 △투명성‧공정성 개선 △외환시장 선진화 등이다.
윤 대통령이 제시한 대선 공약에서는 세제 개편과 관련해 '거래세 폐지'가 언급된 반면 인수위에서는 '양도소득세 폐지'로 방향이 바뀐 점이 눈에 띈다.
윤 대통령은 후보시절 투자에 따른 손익 여부와 관계 없이 무조건 납부해야 하는 증권거래세가 조세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거래세 폐지를 주장했다.
이후 논의과정을 거친 뒤 거래세보다 양도소득세를 폐지하는 쪽이 더 큰 세금 감면 효과를 불러오고 이에 따라 증시로 유입되는 자금이 증가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인수위가 내놓은 과제에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이 추가된 점도 눈길을 끈다.
인수위는 외환시장 접근성 개선, 대외거래 규제 완화 등외환시장 선진화 및 국부펀드 역할 확대 등을 통한 해외투자소득 제고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에서 외환시장 선진화가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국내 증시는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한발 더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MSCI는 한국의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조건으로 외환시장 접근성 개선, 외국인 투자등록 보완, 지수사용권 허용 등을 요구했는데
윤석열 정부의 외환시장 선진화 정책에 따라 시장 접근성이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MSCI 지수는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계열사인 캐피털인터내셔널이 발표하는 글로벌 주가지수다. MSCI 선진국지수에 포함되면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대규모 펀드자금이 국내 증시에 유입되고 이에 따른 지수 상승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24년에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면 440억 달러 이상의 해외 자금이 국내 증시에 유입되면서 코스피지수가 3760선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