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현 기자 BlueAn@businesspost.co.kr2022-05-03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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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HDC현대산업개발에게 올해 봄은 봄이 아니다.
전국 사업장 곳곳에서 시공계약해지가 줄을 잇고 있다. 서울과 경기, 광주, 부산 등에서 시공권을 잃거나 아이파크 브랜드 적용이 배제되고 있다.
▲ 유병규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장.
다만 서울시의 8개월 영업정지 처분에 대해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을 이끌어 내고, 추가 8개월 처분에 대해서는 과징금으로 대체하는 데 성공했다. 시간 벌기에 성공하긴 했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의 긴 겨울이 이제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번 겨울을 이겨낼 수 있을지 건설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건설업계의 또 다른 화제는 공공재개발 1호 사업인 흑석2구역 쪽이다. 이곳을 둘러싸고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대우건설이 ‘장외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앞서 4월 중순에 마감한 1차 입찰에 예상과 달리 대우건설이 불참하면서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단독 입찰했다.
대우건설은 이번에 조합 집행부의 불공정한 태도를 문제 삼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이런 잡음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대우건설이 결국 2차 입찰에 참여해 실제 ‘삼성 vs 대우’의 2파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밖에 도시정비 신규 수주를 둘러싼 현대건설과 GS건설의 경쟁도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GS건설은 올해 1분기 기준 도시정비 신규 수주실적 1조8919억 원을 올리며 업계 1위를 달렸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이를 맹렬히 추격해 4월이 지나면서 추월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건설은 상반기에만 도시정비 신규수주 5조 원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신기록 5조5499억 원을 올해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 HDC현대산업개발
HDC현대산업개발은 전국 사업장에서 시공계약해지가 줄을 잇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현재 서울과 경기, 광주, 부산 등에서 시공권을 잃었다.
광주 운암3단지 재건축사업과 경기 광명1구역 재개발사업에서는 시공과 아이파크 브랜드 적용이 배제됐다. 부산 서금사A구역 재개발사업과 대전 도안아이파크시티 2차 신축공사, 경기 광주 곤지암 아파트 신축공사 등에서도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
광진구 광장상록타워 리모델링 조합도 HDC현대산업개발과 맺은 시공계약을 해지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다만 송파구 신천동 잠실진주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HDC현대산업개발과 시공계약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HDC현대산업개발는 서울시의 영업정지 처분에도 법적대응으로 시간 벌기에 나선 상황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김정중)는 4월14일 HDC현대산업개발의 신청을 받아들여 광주 학동 철거현장 붕괴사고 관련 서울시가 내린 8개월 영업정지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효력정지)를 결정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본안 소송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 신규 수주활동 등 영업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사고 관련 하수급인 관리의무 위반 혐의로 받은 8개월 추가 영업정지도 막았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서울시에 영업정지 처분 대신 과징금 부과를 요청했고 서울시가 이를 받아들여 8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철회하고 과징금 4억623만 원을 부과받았다.
◆ 삼성물산 건설부문
삼성물산은 공공재개발 1호 사업인 흑석2구역을 두고 대우건설과 갈등을 빚고 있다.
▲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
흑석2구역은 4월19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는데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단독으로 입찰하면서 유찰됐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됐던 대우건설은 이날 입찰 포기를 알리면서 조합의 현집행부가 입찰 과정에서 불공정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대우건설은 흑석2구역 소유주들에게 특정 시공사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집행부를 생각할 때 입찰 뒤에도 사업적 위험부담이 있을 것으로 판단해 입찰을 포기한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조합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흑석2구역 홍보관 운영시점과 관련해 1월19일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시공사들이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말할 때도, 집행부가 일반과 상식을 벗어나 특정 시공사의 요구만 들어준 때도, 대우건설은 최고의 조건을 담은 맞춤 제안서로 선택받을 자신이 있었다"며 "하지만 주민대표회의라는 의결기구를 거치지 않은 일방적 경고 조치와 특정 시공사에 편중된 집행부를 보면서 위험부담이 감당할 수 없는 범위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다른 대형 건설사들과 비교해 도시정비부문 수주실적이 크게 뒤처지고 있는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중흥그룹에 인수된 뒤 도시정비 마수걸이 실적이 절실한 대우건설이 장외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또 대우건설이 결국 재입찰에 들어가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2파전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물산은 소형모듈원전 등 신사업 육성에도 힘을 싣고 있다.
삼성물산과 두산에너빌리티, GS에너지는 지난 4월26일 미국 뉴스케일파워와 소형모듈원전 발전소 건설과 운영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맺었다.
삼성물산은 원전 시공 경험을 살려 소형모듈원전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를 내놓고 있다.
소형모듈원전은 증기발생기, 냉각재펌프, 가압기 등을 하나의 용기에 담은 소형원자로다. 탈탄소시대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뉴스케일파워는 소형모듈원전분야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꼽힌다. 삼성물산은 2021년 7월 뉴스케일파워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고 2022년에도 추가 투자를 진행하면서 협력관계를 다져왔다.
◆ GS건설
GS건설은 수처리, 태양광 등 친환경 신재생분야 신사업을 확대하는 데 힘을 싣고 있다.
GS건설은 GS이니마를 통한 해외 수처리사업뿐 아니라 국내에서 대구, 제주도 등에서 민간투자로 진행되는 수처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붕형 태양광 발전 사업에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