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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자발적 구조조정 이상없나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6-05-16 12:3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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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자발적 구조조정 이상없나  
▲ (왼쪽부터)권오준 포스코 회장,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

국내 철강회사들이 자체적으로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철강업계에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주문했다. 철강회사들이 몇년 전부터 자발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데다 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국산 철강재 가격이 오르면서 오랜만에 국내 철강회사들에 봄기운이 도는 등 최근 철강업계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그러나 이 때문에 소극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섰다가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적기를 놓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자체 구조조정에 속도

1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을 포함한 국내 주요 철강회사 7곳은 공급과잉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외부기관에 컨설팅을 의뢰했다. 컨설팅 결과는 7월경 나온다.

제품별 수급전망과 적정설비, 경쟁력 강화방안 등이 이번 보고서에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에 따라 철강산업의 구조조정 범위도 구체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은 최근 몇년 동안 공급과잉 속에서 자발적 구조조정과 인수합병을 통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뒀다.

포스코는 과거 무분별한 인수합병으로 커질 대로 커진 덩치를 줄이는 데 주력했다. 2014년 3월 권오준 회장이 취임한 뒤부터 철강과 관련성이 떨어지는 사업, 수익을 내지 못하는 해외 계열사를 중심으로 강력한 구조조정에 나섰다.

권 회장은 계열사 구조조정과 자산매각을 합쳐 모두 149건의 구조조정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뒤 순차적으로 이를 진행했다.

지난해 말까지 149건 가운데 48건이 완료됐고 올해 1분기에도 6건이 완료됐다. 올해 남은 기간에 48건을 마치기로 했다.

현대제철은 다변화를 통해 경쟁력 확보에 힘쓰고 있다.

현대제철은 2014년 동부특수강(현대종합특수강)을 인수해 올해부터 특수강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SPP율촌을 인수하며 부가가치가 높은 단조제품의 생산량도 늘렸다.

현대제철은 또 현대하이스코와 합병을 통해 쇳물부터 강관까지 철강제조의 전 공정을 보유하는 종합 일관제철소체제도 갖추게 됐다.

동국제강은 조선업 불황으로 동반침체를 겪었다. 그러나 2년 전부터 조선용 후판의 생산을 줄이는 대신 건설용 봉강과 외벽강판 생산을 확대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본사 사옥인 페럼타워를 삼성생명에 4200억 원에 매각했다. 포스코 지분도 매각했고 포항 후판2공장 폐쇄를 결정했다.

동국제강은 현재 막바지 자산매각에 한창이다. 농기계 제조 계열사 국제종합기계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동양물산을 선정했고 법정관리 중인 유기발광다이오드(LED) 원재료 제조 계열사 DK아즈텍도 최근 시장에 다시 매물로 내놨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자발적 구조조정 이상없나  
▲ (왼쪽부터)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이관섭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2015년 1월12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철강업계간담회 및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오랜만의 호황, '반짝'하고 그칠 수도 


최근 철강제품 가격상승으로 국내 철강회사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공급과잉과 수요정체 등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하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철강산업을 놓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중국정부가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압박하고 있어 중국에서 공급량이 크게 줄 것으로 전망되지만 한국의 경우 공급량이 여전히 과잉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정부는 앞으로 3년 동안 철강 생산능력을 1억 톤가량 줄여 나가기로 했다. 중국의 철강 생산능력은 2011년 8억 톤을 시작으로 2014년까지 빠르게 늘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소비가 생산능력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공급과잉이 발생했다.

중국정부는 경제개혁의 일환으로 철강산업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정부의 정책지원 없이는 국내 철강 생산능력은 그대로 유지되고 소비는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철강을 주로 소비하는 조선이나 자동차, 건설부문의 전망이 밝지 않다는 이유로 수요가 나아지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회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로 삼고 판매확대에 힘쓰고 있는 자동차강판의 사용량도 그리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철강회사들이 지금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강력하게 구조조정을 지휘하는 중국이나 업체들이 자발적 합병을 통해 장기적 경쟁력을 키우는 일본처럼 국내 철강회사들도 근본적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최대의 철강회사 신일철주금은 최근 일본 4위의 닛신제강을 합병하기로 했다.

신일철주금은 글로벌 철강생산량 2위인데 중국의 허베이철강(3위)과 바오산철강(4위), 한국의 포스코(5위)와 격차를 더 벌리며 세계 1위 철강회사 아르셀로미탈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나 철강회사들이 철강산업 구조조정에 대해 너무 안일하게 접근하고 있다”며 “단순히 부실의 규모를 보면 철강이 조선이나 해운보다 작을지 모르지만 산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철강 구조조정이 훨씬 더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구조조정의 목적은 퇴출이 아니라 구조조정 이후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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