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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제철, 철강가격 인상 힘입어 경영정상화 탄력

이헌일 기자 queenlhi@businesspost.co.kr 2016-05-16 11: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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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제철이 힘겨운 구조조정을 거쳐 회생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들어 철강가격 강세가 이어지며 실적개선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1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부제철은 24일부터 신주 2천만 주를 발행해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배정하는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동부제철, 철강가격 인상 힘입어 경영정상화 탄력  
▲ 김창수 동부제철 대표이사.
이번 유상증자는 채권단이 3월 동부제철의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출자전환을 결의한 데 따른 조치다.

채권단은 동부제철 채권 2천억 원어치를 동부제철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동부제철은 유상증자에 앞서 2일 4대 1 비율로 감자를 실시했다.

동부제철은 유상증자를 통해 출자전환을 끝내면 자본금을 2천억 원 확충하는 동시에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8450%에서 106.9%로 개선된다.

이에 따라 동부제철은 상장폐지와 재무구조 부실 등의 부담을 덜어내고 경영정상화에 매진할 수 있게 된다.

동부제철은 그동안 기업회생절차를 거치며 구조조정을 실시해 지난해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 철강가격 상승에 힘입어 실적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부제철은 냉연제품의 원료가 되는 열연의 가격이 계속 상승하면서 5월 안에 냉연제품 가격을 다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동부제철은 열연을 가공해 냉연제품을 생산‧판매하는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동부제철은 지난해 기준으로 냉연강판과 냉연강판을 2차 가공한 제품 등을 판매해 전체매출의 92.5%를 냈다.

동부제철 관계자는 “올해 초 1톤당 300달러 미만까지 내려갔던 중국 열연가격이 최근 500달러 수준으로 올랐다”며 “동부제철도 이에 발맞춰 냉연제품 가격을 인상해왔는데 이번에 다시 한번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철강회사들이 철강가격 상승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부문이 냉연사업일 것”이라며 “동부제철은 냉연제품이 주력인 만큼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실적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철강가격 강세가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중국정부의 철강업 구조조정 의지가 강력한 데다 중국 철강회사들도 지난해 철강가격을 지나치게 내리면서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어 가격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동부제철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동부제철은 그동안 수익성 위주로 사업을 개편하고 인력을 감축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했다”며 “냉연사업에 집중하면서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동부제철이 부실경영의 길로 접어든 이유 가운데 하나로 열연사업 투자가 꼽힌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1조 원이 넘는 비용을 들여 당진공장에 전기로를 완성했지만 철광석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손익을 맞출 수 없게 됐다. 고급 고철을 원료로 하는 전기로 특성상 철광석을 용광로에서 녹여 만드는 열연제품과 가격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동부제철, 철강가격 인상 힘입어 경영정상화 탄력  
▲ 2014년부터 가동을 중단한 동부제철 당진공장의 전기로.
동부제철은 2014년 말부터 전기로 가동을 중단하고 열연사업부 위주로 약 250명의 인력을 감축했다. 다시 주력인 냉연사업에 집중해 지난해 영업이익 786억 원을 냈다.

동부제철은 올해 1분기 매출 5338억 원, 영업이익 370억 원을 냈다. 지난해 1년 동안 거둔 영업이익의 절반 가까이를 1분기에 낸 셈이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은 6억 원이었다.

동부제철은 1분기에 주력인 냉연제품을 포함한 판재사업에서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보다 10배 이상 늘었다.

동부제철의 실적개선이 가시화하면서 채권단은 동부제철 매각을 재추진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출자전환을 실시한 것도 같은 이유로 해석된다. 상장사의 지위를 유지해 매각을 재추진할 때 제값을 받고 팔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 것이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동부제철이 실적을 개선하고 재무건전성을 높이면 인수합병시장에서도 구매 희망자가 나타날 것”이라며 “당진공장 전기로와 인천공장 등의 자산매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당진공장 전기로를 매각하기 위해 해외철강사를 중심으로 구매 희망자를 찾고 있다. 또 시설이 낙후돼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든 인천공장을 매각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아직 전기로와 인천공장 매각과 관련해 구체적인 결과가 나온 것은 없다”며 “관련 기업과 계속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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