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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성장에 미국 위기감, 한국 배터리업체 의존도 커진다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04-06 13:3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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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성장에 미국 위기감, 한국 배터리업체 의존도 커진다
▲ 미국 GM과 LG에너지솔루션의 미시간주 배터리 합작공장 조감도.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정부와 완성차기업들이 중국 전기차시장의 가파른 성장에 위기감을 느끼고 전기차 관련된 기술 개발과 생산 확대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확대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미국 자동차기업과 협력하는 한국 배터리 기업들에 배터리 기술 개발이나 공급과 관련한 요구가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 배터리기업들이 중장기적으로 시장 지배력을 키울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6일 논평을 내고 “미국이 중국과 전기차 배터리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며 “중국은 이미 전 세계 배터리 공급의 60%를 책임지며 크게 앞서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최근 전기차 배터리 소재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조치를 발표하고 완성차기업들도 잇따라 미국 내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런 노력도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국방물자생산법을 발동하면서 중국 등 국가에 배터리 소재 의존을 낮추고 자체적으로 배터리 원재료 채굴과 생산체계를 구축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GM과 포드 등 미국 완성차기업도 바이든 정부 정책에 대응해 미국 내 전기차공장을 신설하거나 배터리업체와 합작 생산공장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사례를 늘리고 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미국의 이런 노력이 너무 뒤늦은 감이 있기 때문에 공장 투자가 시작되더라도 가동을 시작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중국이 당분간 우위를 지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기차가 미래 신산업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시점이 한참 지났는데도 미국 정부에서 전기차와 관련된 지원 방안을 도입하고 국가 차원의 산업 육성을 추진한 시기는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완성차기업들과 전기차 배터리 공급에 활발히 협력하고 있는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업체들의 ‘역할론’이 부각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 완성차기업들은 뒤늦게 전기차 생산 투자에 수십억 달러를 들이면서 한국 배터리업체를 압박하고 있다”며 “그동안 충분한 선택지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걸 보여준다”고 바라봤다.

미국이 전기차산업 육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국 배터리업체들에 갈수록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블룸버그는 테슬라와 폴크스바겐 등 자동차기업이 중국 배터리업체와 손을 잡는 흐름이 빨라지고 있는 점도 미국의 기술 대응이 늦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CATL과 같은 중국 배터리업체가 테슬라에 공급하는 고용량 배터리 등 기술력을 강화하는 사이 미국은 이미 기술 혁신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미국이 중국 전기차산업을 따라잡기 위해 중국에 뒤처지고 있는 모든 것들을 원점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라며 배터리 소재 수급처를 캐나다 등으로 다변화하고 배터리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세계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배터리업체를 보유하지 못한 미국이 기술 개발을 원점에서 시작해 중국과 경쟁을 노리는 일은 앞으로 수 년 안에 이뤄내기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미국 완성차기업들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한국 배터리업체들에 당분간 의존을 키우면서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해 앞으로 배터리 합작공장 투자를 꾸준히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포드는 SK온과 미국 내 합작공장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

스텔란티스도 삼성SDI와 미국 내 합작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상반기 안에 법인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중국 CATL이 최근 미국에 대규모 배터리공장 투자를 검토하며 미국 고객사들과 협력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국 전기차산업과 경쟁을 노리는 미국 정부가 이를 달갑게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

결국 앞으로 한국 배터리업체들과 미국 완성차기업들의 전기차 분야 협력이 더욱 확대돼 추가 공장 증설에 속도가 붙거나 연구개발에 힘을 합치는 등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배터리 공급망 확보 및 전기차 배터리산업 지원 계획의 수혜도 대부분 미국에 진출한 한국 배터리업체들에 돌아올 수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이 진정 중국 전기차산업과 경쟁을 노린다면 단순히 투자를 늘리는 것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미국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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