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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곡성' 흥행 조짐, '20세기폭스코리아' 기대감

조은진 기자 johnjini@businesspost.co.kr 2016-05-13 14:5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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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곡성' 흥행 조짐, '20세기폭스코리아' 기대감  
▲ 오상호 20세기폭스코리아 대표.

나홍진 감독의 영화 ‘곡성’이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흥행조짐을 보이고 있다.

곡성은 수입영화배급사 ‘20세기폭스코리아’가 메인투자사로 참여한 세번째 한국 영화다. 20세기폭스코리아는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 ‘20세기폭스’의 한국지사다.

곡성이 흥행에 성공해 할리우드 거대자본을 국내 영화계로 유입시키는 본격적인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영화 ‘곡성’이 개봉 첫날 3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할리우드 영화 '캡틴아메리카 시빌워'를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있다. 12일까지 누적관객은 48만6100만 명이다.

곡성은 개봉 전부터 상반기 기대작으로 꼽혀왔다. 영화 ‘추격자’ ‘황해’를 제작한 나홍진 감독의 7년 만의 복귀작인 데다 황정민씨와 곽도원씨, 천우희씨 등 연기파 배우들이 합류했기 때문이다.

곡성은 ‘재미있다’와 ‘어렵다’는 평가가 극명히 갈리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대중적인 흥행으로 이어질지 혹은 단순히 매니아층을 형성하는 데 그칠지 조금은 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곡성이 개봉 뒤 첫 주말인 14~15일 지금의 추세를 이어간다면 사실상 올해 첫 흥행에 성공한 한국영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극장가는 최근 영화 ‘캡틴아메리카 시빌워’가 개봉하기 전까지 이렇다할 흥행작이 없었다.

곡성의 해외성적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곡성은 제 69회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18일 상영을 앞두고 있는데 12일 진행된 칸 필름마켓에서 북미와 중국, 유럽 등 10여 개국에 판권이 팔렸다.

곡성의 메인투자사이자 배급사는 ‘20세기폭스코리아’다. ‘아바타’ ‘킹스맨’ 등 유명한 할리우드 영화에서 낯익은 이름이지만 한국영화에서는 생소한 이름이다.

20세기폭스코리아가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인 ‘20세기폭스’의 한국지사로 수입영화의 한국배급을 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CJE&M 해외영업팀장 출신인 오상호 대표가 2008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다.

20세기폭스코리아가 단순한 영화배급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투자한 한국 영화는 2010년 개봉한 나홍진 감독의 ‘황해’다. 메인투자사는 아니었지만 할리우드 자본이 한국영화에 투자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영화 '곡성' 흥행 조짐, '20세기폭스코리아' 기대감  
▲ 영화 '곡성'의 스틸컷. 배우 곽도원씨(왼쪽)와 황정민씨.
오상호 대표가 단순히 수입영화를 배급만 하던 데서 벗어나 영화 ‘황해’를 20세기폭스와 연계시켜 제작비 상당부분을 투자받는 데 상당한 공헌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대표는 당시 인터뷰에서 “황해를 시작으로 좋은 한국영화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배급하는 중간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며 “이번 영화의 성패에 따라 다른 한국영화들에 대한 투자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20세기폭스코리아는 이후 2013년 배우 신하균씨 주연의 ‘런닝맨’, 2014년 차태현씨 주연의 ‘슬로우비디오’에 메인투자사로 참여했다. 런닝맨이 142만 명, 슬로우비디오가 116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쳐 성적은 신통치 못했다.

곡성은 20세기폭스코리아가 메인 투자한 세 번째 영화다. 이전과 다른 점은 영화를 제작하면서 단기프로젝트팀이 아닌 한국영화 제작 프로덕션팀을 따로 만들어 한국영화 제작투자에 본격 나설 준비를 했다는 점이다.

곡성의 흥행은 20세기폭스코리아가 본사와 연계해 메인 투자배급사로서 한국영화 제작참여를 얼마나 확대할 수 있을지 가늠할 중요한 변수다.

20세기폭스코리아는 앞으로 한국영화를 투자할 때 대규모 블록버스터보다는 곡성과 같은 참신한 소재의 장르영화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 주력한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오상호 대표는 1964년 생으로 미국 미시건대학에서 경제학과 일어일문학을 전공한 뒤 선더버드 스쿨 오브 글로벌 매니저먼트에서 MBA를 취득했다.

오 대표는 2001년부터 2005년까지 할리우드 영화제작사 ‘워너브라더스픽처스’에서 아시아지역 배급이사를 맡았다. 이후 CJE&M으로 자리를 옮겨 해외영업 및 배급, 영화제 관련 업무를 했다.

20세기폭스코리아의 대표를 맡은 뒤 아바타의 국내 마케팅을 진두지휘하며 해외영화 가운데 처음으로 천만 관객을 동원해 주목받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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