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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모, STX조선해양 회생 '백약이 무효' 절감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6-05-09 14:5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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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병모 STX조선해양 사장은 지난해 채권단의 지원을 받아 중소형 특화 조선소로 체질개선을 시도하며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하지만 1년도 안 돼 법정관리의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

  이병모, STX조선해양 회생 '백약이 무효' 절감  
▲ 이병모 STX조선해양 사장.
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은 4월 말부터 채권단으로부터 재무와 경영상태에 대한 실사를 받고 있다. 실사가 마무리되면 STX조선해양은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4일 “STX조선해양이 건조중인 선박을 완성해 모두 인도한 뒤 법정관리로 보내는 것이 나은지 바로 법정관리를 하는 것이 나은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정부 차원에서 구조조정협의체를 이끌며 조선과 해운업종의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있다. 임 위원장의 발언은 사실상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 운명을 피할 수 없음을 예고한 것이다.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STX조선해양의 몸집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고성조선소를 운영하는 고성조선해양이 STX조선해양에서 분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임 위원장은 “고성조선소는 대형사 하청을 받는 중소형사 조선사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STX조선해양의 자회사인 고성조선해양은 2017년부터 블록공장으로 전환이 예정돼 있다. 채권단은 STX조선해양과 고성조선해양에 대해 각기 다른 실사법인을 배정해 별도로 실사하고 있다. 고성조선해양의 독자생존이 점쳐지는 이유다.

STX조선해양은 채권단의 지원으로 연명해 왔으나 한계에 부딪혔다는 말이 많다. 3년 동안 조선업황이 개선되기만을 기다리며 채권단이 ‘밑빠진 독에 물 붓기’를 해 왔는데 세계 조선업황이 얼어붙어 이대로 버틸 수 없다는 것이다.

STX조선해양은 유동성 위기를 맞은 2013년부터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경영정상화를 추진해 왔다. 이 과정에서 채권단의 출자전환을 제외하고도 4조 원의 자금지원이 이뤄졌다.

채권단은 지난해 실사 뒤 추가지원으로 자율협약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수익을 낼 수 있는 탱커와 해상LNG터미널로 건조 선종을 특화해 운영하기로 했다. 또 전체 노동자의 3분의 1을 내보내고 임금 10% 삭감, 복리후생비 지급 중단 등의 인력감축과 비용절감 방안도 내놓았다.

이 과정에서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이 지원을 반대하며 채권단에서 탈퇴했다. 현재 STX조선해양 채권단에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NH농협 등 국책은행과 특수은행만 남아 있다.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이병모 STX조선해양 사장의 자구노력도 헛심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 이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2016년을 희망의 1년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현 상황은 역부족이다.

이 사장은 노조를 설득해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이 사장은 법정관리를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며 노조의 동의를 받아냈다. 하지만 결국 법정관리를 막지 못하게 됐다.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중소형 조선사로 특화방침을 정한 뒤 연말에 탱커 2척을 수주하며 정상화 가능성이 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올 들어 STX조선해양은 1건의 수주실적도 올리지 못했다.

이병모 사장은 지난달 초 일주일 동안 영국을 방문해 선주들을 만나 수주를 위해 노력했다.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등 주요 거래처와 접촉하며 올해 발주계획 등을 논의했으나 가시적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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