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이 한진해운 지분을 전량 매각해 미운 털이 단단히 박혔다.

최 회장은 금융당국의 조사대상에 올랐을 뿐 아니라 채권단으로부터 사재출연 압박도 받고 있다.

최 회장이 이끌고 있는 유수홀딩스에 불똥이 튈 가능성도 점쳐진다.

◆ 최은영, 사재출연 압박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진해운 채권단이 최 회장 일가에 사재출연 등 책임을 묻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 회장이 과거 한진해운이 경영난에 처할 당시 한진해운을 이끌었던 만큼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채권단이 도의적 차원에서 최 회장에게 사재출연을 요구했지만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낮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채권단 입장에서 사실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다”며 “이미 몇 년 전에 손을 털고 나간 사람에게 책임을 물을 만한 마땅한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와 별개로 한진해운의 주요주주였던 최 회장 일가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한진해운 주식을 매각하고 손실을 회피했는지 조사하기로 했다.

조사는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 금융감독원 자본시장조사국, 한국거래소의 공조로 진행된다.

최 회장과 장녀 조유경씨, 차녀 조유홍씨는 4월6일부터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신청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직전인 20일까지 보유하고 있던 한진해운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 약 30억 원 규모다.

이번 조사가 최 회장의 사재출연을 압박하기 위한 조사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 회장 일가의 주식처분 과정에서 불법성이 있었는지를 보고자 하는 것”이라며 “사재출연 문제와 별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조사결과 최 회장이 회사 내부 정보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거나 손실을 회피하는 행위가 포착됐을 경우 자본시장법에 위배된다.

이 경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174조 등에 따라 2년 이상의 징역을 받을 수 있다. 금융위원회가 조사결과를 토대로 법위반을 확인하면 고발 조치할 수 있다.

◆ 채권단 내부 반감 확산

채권단 내부에서 최 회장에 대한 반감은 매우 크다.

최 회장은 남편인 조수호 회장이 2006년 세상을 뜨자 2007년부터 2014년까지 한진해운을 이끌었다. 최 회장은 남편이 사망하기 전까지 경영에 전혀 참여하지 않다가 45세의 나이로 경영에 뛰어들었다.

한진해운은 그 뒤 무리한 사업확장과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물동량 감소, 업황 악화가 맞물리며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다.

한진해운은 2013년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1400%, 영업적자 3천억 원을 냈다.

최 회장은 결국 2014년 조양호 회장에게 한진해운을 넘겼다. 그 뒤 유수홀딩스(전 한진해운홀딩스) 경영에 나섰고 지난해 5월 한진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를 하며 현재의 체제를 갖췄다.

조 회장은 한진해운 정상화를 위해 온힘을 쏟았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결국 경영권을 포기했다.

최 회장은 2013년 한진해운의 영업적자가 3천억 원이 넘어가는 상황에서도 거액의 보수를 받고 퇴직금 산정기준을 높여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최 회장은 2014년 한진해운이 463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을 때 퇴직금 52억4300만 원을 포함해 모두 57억5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 유수그룹에도 불똥 튀나

최 회장은 조양호 회장에게 한진해운을 넘긴 뒤 남은 계열사들을 꾸려 유수그룹을 출범했다.

유수그룹은 지주회사 유수홀딩스와 IT서비스회사 싸이버로지텍, 선박관리회사 유수에스엠, 물류회사 유수로지스틱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유수홀딩스는 싸이버로지텍 지분 40%, 유수로지스틱스, 유수에스엠 지분 10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은 유수홀딩스 지분 18.11%를 소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유수홀딩스 주가는 최 회장과 두 딸이 한진해운 지분을 매각한 시점을 두고 불공정거래 의혹이 제기되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유수홀딩스 주가는 25일 전 거래일보다 11.11% 떨어진 1만400원에 장을 마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