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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해운 자율협약 전에 사재출연할까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6-04-25 15: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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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이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했지만 자율협약이 개시되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한진해운과 채권단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재출연을 놓고 한동안 줄다리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조양호, 한진해운 자율협약 전에 사재출연할까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한진해운은 25일 용선료 인하를 위한 해외선주와 협상 개시, 1조5천억 원에 이르는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 등의 자구노력을 담은 경영정상화 방안을 자율협약 신청서와 함께 채권단에 제출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협의를 통해 자율협약이 정상적으로 개시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채권단은 구체적인 정상화 계획이 없으면 신청을 반려하겠다는 입장을 보여 왔지만 일단 자율협약 신청을 받은 뒤 내용을 검토해 자율협약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자율협약 개시를 위해서는 약 1주일 정도의 검토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해운의 자율협약도 현대상선과 마찬가지로 용선료 인하와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이라는 전제가 붙은 조건부 자율협약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특히 현대상선을 예로 들며 조 회장의 사재출연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앞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어머니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과 함께 모두 300억 원 규모의 사재를 내놨다.

채권단은 조 회장이 적어도 현 회장 이상으로 사재출연 규모를 밝히며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그러나 조 회장에게 현 회장과 같은 잣대를 들이대는 게 사실상 무리라는 시선도 있다.

조 회장이 한진해운을 넘겨받을 당시 이미 한진해운의 부채비율이 1400%였고 영업적자도 3천억 원이 넘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그 뒤 주변의 우려에도 대한항공을 통해 1조 원가량을 투입하는 등 한진해운을 살리기 위해 온힘을 쏟아왔다. 조 회장은 한진해운 대표이사에 취임하며 한진해운이 정상화하기까지 연봉도 받지 않기로 했다.

조 회장이 한진해운의 경영을 맡은 뒤 한진해운은 소폭이나마 2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내기도 했다. 조 회장은 일주일에 두 차례 정도 한진해운에 출근하며 한진해운을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내부에서도 현대그룹과 형평성을 강조하는 측과 조 회장의 자구 노력을 인정해야 한다는 측의 의견이 엇갈리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 측은 “더 이상의 지원은 힘들다”는 입장을 채권단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은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가 세운 국내 1호 선사다. 한진해운은 조중훈 창업주가 사망한 뒤 형제 간 계열분리를 통해 조 회장의 동생인 조수호 회장이 맡아왔다. 그러나 조수호 회장이 2006년 사망하면서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이 독자적으로 경영해왔다.

그 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한진해운이 심각한 경영난에 처하자 조 회장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정은 회장이 그동안 현대상선을 계속 이끌어 왔던 만큼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맞다면 조 회장은 어려운 한진해운을 돕기 위해 뒤늦게 구원투수 역할을 맡게 된 것”이라며 “둘에게 같은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에 들어가면 현대상선과 마찬가지로 해외 선주와 용선료 인하를 두고 협상을 시작하게 된다. 한진해운은 연간 용선료로 1조 원을 쓰고 있다.

한진해운 주가는 25일 자율협약 신청 소식이 알려지자 하한가를 기록했다. 한진해운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9.94% 떨어진 1825원에 장을 마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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