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현 SK 대표이사 부회장이 베트남 수소사업 투자를 통해 SK그룹의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을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SK가 지분을 투자한 베트남기업의 자회사가 전기차배터리 생산을 추진하고 있어 장 부회장이 배터리사업과 관련해 추가로 사업기회를 얻을 가능성도 나온다.
14일 SK그룹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와 친환경사업 영역에서 협력하기로 하면서 수소생산 사업 기회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SKE&S는 미국기업 플러그파워와 국내에 합작법인을 세워 수소생산을 위한 수전해기술를 확보할 계획인데 SK그룹은 베트남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은 국가적 차원에서 해상풍력발전 확대에 힘주고 있어 수소생산에 필요한 친환경에너지를 확보하는데 유리한 곳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SK그룹의 한 관계자는 “플러그파워와 합작법인을 국내에 설립한 뒤 베트남 등에서 수소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11월에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2045년까지 풍력 및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발전설비용량을 국가전력망의 75%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장 부회장은 SKE&S가 수전해기술을 확보하는 대로 베트남에 수소생산 관련 투자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신재생에너지와 수전해기술을 활용해 그린수소를 생산하면 베트남 정부가 내건 '2050년 탄소배출 0' 목표에 SK그룹이 기여할 수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3일 브엉 딘 후에 베트남 국회의장과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업무협약을 맺으며 “수소 중심의 재생에너지 등에 있어 기회를 모색해보면 좋을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 부회장 역시 이날 협약식에 참석했는데 베트남과 수소생산 협력을 위해 플러그파워와 합작법인 설립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과 플러그파워의 국내 합작법인을 이르면 내년 1분기 중으로 설립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 부회장은 베트남에서 수소사업 뿐만 아니라 배터리사업분야에서도 SK그룹의 사업기회를 넓힐 수 있다.
SK그룹 배터리 전문회사 SK온은 10월 기준 배터리 수주잔고 규모가 220조 원이 넘어 생산시설을 늘릴 필요성이 크다. 최근 유럽, 미국, 중국에서 배터리생산시설을 추가로 건설하고 있다.
베트남도 전기차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장 부회장이 SK온과 현지 기업과 배터리 사업 합작을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SK가 투자한 베트남기업 빈그룹의 자회사인 자동차기업 빈패스트가 전기차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12일 배터리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빈패스트는 약 4600억 원을 들여 2025년까지 배터리팩 100만 개가량을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SK는 2019년 5월 빈그룹 지분 6.1%를 확보하는 데 10억 달러(1조2천억 원)를 투자했다. 현재 외국인 투자자 가운데 최대주주다.
SK그룹은 각 지역별로 배터리 공급망을 갖추고 있는데 장 부회장이 빈그룹과 협력관계를 앞세워 동남아시장에서도 합작형태를 통해 배터리 공급망을 늘릴 수 있다는 시선이 많다.
장 부회장은 2017년부터 SK의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SK를 투자형 지주사로 전환한 공로를 인정받고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장 부회장은 올해부터는 반도체소재, 그린, 바이오, 디지털 등을 4대 성장동력으로 꼽아 투자생태계를 빠르게 확장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