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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LG디스플레이 메타버스는 큰 기회, 열쇠는 중국 따돌리기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21-12-14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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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에게 새로운 기회가 오고 있다. 바로 메타버스다. 

메타버스와 전혀 상관 없어보이는, 공장 돌리는 ‘제조업체’인 LG디스플레이가 왜 메타버스와 엮이는 것일까?

메타버스라는 기회를 잡기 위해 LG디스플레이가 극복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 메타버스의 ‘몰입감’ 책임질 스크린, LCD에서 올레드로 진화 중

제페토, 로블록스 등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은 대부분 PC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를 통해 제공된다. 하지만 결국 미래의 메타버스는 가상현실 위주로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가상현실 콘텐츠의 몰입감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그래픽이다. 이용자의 시야를 온통 스크린으로 뒤덮더라도 현실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발전된 그래픽 기술이 필요하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그런 영상 기술을 실제 스크린에 투영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역시 가상현실의 핵심기술이 될 수밖에 없다. 바로 LG디스플레이의 전문분야다.

지금 현재 가상현실 HMD(Head Mount Display, 머리에 쓰는 디스플레이)의 스크린에 쓰이는 디스플레이는 LCD와 올레드(OLED)다. 올레드는 가격이 비싸지만 LCD와 비교해 확실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바로 무게와 명암비, 응답속도가 압도적이라는 점이다.

명암비가 높으면 화면을 훨씬 더 선명하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이용자의 몰입감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가상현실 장치는 HMD 형태라서 무게 역시 매우 중요한 요소다. 

명암비와 무게의 중요성과 비교해 디스플레이 응답속도는 설명이 필요하다. 디스플레이 응답속도는 얼마나 빨리 화면이 바뀌는지를 뜻한는데, 화면이 빠르게 바뀔수록 잔상이 남지 않아 선명한 화면을 유지하기 쉬워진다.

디스플레이 응답속도가 가상현실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해하려면 가상현실 HMD의 필수기술인 ‘시선 추적(아이 트래킹)’기술 이야기를 먼저 해야한다.

아이 트래킹기술은 사용자의 시선이 향하는 곳에 디스플레이를 표시해주는 기술이다. 사용자의 시선을 정확히 추적할 수 있다면 꼭 사용자의 주위를 모두 디스플레이로 뒤덮지 않더라도 사용자가 가상현실 세계 한가운데 서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가상현실 세상에서 사용자의 시야 변화는 매우 빠르고 잦다. 디스플레이의 반응속도가 느리다면 사용자는 가상현실에서 주위를 둘러볼 때마다 잔상이 느낄 수밖에 없고, 몰입감이 크게 떨어진다. 현실에서 시야를 빠르게 돌린다고 잔상이 남지는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많이 즐기는 ‘비트세이버’ 같은 단순한 가상현실 게임에서 벗어나 정말 새로운 가상현실세계, 메타버스까지 진화하려면 실제 세계처럼 사람들에게 몰입감을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명암비와 무게, 그리고 응답속도라는 세가지 요소를 살피면 올레드는 메타버스를 이끌 디스플레이 기술로 각광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 메타도 애플도 진심인 메타버스 HMD시장, LG디스플레이의 가치도 올라간다

실제로 현재 가상현실 HMD분야에서 가장 앞서있는 메타(구 페이스북)가 최근 우리나라 올레드 전문가를 대거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는 오큘러스 시리즈라는 HMD를 통해 현재 가상현실 하드웨어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곳이다. 

메타는 지금껏 하이엔드 HMD인 오큘러스리프트 라인에는 올레드를, 가성비 HMD인 오큘러스퀘스트 라인에는 LCD를 써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메타가 오큘러스퀘스트3부터는 올레드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와 함께 중소형 올레드패널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이하면 중소형 올레드패널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는 대부분 중국 회사인데, 미국과 중국 갈등상황 등을 살피면 당연히 메타도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패널에 무게를 실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LG디스플레이는 애플과도 끈끈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애플은 가상현실 HMD분야에 커다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애플은 현재 오큘러스 시리즈의 아성을 넘볼 수 있는 차세대 HMD를 개발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메타버스시대의 최선호주로 페이스북(메타),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애플을 꼽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과 함께 차세대 HMD를 개발하고 있다. 이 차세대 HMD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혼합현실(MR)로 개발되고 있다고 알려졌는데, LG디스플레이로서는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 문제는 '또' 중국, LG디스플레이의 지상과제 기술 ‘초격차’ 벌리기

문제는 역시 중국이다. LG디스플레이는 LCD시장에서도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의 추격에 상당히 고전했다. LG디스플레이가 일찌감치 올레드시장에 뛰어든 것도 중국의 추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중국은 올레드시장에서도 LG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은 자본과 값싼 노동력을 등에 업고 중소형 올레드시장에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는 최근 애플 아이폰13 시리즈에 쓰이는 올레드 패널 공급망에 새로 진입하기도 했다.

김종원 대한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중국 우한 무역관은 “2022년 중국의 올레드 (생산량이) 1000만m²를 넘기며 세계 생산량의 약 3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중국의 올레드 생산량 계속 확대되면 한국과 중국의 올레드산업의 격차가 줄어들고 관련된 세부적인 기술 분야에서도 점차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한국산업연구원도 ‘중국 디스플레이산업의 발전 현황과 시사점’ 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중국과 우리 기업 사이의 경쟁은 향후 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둘러싸고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차세대 디스플레이 육성을 위한 중국 정부의 대대적 자금 지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LG디스플레이로서는 반드시 기술격차를 빠르게 벌려서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뿌리쳐야 할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다행히 아직 메타버스와 관련된 올레드 기술력은 LG디스플레이가 중국 업체들과 비교해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과 함께 만드는 HMD의 디스플레이에 OLEDos(올레드 온 실리콘)기술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레드패널을 만들 때 유리가 아니라 실리콘 웨이퍼를 활용하는 기술이다. OLEDos기술을 활용하면 유리를 사용할 때와 비교해서 무게, 휘도(디스플레이의 밝기), 해상도 면에서 훨씬 유리해진다. 

LG디스플레이는 OLEDos기술과 관련해 세계에서 단연 앞서나가고 있는 기업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5월에 열린 세계 최대의 디스플레이 전시회, SID2021에서 공개한 증강현실(AR)용 OLEDos를 통해 압도적 기술력을 세계에 선보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OLEDos기술이 만능은 아니다. 신기술이기 때문에 양산 체계도 아직 완성되지 않았고 당연히 생산비용이 비싸다. 경제성이 아직까지는 조금 떨어진다는 뜻이다. 

김철홍 LG디스플레이 연구위원은 ‘2021 디스플레이 표준화 국제포럼에서 “메타버스 디스플레이서 중요한 건 무게, 해상도, 휘도, 가격경쟁력 등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OLEDoS는 이미 생산능력이 갖춰진 LCD나 올레드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새로운 기술로 중국기업과 기술격차를 벌려나가는 것을 넘어, 생산량, 경제성 측면에서도 중국 기업들을 압도해 나가려면 관련 기술과 설비투자를 계속 진행해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세계 HMD시장의 규모는 지금은 그리 크지 않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츠앤드마켓츠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세계 HMD 시장의 규모는 55억 달러, 약 6조5천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마켓츠앤드마켓츠는 2026년에 이 시장규모가 365억 달러, 43조 원이 넘는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5년 만에 6배가 넘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는 셈이다. 

과연 LG디스플레이는 중국의 추격자들을 뿌리치고, 이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의 미래를 잡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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