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비사업의 수주실적을 놓고 연말까지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일부 사업장이 내년으로 연기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주택공급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내년에도 건설사들의 수주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데스크리포트] 12월 기업 동향과 전망-건설

▲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삼성물산은 그린수소 등 친환경에너지발전플랜트분야의 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 도시정비 등 주택사업에서는 과열양상이 보이는 사업장을 피하는 등 클린 수주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GS건설은 서울 핵심지역 도시정비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수처리사업 등 신사업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HDC랩스의 공식출범으로 부동산과 기술의 결합인 프롭테크 분야에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내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광주 철거건물 붕괴사고를 경험한 것을 거울삼아 안전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해상풍력터빈 하부구조물 제작기업인 삼강엠앤티의 지분투자에 나섰고 두산건설은 두산중공업의 지분매각에 따른 유상증자로 재무개선을 바라보고 있다.

현대건설은 소형모듈원자로 사업추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고 현대엔지니어링은 KGETS 환경사업에너지사업부문 인수에 나서는 등 환경사업의 본격화를 추진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도시정비사업 신규수주에서 높은 실적을 보이며 브랜드의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으며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인수에 따른 시너지를 확대하기 위해 사전 정비작업에 나서고 있다.

◆ 삼성물산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그린수소 등 친환경에너지발전플랜트분야 사업 수주에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친환경플랜트기술을 들고 특히 해외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주력 해외시장인 중동 등에서 정부 주도의 탄소중립 정책으로 수소 등 친환경에너지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가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11월 초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MISA)와 그린에너지분야를 포함한 포괄적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를 계기로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그린에너지사업 관련 기관 및 기업과 협업을 추진하고 대규모 도로와 항만, 발전 등 대규모 도시 인프라부문에서 금융조달을 연계한 포괄적 사업협력을 진행한다.

도시정비 등 국내 주택사업 수주전에서는 클린수주를 최우선으로 두는 기조를 지속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11월29일 입찰을 마감한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아파트 재건축사업 수주전에 불참했다. 과열된 경쟁을 피하는 클린수주 환경, 사업성 확보 등 측면에서 회사의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 GS건설

GS건설은 서울 핵심지역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GS건설은 11월29일 서울 이촌동 한강맨션아파트 재건축사업에 단독으로 입찰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에서 GS건설의 최대 경쟁자로 꼽혔던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입찰에서 빠지면서 GS건설이 한강맨션 재건축사업 수주전을 무혈입성으로 마무리 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GS건설은 이밖에도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 관악구 신림1구역 재개발사업, 노량진3구역 재개발사업 등에 모두 참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계 백사마을은 GS건설 단독 입찰로 수의계약 가능성이 높고 신림1구역 재개발사업도 조합 대의원회가 GS건설 컨소시엄과 수의계약 안건을 다시 투표에 붙이며 고려하고 있다.

노량진3구역 재개발사업에서는 포스코건설과 경쟁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GS건설은 올해 신사업부문 매출 목표로 세웠던 1조 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회사 GS이니마를 통한 수처리사업 매출 확대와 해외 모듈러주택 인수 효과도 본격화되고 있다.

◆ HDC현대산업개발

HDC아이콘트롤스와 HDC아이서비스의 합병법인 HDC랩스가 공식 출범해 HDC현대산업개발과 시너지가 예상된다.

HDC랩스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플랫폼기업을 목표로 내걸고 건축, 주택분야 스마트솔루션 개발, 디지털전환 가속화 등에 중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HDC랩스 대표는 김성은 HDC아이콘트롤스 대표가 맡고 김희방 HDC현대산업개발 미래혁신실장 등이 HDC랩스에서 사내이사로 참여한다.

재계와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HDC랩스에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큰 아들인 정준선씨가 합류해 경영수업을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22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안전경영에도 더욱 힘을 싣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11월10일 노동자 작업중지권의 구체적 절차와 운영방안, 비상사태 대응 운영지침 등을 보완하고 높은 강도의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급박한 위험이 아니더라도 노동자가 작업중지권을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위험신고센터도 개설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골조공사 협력회사를 대상으로 안전전담자제도도 도입한다. 골조공사 협력회사의 모든 현장에 안전전담자(SSE)를 선임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 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가 친환경기업으로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상풍력터빈 하부구조물 제작기업인 삼강엠앤티의 경영권 확보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고 3426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삼강엠앤티의 지분 31.83%(1629만6413주)를 인수한다. 삼강엠앤티가 발행하는 전환사채에도 1169억원을 투자한다.

삼강엠앤티는 해상풍력터빈 하부구조물 제작기업으로 1996년 설립돼 후육강관 및 조선, 플랜트 구조물들을 만드는 코스닥 상장사다. 하부구조물은 풍력터빈을 지탱하는 해상풍력발전의 핵심 기자재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계약을 통해 해상풍력발전의 핵심인 하부구조물 제작역량을 확보하고 늘어나는 동북아시아 수요에 대비해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SK에코플랜트가 그동안 추진해오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사업과의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2018년 울산 동남해안 해상풍력 발전사업(136MW)을 통해 발전허가를 취득해 해상풍력 발전시장에 첫발을 내딛었으며 지난해부터는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사업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 두산건설

두산중공업은 지분매각을 통해 두산건설 경영권을 더제니스홀딩스에 넘기기로 결정했다.

더제니스홀딩스는 국내 사모펀드운용사인 큐캐피탈파트너스 등이 최대주주로 있는 투자목적회사다.

두산건설은 이번 매각에서 유상증자를 통해 2500억 원을 마련하게 되는 만큼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이후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치고 다시 추가 수주에 도움을 주는 긍정적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두산건설은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1조1471억 원 규모의 신규수주를 확보하며 부활 조짐을 보였다.

◆ 현대건설기계

현대건설기계는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계속 수주를 늘려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기계는 11월 러시아 광산업체 및 건설사 등으로부터 굴착기 510대, 휠로더 15대, 스키드로더 9대 등 총 534대의 건설장비에 대한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현대건설기계는 올해에만 러시아에서 125톤 초대형 굴착기 21대를 수주한 것을 비롯해, 1500여대의 건설장비를 판매함으로써 전년 대비 약 3배의 판매 실적을 보였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광산회사로부터 85톤 굴착기 17대, 125톤 굴착기 4대 등 초대형 굴착기 21대를 수주했다.

◆ 현대건설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소형모듈원전(SMR)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윤 사장은 소형모듈원전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성장하는 시장을 선점하는 것은 물론이고 현대차그룹에서 추진하는 수소 패러다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11월24일 미국 홀텍에서 진행하는 소형모듈원전사업과 관련해 글로벌 독점권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앞으로 상업화 모델 공동개발, 마케팅 및 입찰 공동참여, 사업 공동추진 등을 할 수 있게 됐다.

소형모듈원전은 발전용량 300MW 이하의 소형 원자력발전소로 안정성, 활용성, 경제성 등의 이유로 세계 발전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수소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효율적 방안으로 꼽혀 수소경제를 구현하는 에너지 전환의 중간 과정에서 꼭 필요하다는 말도 나온다. 

윤 사장은 3년 연속 도시정비 수주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서울 동작구 흑석9구역 재개발사업은 단독입찰에 따른 유찰로 시공사 선정이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대전 장대B구역 재개발사업은 GS건설에서 시공사 지위를 되찾기 위한 소송을 제기해 놓았다. 이에 경기 안산 고잔3구역재건축(1145세대) 수주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 현대엔지니어링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이 KGETS 환경사업에너지사업부문 인수에 나섰다.

KGETS 환경에너지사업부문 매각주관사인 EY한영은 적격인수후보에 현대엔지니어링, 에코비트(옛 TSK코퍼레이션),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E&F프라이빗에쿼티 등을 선정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자체 소각장이나 매립지를 보유하고 있지 않고 발생하는 폐기물은 전량 외부에 위탁처리해 왔다. 새로 진출하기에는 신규 인허가를 받기가 쉽지 않은 만큼 인수합병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 사장은 폐기물 처리사업과 건설업의 시너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폐기물 처리사업은 경기와 무관하게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어 경기에 민감한 건설업을 보완할 수 있고 자체 건설폐기물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대우건설

대우건설은 11월 말까지 도시정비 신규수주 3조7774억 원을 거두며 1위에 올라섰다.

앞서 8월 초 신길10구역 재건축조합은 대우건설이 중흥그룹에 매각되는 것을 두고 브랜드 가치 하락에 관한 우려를 전하기도 했지만 조합에서 분담금 부담을 들어 푸르지오를 선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서 대우건설의 아파트 브랜드가치가 중흥그룹 인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오기도 했지만 김형 사장은 도시정비 수주에서 승승장구하면서 이런 시선이 기우에 불과한 것이라는 점을 입증해 보이고 있는 셈이다.

반면 분양가상한제 개편 등에 따라 분양일정이 뒤로 밀리는 곳이 생기고 있어 올해 남은 기간 분양에 힘을 주고 있다.

대우건설이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이뤄 수주한 경기 광명2R구역 재개발정비사업(현재 경기 베르몬트로 광명)은 11월26일 투표를 통해 분양가상한제 재심의 이후 일반분양 또는 후분양을 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서울 장위10구역 재개발사업(2004세대)은 사랑제일교회에서 보상금이 부족하다며 철거에 반대하고 있어 분양일정이 밀렸고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아 사업이 지연됐다.

◆ 중흥그룹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이 대우건설 인수 뒤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사전 정비작업을 하고 있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임직원의 처우를 업계 최고수준으로 올려주면서 순조로운 통합절차를 위한 사전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중흥건설은 주관사로서 대우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경북도청 신도시 2단계 공동주택용지 특별설계 공모에서 당선작을 냈다. 

이 지역의 면적은 11만6천㎡이며 아파트 공급 규모는 2100세대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흥건설이 대우건설과 함께 이 지역에 주택을 공급하면 협업하는 첫 사례가 된다.

중흥그룹은 현재 KDB인베스트먼트와 대우건설의 최종 인수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실사 과정에서 대규모 부실은 발견되지 않아 입찰가인 2조1천억 원에서 큰 폭의 조정은 나타나지 않고 가격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격협상이 끝나면 주식매매계약(SPA)이 체결되고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과정이 남게 된다. 이에 따라 최종 인수 마무리 절차는 2022년 초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곽보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