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위탁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대만 제조사 폭스콘이 자체기술로 개발해 생산한 전기자동차를 공개했다.
애플이 출시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 자율주행 전기차를 폭스콘에서 생산해 판매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미국언론 분석이 나온다.
폭스콘은 18일 온라인으로 ‘테크데이’ 행사를 열고 모델C와 모델E, 모델T로 이름붙인 전기차 시제품 3종을 공개했다.
모델C는 SUV, 모델E는 세단, 모델T는 전기버스 형태로 제작된 전기차다.
폭스콘은 2026년까지 전기차 관련된 사업을 연매출 1조 대만달러(약 42조 원) 규모로 키워내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전기차시장에서 성장을 자신했다.
지난해 폭스콘 연매출은 약 5조3500 대만달러인데 전기차사업이 단기간에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잡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폭스콘이 자체브랜드 전기차로 자동차시장에 진출하기보다 전기차 출시를 추진하는 애플 등 대형 협력사를 확보하기 위해 전기차 기술력을 선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폭스콘이 자체 전기차를 처음 선보인 것은 애플이 비밀리에 추진하고 있는 전기차 프로젝트에 참여할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폭스콘이 현재 애플의 아이폰 물량 대부분을 위탁생산하는 것처럼 애플이 설계하는 자율주행 전기차 생산을 전담하는 주요 협력사 지위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애플은 자율주행 전기차를 아이폰과 같이 차세대 주력상품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두고 수년 전부터 대규모 연구개발팀을 꾸려 자율주행 기술과 전기차기술을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제조업에 경험이 없는 애플이 자체적으로 전기차를 생산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고 기존 완성차기업과 협력하려는 시도도 원활히 진행되지 않았다.
애플이 폭스콘과 아이폰 출시 초반부터 오랜 협력관계를 유지해 온 만큼 전기차까지 협업을 확대하는 일은 충분히 합리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애플과 마찬가지로 전기차분야에 경험이 없는 폭스콘의 자체기술로 개발한 플랫폼이 실제로 다른 자동차기업의 전기차 플랫폼과 경쟁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블룸버그는 “테슬라와 폴크스바겐, 현대차 등 이미 전기차를 출시한 완성차기업들은 제품 개발과 생산에 막대한 투자를 벌이고 있는 반면 폭스콘은 이제 막 대량생산 계획을 잡고 있는 단계”라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