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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정제마진 강세 오래 간다, 수소사업 투자재원 마련에 힘받아

조장우 기자 jjw@businesspost.co.kr 2021-10-08 14: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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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이 석유 수요 회복에 따른 정제마진 상승추세에 힘입어 이익체력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정유부문에서 안정적 이익 증가세가 이어지면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CEO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수소사업에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여력도 커지게 된다.
 
에쓰오일 정제마진 강세 오래 간다, 수소사업 투자재원 마련에 힘받아
▲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CEO.

8일 증권사 분석을 종합하면 정제마진 강세가 내년까지 이어지면서 에쓰오일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산업활동이 재개되면서 석유제품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가격과 수송비, 운송비 등을 뺀 금액을 의미하는데 에쓰오일 전체 실적에 크게 영향을 끼친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제마진은 2022년 상반기까지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가별로 경제활동과 지역 사이 이동이 재개되면서 경유와 항공유 등 석유제품의 본격적 수요 회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에서 발생한 전력난으로 중국 정유사들의 생산량이 줄어든 점도 정제마진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일부 정유사들은 전기 배급제산업에 포함돼 있어 전력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겨울철 난방유와 발전용 경유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을 고려하면 정제마진은 예상보다 더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정제마진 대표적 지표로 꼽히는 싱가포르 평균 복합정제마진은 9월 첫째 주 배럴당 5달러를 넘어선 뒤 둘째 주 5.62달러, 셋째 주 6.5달러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9월 마지막 주에는 배럴당 10.8달러를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이 5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9년 9월 이후 약 2년 만에 처음이다.

정유사들이 영업이익을 낼 수 있는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4~5달러 수준이기 때문에 정제마진 상승에 따라 에쓰오일의 실적 증가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투자증권은 에쓰오일이 올해 연결기준 매출 27조7700억 원, 영업이익 2조234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보다 매출은 65% 늘고 영업손실 1조990억 원에서 큰 폭의 흑자로 돌아서는 것이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져 에쓰오일의 재고평가이익이 증가한 점도 실적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정유사들은 일반적으로 원유를 매입한 뒤 정제과정을 거쳐 2~3개월 후에 판매하기 때문에 원유 구입시점과 제품 판매시점 사이 유가가 오르면 재고평가이익을 보게 된다.

알 카타니 CEO는 에쓰오일의 새 성장동력으로 수소사업을 점찍고 투자 확대를 추진하고 있었는데 정유부문 실적 개선에 힘입어 충분한 투자재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에쓰오일은 최근 삼성물산과 수소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수소 인프라 구축과 공급 및 운영사업에서 협력하기로 하면서 수소사업 진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월에는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합작 수소연료전지기업 에프씨아이(FCI)에 지분투자를 결정하며 협력을 강화했다. 이 회사는 연료전지 관련한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알 카타니 CEO는 에프씨아이 지분투자를 발표하며 “수소경제 전반을 위한 투자가 에쓰오일의 지속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부에서 추진하는 탄소저감 노력에도 적극적으로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전국 주유소 2천여 개를 활용한 수소차 등 친환경차 충전사업 진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에쓰오일 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기업 아람코도 수소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인 만큼 알 카타니 CEO가 수소사업에 투자를 확대하는 데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아람코는 수소를 추출할 수 있는 암모니아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육성하고 있으며 2030년 이후에는 사업 포트폴리오의 절반 이상을 수소사업으로 바꾸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에쓰오일도 비슷한 방식으로 수소사업 중심의 체질 변화에 점차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알 카타니 CEO는 에쓰오일의 재무건정성도 지난해보다 한층 개선해 신성장동력인 수소사업을 키우기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에쓰오일의 총차입금은 2020년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8조3664억 원에 이르렀으나 올해 상반기 5조8475억 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204.6%에서 179.7%로 개선됐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에쓰오일은 2050년 탄소배출 넷제로(Net Zero) 달성과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탄소경영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며 “특히 신사업분야 가운데 수소사업을 생산부터 유통·판매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키우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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