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ho
KoreaWho
기업과산업  바이오·제약

조양래는 왜 서승화에게 경영을 맡겼나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4-06-16 13:13:26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조양래는 왜 서승화에게 경영을 맡겼나  
▲ 서승화 한국타이어 부회장

“꼭 오너가 사업을 해야 하는 법은 없다. 현재 한국타이어는 서승화 부회장이 주도적으로 경영하고 있다.”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차남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의 말이다. 조 사장이 지난 10일 한국타이어 신설 중앙연구소 ‘테크노돔’ 기공식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서승화 부회장은 한국타이어 전문경영인이다.

한국타이어를 물려받을 오너가 3세가 전문경영인을 극찬한 것이다. 조 사장이 예의를 갖춰 하는 말일 수도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조 회장이 경영일선에 돌아왔다고 하지만 우리 나이로 78세 고령이다. 서 부회장은 67살로 10년 정도 어리다. 조 사장은 43세로 서 부회장보다 20년 아래다.

이런 연배로 볼 때 경영승계 절차를 밟고 있는 한국타이어 입장에서 보면 무엇보다 서 부회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서 부회장은 한국타이어 최고의 전문경영인으로 조 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사장을 비롯해 차남 조 현범사장의 ‘경영교사’ 역할을 하고 있다.

서 부회장은 7년째 전문경영인 출신 최고경영자로서 한국타이어의 성장을 견인했다. 서 부회장은 그만큼 한국타이어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높다.

조양래 회장은 2012년 24년 만에 복귀했다. 그러나 조 회장은 신설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회장에 머물러 있다. 조 회장은 서 부회장에게 한국타이어를 완전히 맡기고 있다. 서 부회장에 대한 오너가의 신뢰가 두터운 것이다.

지난해 서 부회장은 11억2200만 원을 연봉으로 받았다.  10대 그룹 전문경영인 평균연봉 11억1900만 원보다 약간 많은 수준이다. 한국타이어가 삼성과 현대차 등 10대 그룹과 규모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서 부회장이 한국타이어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 준다.

서 부회장은 신입사원에서 CEO가 된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이다. 서 부회장은 1973년 신입사원으로 한국타이어의 전신인 효성물산에 입사했다. 1996년 효성물산에서 한국타이어로 자리를 옮겨 임원을 맡아오다가 2007년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서 부회장의 경영 아래 한국타이어는 고성장을 거듭했다. 서 부회장이 취임하자마자 글로벌 경제위기가 터졌지만 한국타이어는 매년 10% 이상 꾸준히 매출이 증가했다. 서 부회장이 취임하기 전인 2006년 한국타이어는 매출 2조8993억 원에 영업이익 2508억 원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매출 7조692억 원에 영업이익 1조31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4배로 늘었고 영업이익은 4.1배나 증가했다.

한국타이어는 2009년 국내 시장점유율 50%를 넘어서며 부동의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서 부회장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서 부회장이 한국타이어를 성장시킨 동력은 세계시장에 있었다. 이미 한국타이어 매출의 80%는 해외시장에서 나온다. 한국타이어는 세계시장에서 이탈리아의 피렐리, 일본의 스미토모에 이어 전세계 매출 7위다.

당장 서승화 부회장은 한국타이어를 글로벌 탑5에 올려놓겠다는 의욕을 밝히고 있다. 지금의 성장세라면 불가능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조양래는 왜 서승화에게 경영을 맡겼나  
▲ 서승화 한국타이어 부회장은 직원들로부터 ‘교장선생님’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 서승화 부회장은 어떻게 한국타이어를 이끌었나

서승화 부회장은 취임 후 지속적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며 한국타이어를 내수중심이 아닌 수출중심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한국타이어는 중국, 유럽, 아메리카, 아시아-아프리카 등 4곳의 지역본부를 두고 있으며 전 세계에 30여 개 지사와 7개 공장, 5개의 연구개발센터를 갖췄다. 한국타이어의 판매국가는 전 세계 180여개 국에 달한다.

서 부회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글로벌 전문가다. 한국타이어는 2007년 서 부회장(당시 사장)을 대표로 선임하면서 “서 사장이 글로벌 마케팅에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있어 글로벌 CEO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서 부회장은 해외영업본부장, 마케팅본부장, 유럽지역본부장을 역임하며 17년 동안 중동, 미국, 영국 등 해외에서 근무했다. 서 부회장은 해외시장에서 글로벌 타이어기업들과 한국타이어의 장단점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전 세계경제를 두루 경험한 덕분에 글로벌 경제위기도 잘 헤쳐나갈 수 있었다.

서 부회장은 취임 이후 지역본부를 강화하고 해외영업을 확대해 나갔다. 특히 중국을 비롯해서 동유럽와 중남미 등 신흥시장에 주력했다. 한국타이어가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에서 점유율 18%로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 부회장은 “중국시장은 중요하지만 만만한 시장이 아니다”라며 “높은 품질로 승부를 보겠다”고 말했다.

헝가리에서 2007년 법인설립 후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2012년 헝가리정부로부터 십자공로훈장을 받았다. 서 부회장은 한국타이어공장이 있는 헝가리 라칼스마시 명예시민으로도 위촉됐다.

서 부회장은 공격적 글로벌 경영행보는 진행중이다. 매년 해외공장을 한 개씩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연 600만 개씩 생산규모를 늘려가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착공한 공장건설이 완료되는 2017년 연간 1억2천만 타이어 생산이 가능해진다. 헝가리와 중국에도 공장규모를 증설할 생각이다.

서 부회장이 규모의 경제에만 집중한 것은 아니다. 서 부회장은 품질경영을 내세워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도 힘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프리미엄급 초고성능(UHP:Ultra High Performance) 타이어 기술을 인정받아 지난해 벤츠 S클래스에 신차용 타이어 납품계약을 맺었다.

벤츠와 BMW 등 프리미엄 세단에 납품하는 신차용 타이어는 브리지스톤과 미쉐린 등 다섯 개 타이어 브랜드에서 독점해 왔다. 서 부회장은 “양산차 중 최고인 벤츠 S클래스 납품은 한국타이어가 타이어업체 중 최고에 이르렀다는 것”이라고 자평했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세계 3대 디자인상을 휩쓸었다. 한국타이어는 ‘iF 디자인 어워드’와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IDEA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하며 한국 타이어회사 최초로 3대 디자인상을 석권했다. 미국 신시네티대학과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한 컨셉트 타이어 ‘틸트레드(Tiltred)’와 ‘이멤브레인(eMembrane)’의 우수한 디자인과 기술력이 높이 평가받았다.

서 부회장은 “3대 디자인 어워드 수상은 한국타이어의 디자인과 기술력이 세계 최고수준으로 올라섰음을 입증한 것”이라며 “R&D 투자를 강화해 리딩 글로벌 타이어기업으로서 위상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양래는 왜 서승화에게 경영을 맡겼나  
▲ 서승화 한국타이어 부회장

◆ 정직과 성실, 친근한 서승화 부회장의 리더십

서 부회장은 샐러리맨 신화를 썼다. 신입사원에서 CEO가 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서 부회장은 “나는 혈연, 지연, 학연 아무 것도 없이 회사에 들어와 성실함 하나로 이 자리에 올랐다”며 “성실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사원들에게 주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서 부회장은 친근하고 배려심이 있다는 평가를 듣는다. 한국타이어에서 30년 넘게 일하면서 조직과 직원들과 깊은 관계를 맺어왔기에 가능한 일이다. 서 부회장에 대해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업무처리는 엄격해도 평상시 직원을 대하는 것은 형님이나 삼촌 같이 친숙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서 부회장의 친근한 리더십은 기업내 원활한 소통문화를 가져왔다. 서 부회장은 2009년 글로벌 CEO 웹사이트를 개설하며 직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했다. 글로벌 CEO 웹사이트는 서 부회장의 개인 블로그 형식으로 직원들의 의견을 직접 들을 수 있도록 게시판을 운영했다.

한국타이어 지점직원이 감량약속을 지키는지, 금연에 성공했는지까지 꼼꼼하게 수첩에 기록해 두고 확인할 정도로 서 부회장은 직원들에게도 관심을 쏟고 있다. 서 부회장은 직원들의 건강과 안부까지 챙기는 모습 때문에 ‘교장선생님’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서 부회장의 소통 리더십의 효과는 협력적 노사관계로 나타났다. 한국타이어는 창사 이래 단 한번도 파업이 없었다. 협력적 노사관계는 한국타이어가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서 부회장은 ‘정직’을 경영철학으로 내세운다. 그는 품질테스트를 통과한 타이어도 원료배합에 오차가 발생한 것이 알려지면 전량 폐기하도록 지시한다. 서 부회장은 “100% 완벽할 수 없다면 잘못한 것을 정직하게 인정하고 고치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덕분에 한국타이어의 품질은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정도로 신뢰가 높다.

최근 타이어 업계 최초로 녹색기업 인증을 받았다. 환경부가 한국타이어의 친환경경영 노력을 인정해 녹색기업으로 지정한 것이다. 이것 역시 서 부회장의 정직과 성실한 경영철학 덕분이다. 서 부회장은 “앞으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환경 친화적 경영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 부회장은 향후 한국타이어그룹의 경영권 승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경영인으로서 조양래 회장 대신 실질적으로 타이어사업을 이끌고 있으며 오너가의 신뢰가 두텁기 때문이다.

현재 조양래 회장의 장남 조현식 사장은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를 맡고 있으며 조 회장의 차남 조현범 사장이 서 부회장 밑에서 마케팅 및 경영본부장을 맡아 경영수업을 하고 있다. 

경영권의 향방이 어디로 가든지 서 부회장은 일정기간 후견인 노릇을 하며 원만한 경영승계가 이루어지도록 역할을 다 할 것으로 보인다.

최신기사

한국거래소, 고려아연 유상증자 철회에 제재금 6500만 원과 벌점 부과
경찰청·공수처·국방부 공조수사본부 출범, "중복수사 혼선과 비효율 해소"
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절차 마무리, 2026년까지 자회사로 운영 뒤 통합
삼성전자 노조 윤석열 탄핵 집회에 동참, "민주주의 위해 끝까지 맞설 것"
국내 3대 신용평가사, LGCNS 신용등급 전망 'AA- 긍정적' 상향 조정
현대차그룹 유럽 4위 '위태', 도요타 하이브리드 약진에 소형 전기차로 맞불
윤석열 내란 혐의로 대통령실 7년 만에 압수수색, 경호처 거부로 차질 빚어
[오늘의 주목주] '소강국면' 고려아연 8%대 내려, 신성델타테크 18% 급등
한덕수 "12·3 계엄 선포 전 정상적 국무회의 운영되지는 않았다"
'계엄 핵심' 김용현 극단적 선택 시도하다 저지 당해, 법무부 "건강 양호"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