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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생존 위해 중금리 신용대출 차별화에 안간힘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6-03-20 09:5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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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들이 중금리 신용대출시장에서 터줏대감 자리를 지키는 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저축은행은 대출심사능력을 바탕으로 중금리 신용대출상품의 대출한도를 높이고 만기도 늘리고 있다. 다른 금융권 회사들과 확실하게 차별화된 요소를 내세워 고객들을 잡는 데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은행, 보험사, 카드사 등이 잇달아 중금리의 신용대출사업을 시작하면서 저축은행은 위기를 맞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부족한 자본력과 좁은 영업망을 차별화된 대출상품으로 극복하는 데 힘쓰고 있다.

◆ 차별화 방안을 찾아라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JT친애저축은행에서 내놓은 중금리 신용대출상품 ‘원더풀와우론’은 최근 누적대출잔액 170억 원을 돌파했다. 원더풀와우론의 대출금리는 연 12~19.9%다.

  저축은행, 생존 위해 중금리 신용대출 차별화에 안간힘  
▲ 윤병묵 JT친애저축은행 대표.
JT친애저축은행은 높은 대출한도와 긴 만기를 통해 원더풀와우론을 다른 중금리 신용대출상품과 차별화했다.

원더풀와우론 이용자는 최대 5천만 원까지 돈을 빌릴 수 있다. 현재까지 출시된 중금리 신용대출상품 가운데 대출한도가 가장 높다. 500만 원 이상 돈을 빌릴 경우 최장 72개월 동안 돈을 갚을 수 있다.

은행이나 카드사 등 다른 금융권 회사들에서 내놓은 중금리 신용대출상품보다 대체로 대출한도를 500만~1천만 원으로 잡고 있다. 대출기간도 최장 24개월~36개월 선에서 정해진다.

JT친애저축은행은 신용등급 4~7등급인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영업을 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중금리 신용대출상품에 적용했다. 그만큼 연체율 관리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다.

원더풀와우론에서 돈을 빌린 사람 가운데 약 80%가 실제로 신용등급 4~7등급인 고객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평균 대출금액도 1건당 2천만 원으로 상당히 큰 편이다.

원더풀와우론의 성공은 저축은행업계의 리스크 관리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있다. 저축은행은 신용등급 4~7등급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대출을 영업해 왔다. 이 때문에 이들에게 대출을 내줄 때 필요한 대출신용평가 등에 강점을 보유했다고 평가된다.

저축은행에서 내놓은 중금리 신용대출상품은 대부분 대출한도가 높고 만기도 긴 편이다.

SBI저축은행의 사이다는 최대 3천만 원을 빌려준다. 웰컴저축은행의 ‘텐텐대출’은 2천만 원까지 대출을 내준다. 사이다는 최근 누적 대출잔액 350억 원, 웰컴저축은행은 텐텐대출과 다른 중금리 신용대출상품 ‘척척대출’을 합쳐 누적 대출잔액 200억 원을 넘어섰다.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중금리 신용대출상품 이용자 대다수가 신용등급 4~7등급의 고객층”이라며 “리스크 관리능력을 바탕으로 대출한도를 높여 대출상환 가능성이 높은 고객을 유지하고 일부 우량고객을 다른 금융권에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 생존을 위한 차별화

저축은행들은 생존을 위해 중금리 신용대출시장에서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다.

저축은행은 그동안 신용등급 4~7등급인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금리 연 15% 이상의 고금리 상품을 판매해 왔다. 신용등급 4~7등급인 소비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698만 명에 이른다.

  저축은행, 생존 위해 중금리 신용대출 차별화에 안간힘  
▲ 임종룡 금융위원장.
그러나 은행, 카드사, 보험사들이 중금리의 신용대출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저축은행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중금리 신용대출상품도 신용등급 4~7등급의 소비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저축은행은 경쟁이 격화될수록 불리한 위치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상품 개발과 마케팅에 동원할 수 있는 자금력이 은행, 카드사, 보험사보다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약 4조 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중금리 신용대출시장에 진출한 우리은행(318조 원), KB국민카드(16조 원), 한화생명(100조 원) 등보다 몸집에서 비교가 안된다. 저축은행업계의 전체 자산을 합쳐도 40조 원 안팎에 불과하다.

인터넷전문은행도 저축은행업계의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주력 수익원을 중금리 신용대출로 잡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을, 케이뱅크는 GS25 편의점과 공중전화박스를 중금리 신용대출사업을 적극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전체 영업점 수 209곳에 불과한 저축은행업계가 접근성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축은행업계가 경쟁자들보다 앞서는 것은 신용등급 4~7등급인 고객을 10년 이상 대면했던 경험이다. 이 경험을 살려 더욱 유리한 조건의 중금리 신용대출상품을 내놓고 연체율을 최대한 낮추는 것이 저축은행업계의 생존에 관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도 중금리 신용대출사업을 적극 지원하면서 저축은행업계에 차별화를 주문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일 간담회에서 “저축은행에게 중금리의 신용대출 활성화 여부는 생존이 걸린 문제”라며 “저축은행은 서민금융기관으로서 차별화된 상품개발과 영업전략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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