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모바일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최근 공개한 2억 화소 이미지센서는 내년 삼성전자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샤오미 제품에도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샤오미가 내년 출시 예정된 스마트폰 샤오미12울트라를 통해 삼성전자보다도 먼저 2억 화소 이미지센서를 선보일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이전에도 샤오미가 삼성전자의 최신 이미지센서를 적극 채용했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IT매체 안드로이드센트럴은 “새로운 2억 화소 이미지센서를 최초로 사용하는 기기는 샤오미의 스마트폰일 수 있다”며 “샤오미는 앞서 삼성전자가 출시한 1억800만 화소 이미지센서를 처음으로 도입한 스마트폰 제조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미지센서는 카메라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외부의 빛을 받아 디지털 신호로 바꾸는 시스템반도체를 말한다. 디지털카메라, 스마트폰 카메라 등이 사진이나 영상을 찍는 데 필요하다.
카메라는 이미지센서 화소 수가 높을수록 고화질 이미지를 찍을 수 있다. 최근 스마트폰시장에서 ‘스펙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화소를 갖춘 이미지센서가 새로운 경쟁 요소로 부각되고 있기도 하다.
샤오미 스마트폰의 이미지센서 사양이 높아지는 것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에 불리한 일일 수도 있다.
샤오미는 화웨이가 미국의 반도체 관련 제재로 타격을 받은 사이 화웨이 스마트폰 수요를 흡수하며 빠르게 성장해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캐널라이스 기준으로 2분기 스마트폰시장 점유율 17%를 보여 애플(14%)을 제치고 처음으로 점유율 2위에 올랐다. 1위 삼성전자(19%)와 점유율 차이는 2%포인트에 불과하다.
또 5G스마트폰만 놓고 보면 샤오미가 글로벌 1위에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샤오미가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사업, 특히 이미지센서사업 고객사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사업에서 글로벌 1위를 노리고 있지만 아직 글로벌 선두기업들과 비교해 격차가 상당하다.
이미지센서분야에서는 여전히 소니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욜디벨롭먼트에 따르면 2020년 이미지센서시장 규모는 2019년보다 7.3% 성장해 207억 달러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소니가 40%, 삼성전자가 22%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2019년 삼성전자와 소니 점유율이 각각 22%, 42%를 보인 점과 비교해 점유율 격차가 약간 좁혀졌지만 삼성전자로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삼성전자가 소니를 따라잡고 이미지센서 1위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가장 수요가 많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용 이미지센서 고객사를 확보하는 일이 중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 이미지센서 수요에서 모바일기기용 제품 비중은 78%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전에 삼성전자와 스마트폰 주도권을 두고 경쟁했던 화웨이는 샤오미와 달리 주로 소니에서 이미지센서를 조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삼성전자가 개발한 2억 화소 이미지센서 아이소셀HP1. <삼성전자>
샤오미의 고화소 이미지센서 확대전략과 스마트폰사업 성장이 삼성전자 이미지센서사업에 호재가 될 것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신용평가업체 NICE평가정보는 7월 내놓은 ‘고해상도 이미지센서’ 보고서에서 “삼성전자는 2030년 이미지센서의 점유율 1위로 올라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대규모 투자를 전개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소니와 달리 화웨이 의존도가 낮고 중국의 샤오미, 비보 등 메이커가 주요 고객이라 화웨이 리스크에서 유리할 것이다”고 바라봤다.
다만 이미지센서사업과 별개로 삼성전자와 샤오미의 스마트폰 경쟁구도는 시간이 흐를수록 첨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자체적으로 고화소 이미지센서를 개발할 역량을 갖춘 만큼 스마트폰 이미지센서 화소 경쟁에 앞장서고 있다.
2020년 갤럭시 시리즈 제품 가운데 처음으로 갤럭시S20울트라에 1억8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이후 갤럭시노트20울트라, 갤럭시S21울트라 등에도 1억800만 화소 카메라를 적용했다. 고화소 이미지센서가 삼성 플래그십(기함) 스마트폰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셈이다.
샤오미는 삼성전자의 고화소 이미지센서를 삼성전자보다 더 폭넓게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선보인 프리미엄 스마트폰 미11 에 이어 올해 3월 한국에 출시한 30만 원대 중급 스마트폰 레드미노트10프로에도 1억800만 화소 이미지센서를 실었다.
중급 스마트폰도 프리미엄 제품 못지않은 성능을 갖췄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해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