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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이재용, 바이오사업에서 SK와 삼성 경쟁양상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6-03-15 15:4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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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이재용, 바이오사업에서 SK와 삼성 경쟁양상  
▲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바이오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나란히 꼽고 있다.

바이오사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도 무척 강하지만 사업전략에서 차이점도 엿보인다.

바이오사업은 SK그룹과 삼성그룹이 반도체에 이어 사업적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는데 그 성과가 최 회장과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과 지배력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 최태원, SK바이오팜 통해 바이오사업 의지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이 뇌전증 신약 3상에 진입하면서 기술력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뇌전증의 세계시장 규모는 49억 달러인데 SK는 2018년 신약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또 기면증 치료제는 임상3상 중이며 급성발작 치료제는 신약승인을 마쳐 FDA로부터 모두 15개 신약의 임상 시험승인을 확보해 개발 중”이라고 분석했다.

SK바이오팜은 SK그룹 지주회사인 SK의 100% 자회사다. SK는 14일 독자개발중인 뇌전증 신약의 임상 2상을 최근 종료해 신약승인 요건을 만족했다고 밝혔다.

전용기 현대증권연구원도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YKP3089)의 임상2상이 종료돼 2상의 임상결과가 기존 뇌전증치료제보다 성능이 개선된 것으로 확인돼 3상은 약효검증없이 2017년까지 안정성 테스트만으로 신약승인이 가능해졌다”며 “2017년 하반기까지 최종승인을 받고 2018년부터 판매가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시장조사업체인 '데이터모니터'의 분석자료를 근거로 뇌전증 치료제의 시장규모가 2014년 49억 달러에서 2018년 61억 달러로 연평균 6%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오제약사업은 최태원 회장이 5대 핵심성장산업으로 꼽고 있는 분야다. SK그룹에서 신약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SK바이오팜을 지난달 SK 자회사로 편입한 것도 최 회장의 바이오사업 육성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 회장은 SK의 최대주주로 18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2년만에 등기이사 복귀를 앞두고 있다. 최 회장은 앞으로 SK바이오팜의 사업을 직접 챙길 것으로 관측된다.

◆ 이재용, 바이오사업에 '화력' 집중

SK그룹은 SK하이닉스를 통해 삼성그룹의 삼성전자와 글로벌 반도체시장에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바이오사업은 두 그룹의 총수가 공통적으로 미래성장동력으로 꼽고 있어 반도체에 이은 제2의 각축장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재용 부회장 역시 삼성그룹 차원에서 5대 신수종사업 가운데 하나로 바이오사업을 포함해 공격적 투자의지를 보이고 있다.

삼성그룹에서 바이오사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담당하는데 두 곳은 각각 삼성물산의 자회사와 손자회사다.

SK바이오팜이 SK 자회사인 것처럼 삼성그룹도 실질적 지주사로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삼성물산이 바이오사업을 거느리고 있다. 두 그룹의 바이오사업 성과가 최 회장과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은 물론이고 지배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셈이다.

  최태원 이재용, 바이오사업에서 SK와 삼성 경쟁양상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지난해 12월21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제 3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뉴시스>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 경영체제가 본격화하면서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사업재편에 속도를 높여왔다. 바이오사업은 이 부회장이 최근 가장 화력을 쏟아붓고 있는 분야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2월 인천 송도경제자유구역 내 본사에서 제3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이 공장은 모두 8500억 원을 들여 설비규모(18만L)와 생산 효율성에서 세계 최고수준으로 짓는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2018년 제3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능력이 36만L로 늘어나 론자와 베링거인겔하임 등을 제치고 단숨에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생산전문기업(CMO)으로 도약하게 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항암제, 당뇨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6개 제품에 대한 개발과 임상 및 허가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 SK 신약개발 집중, 삼성 복제약에 승부

SK그룹의 바이오사업이 자체 신약개발에 집중된 반면 삼성그룹은 바이오시밀러(복제약)에서 성과를 내는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바이오사업에서 신약개발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오리지널 제약사와 특허분쟁에 휘말릴 가능성도 높아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쉽지 않다.

의약품연구개발을 맡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류마티스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치료제로 SB4(엔브렐 바이오시밀러·브렌시스)를 국내 및 유럽 허가를 받아 시장에 출시했다. SB2(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렌플렉시스)도 국내와 유럽에서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SB5(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임상 3상도 진행되고 있다.

또 항암제인 SB3(허셉틴 바이오시밀러)는 임상 3상, SB8(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은 임상 1상, 인슐린제로는 머크와의 개발협력 제품으로 SB9(인슐린 바이오시밀러)이 임상 3상에 들어간 상태다.

그러나 두 회사 모두 투자 대비한 성과를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매출 800억 원, 영업손실 1300억 원을 냈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영업손실 누적 금액은 2014년까지 1500억 원을 넘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2012년 매출 없이 437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영업손실이 2013년 823억 원, 2014년 251억 원으로 이어졌다.

삼성그룹이 바이오·제약 분야에 2조1천억 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연매출 1조1천억 원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지만 목표달성에 의문부호도 붙는다. 업계 일각에서 이 부회장이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 바이오사업을 키우는 편이 낫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SK그룹 바이오사업은 자체 신약개발에 집중돼 임상단계와 가시적 성과면에서 삼성그룹에 비해 다소 더딜 수 있다. SK바이오팜이 신약개발에서 성과를 낼 때마다 최태원 회장의 뚝심경영이 주목받는 이유다.

신약개발의 특성상 연구 단계에만도 막대한 시간과 자본이 든다. SK바이오팜은 이런 약점을 만회하기 위해 임상단계부터 기술수출 체결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SK바이오팜은 미국에서 임상 3상을 마치고 허가를 신청한 급성반복발작 치료제(Plumiaz)와 미국에서 3상이 진행되고 있는 SKL-N05(기면증 치료제)를 각각 미국 제약회사와 기술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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