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린 댓글을 놓고 조종사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은 13일 김모 대한항공 부기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비행 전 준비과정을 설명하는 게시글에 “조종사는 가느냐 마느냐만 결정하는데 힘들다고요?” 등의 내용이 담긴 댓글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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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조 회장이 작성한 댓글은 조종사노조 홈페이지에 캡처된 이미지가 올라오면서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퍼졌다. 현재 이 댓글은 삭제된 상태다.
조 회장은 댓글에서 “운항관리사가 다 브리핑 해주고 운항 중 기상의 변화가 있어도 대한항공은 오퍼레이션센터에서 다 분석 해주고”라며 “자동차 운전보다 더 쉬운 오토파일럿으로 가는데 아주 비상시에만 조종사가 필요하죠”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과시가 심하네요” “개가 웃어요“ ”마치 대서양을 최초로 무착륙 횡단한 린드버그같은 소리를 하네요“ 등 표현을 사용했다.
조종사노조 홈페이지에 조 회장이 허위사실로 조종사의 명예를 떨어뜨렸다며 조 회장을 비판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조종사노조 관계자는 “외국항공사는 몰라도 대한항공은 운항관리사가 브리핑해 준 적이 없다”며 “조 회장이 조종사를 이런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 진심으로 놀랐다”고 말했다.
조 회장의 댓글에 노조가 크게 반발하면서 앞으로 노사가 임금협상에서 더욱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한항공과 조종사노조는 3월 초 임금협상을 재개하겠다는 뜻을 서로 교환했다. 그러나 노조가 쟁의행위를 펼치고 회사가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노사간 감정의 골이 깊어져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