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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삼성화재 주가 갈 길 멀어, 최영무 해외사업에 미래 걸다

김남형 기자 knh@businesspost.co.kr 2021-08-11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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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보험시장은 포화, 해외사업에서 삼성화재 미래 건다

최영무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이 해외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보험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만큼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겠다는 것이다.

한국의 보험침투율은 11%로 이미 세계에서 높은 편이다. 헬스케어 등 신사업을 제외한다면 해외시장에서 성장동력을 찾을 수밖에 없다. 

최 사장은 아시아 최대이자 세계 2위인 중국 보험시장 공략에 힘을 싣고 있다. 현재 중국의 보험침투율은 4% 수준으로 성장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 사장은 중국 최대 인터넷 플랫폼기업인 텐센트와 합작해 삼성화재 중국 법인을 합작법인으로 전환하고 온라인보험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삼성화재는 올해 안에 중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은 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화재는 텐센트가 지닌 온라인플랫폼과 IT기술에 삼성화재의 상품 개발력과 리스크관리 노하우를 접목해 중국 온라인보험시장에 진출하려 한다. 1995년 베이징사무소를 설립하며 중국에 처음 진출한 이후 25년 만에 온라인보험으로 영역을 확대하게 된다.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보험업계에는 온라인보험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를 잡고 있다. 텐센트와 알리바바 등 대형IT기업이 보험사업 자격을 획득하고 관련 보험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대형보험사도 보험영업 디지털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 사장은 보험의 메카인 영국 로이즈시장에도 진출해 해외사업 기반을 마련했다.

삼성화재는 2019년 캐노피우스에 1억5천만 달러를 투자한 이후 1년에 10여 차례가 넘는 이사회 참여를 통해 경영활동을 하고 있다. 캐노피우스는 삼성화재의 지분투자를 바탕으로 미국 암트러스트의 로이즈사업부문을 인수해 로이즈시장 10위에서 4위로 오르기도 했다.

삼성화재는 2020년 말 캐노피우스에 1억1천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이사회에서 의석을 하나 더 확보하기도 했다.

글로벌 보험사의 실질적 경영참여를 통해 선진 보험사들이 지닌 역량을 이른 시일에 삼성화재에 접목하겠다는 최 사장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 빅테크 카카오의 보험업 진출, 삼성화재 어떻게 대응할까

최영무 사장은 해외사업 확대를 통해 글로벌 보험사로 거듭나는 데 힘을 싣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이라는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은 보험상품 및 서비스의 새로운 수요를 발생시키고 IT회사와 전략적 협업을 통한 유연성을 획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험사의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산업환경의 패러다임이 디지털화되고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는 빠르게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보험사 최고경영자들은 보험산업의 가장 큰 위협요인 가운데 하나로 강력한 플랫폼 기반의 빅테크 출현을 꼽고 있다.

경쟁심화에 따른 고객 이탈 및 판매시장 지배력 감소 등 위험요인 있기 때문이다. 넓은 고객층을 보유한 빅테크 보험사에 보험시장 전체가 종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카카오페이가 디지털손해보험사 카카오손해보험 설립하며 보험업에 진출하는 것은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에도 장기적으로 위협이 될 수 있다.

카카오손해보험은 설립 초기에는 생활밀착형 미니보험 등을 판매하겠지만 결국에는 수익성 높은 보장성보험 판매 나설 것으로 보인다. 보장성보험은 손해보험사들이 주력 먹거리로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다.

최근 금융소비자단체에서 실시한 한 조사에서 카카오뱅크가 출범 5년 만에 기존 은행들을 제치고 '좋은 은행' 1위에 오른 점에서 볼 때 카카오손해보험이 메기에서 고래로 거듭나는 것은 시간문제일 수 있다.

더욱이 최 사장으로서는 카카오페이와 합작 디지털손해보험사 설립을 추진하다가 무산된 바 있다. 합작사업이 무산된 이후 카카오페이가 단독으로 디지털손해보험사 설립에 나선 만큼 아쉬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최 사장은 카카오손해보험을 비롯한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에 우선 자체 디지털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디지털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021년 말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본부를 신설하고 디지털채널 활성화 등 디지털 관련 업무 전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겼다. 

가입자 유치, 계약 관리 등 업무 전반의 디지털 도입 확대를 비롯해 디지털을 접목한 상품 개발 등에서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최 사장은 신년사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이 일상화되고 금융업 전반에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고 있다"며 "상품과 서비스뿐만 아니라 기획부터 출시 사후에 이르기까지 모든 가치사슬에서 디지털화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 삼성 금융계열사와 함께 공동시스템을 구축해 새로운 디지털서비스를 개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니다. 공동시스템의 구체적 형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각 계열사의 서비스를 모은 통합앱을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의 앱에서 삼성그룹 모든 금융계열사 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고 고객에게 통합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보험, 카드, 증권의 빅데이터가 결합한다면 다양한 사업기회가 생길 것으로도 보입니다. 고객정보 공유와 협업을 통해 공동마케팅을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

◆ 삼성화재 실적 양호,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 기대 높아

삼성화재는 해외사업 확대와 디지털역량 강화를 위한 실탄을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는 2020년 1분기 순이익 4315억 원을 거뒀다. 삼성전자로부터 받은 특별배당 제외하고도 1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어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냈다.

2분기 실적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삼성화재가 2021년 2분기에 순이익 3천억 원가량을 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추정치를 기준으로 보면 삼성화재는 상반기에 순이익 7300억 원 정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70% 넘게 증가하는 것이다.

삼성화재의 실적 개선은 투자영업이익이 올해 들어 견조한 흐름을 보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자산비중이 채권 등 안전자산에 편중된 보험사의 특성상 그동안 지속된 초저금리 환경은 삼성화재에 우호적이지 않았다. 특히 삼성화재는 자산규모가 다른 보험사에 비해 큰 만큼 자산 포트폴리오를 더욱 안정적으로 구성해왔다.

그런데도 상반기 증시가 활황이었던 만큼 일부 자산을 주식투자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매각이익을 극대화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삼성화재가 2분기에 투자영업이익 4700억여 원을 올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 6920억 원에 비해 47% 감소하는 것이지만 삼성전자 배당금 제외하면 비슷한 수준이다.

고질적 문제로 여겨지었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코로나19에 영향을 받아 하락한 것도 삼성화재 실적에 도움이 됐다.

삼성화재의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8.9%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6.7% 낮아졌다. 자동차보험의 적정손해율은 77~80%이다. 

삼성화재뿐만 아니라 보험업계 전체적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적정수준으로 낮아지면서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연간기준으로 4년 만에 자동차보험에서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손해보험업계는 지난 10년 동안 자동차보험에서 단 한 번만 연간 흑자를 냈다. 

도심에서 차량 운행속도를 줄이는 ‘안전속도 5030’제도가 올해 4월 도입되며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4월17일부터 5월16일까지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1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34명보다 소폭 줄었으며 중상자는 2778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5079명)에 비해 절반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하반기에는 자동차사고 경상환자 과잉진료 제재안이 마련된다. 한방진료 보험금 지급기준 강화방안도 내년 1월 시행된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의 중요한 원인으로 꼽히는 경상환자의 한방의료비 급증을 막을 수 있는 제도가 뒷받침된다고 할 수 있다.

◆ 코로나19 반사이익에 주가는 회복 흐름

삼성화재 주가는 8월 들어 21만 원 중후반대를 보이며 연초 18만3천 원 보다 약 1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약 11%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2020년 3월 코로나19 영향으로 11만 원대까지 떨어졌던 삼성화재 주가는 지난해 17만~18만 원대를 횡보하다 최근 22만 원 부근까지 오르면서 그동안의 부진을 일부 회복했다.

다만 보험업황이 악화하면서 보험사들의 주가가 전체적으로 하락하기 이전 수준에는 아직 못 미치고 있다.

최영무 사장이 대표에 올랐을 당시 종가가 27만 원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다만 최근 만성적자에 시달렸던 자동차보험부문이 4년 만에 흑자로 돌아서는 등 본업 경쟁력이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가 늘면서 최 사장은 추가적 주가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삼성화재뿐만 아니라 다른 손해보험사의 주가도 회복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1년 초만 하더라도 코로나19가 진정되는 듯한 모습에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다시 오를 것이란 우려가 나왔었는데 델타 변이 확산 등 최근의 상황을  볼 때 코로나19에 따른 보험사의 반사이익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손해보험사들의 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영무, 끝장토론 가능한 실무 전문가

삼성 금융계열사는 대개 삼성생명이 '맏형' 계열사로 꼽히지만 최 사장이 경력이나 나이 면에서 '맏형'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영무 사장은 1987년 삼성화재 전신인 안국화재 공채로 입사한 뒤 삼성화재에서만 30년 넘게 근무했다. 2018년 3월 대표에 오른 뒤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했다.

최 사장은 대리점 영업부와 지점 등 현장에서 보험실무를 익혔고 인사팀장으로 일했다. 전략영업본부장, 자동차보험본부장 등 내부 부서만 거쳐 대표이사까지 오른 유일한 인물이다.

내부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대표이사 오른 만큼 삼성화재 임직원들의 신임도 높다.

최 사장은 자산운용을 제외하고 삼성화재 안에서 경험해보지 않은 업무가 없다고 할 정도로 보험업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화재 대부분 직원을 상대로 끝장토론을 벌일 수 있을 만큼 모든 업무를 꿰뚫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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