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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와 기아차 중국에서 고전, 중국발 부진 재현 우려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6-03-09 15:3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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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올해 들어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량은 지난해 하반기에 중국 정부의 구매세 인하효과 등에 힘입어 반등했지만 올해 들어 다시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기아차를 괴롭힌 중국발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 현대기아차 중국 판매량 뒷걸음질

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2월 중국 판매량이 지난해 2월보다 28%나 줄었다. 현대차는 2월 중국에서 12만8천여 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중국에서 고전, 중국발 부진 재현 우려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기아차도 중국에서 부진했다. 기아차의 2월 판매량은 지난해 2월보다 9.9% 줄었다.

현대기아차는 1월에도 중국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특히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두달 연속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넘게 줄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자동차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나홀로 뒷걸음질하고 있다.

중국정부가 지난해 말 배기량 1.6리터 이하 자동차에 대한 구매세를 인하하면서 중국 자동차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늘었다.

현대기아차의 경쟁상대인 토요타는 1월에 55.2%, 2월에 6.3% 판매를 늘렸다. GM의 1~2월 누적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했다.

◆ 재고 정리와 SUV 부재에 발목 잡혀 

현대기아차가 중국에서 판매가 부진한 이유로 재고 정리와 주력차종 노후화 등이 꼽힌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12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 여파로 올해 초 재고 정리에 들어가면서 판매가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기아차 주력차종의 판매량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

현대차 베르나와 아반떼, 쏘나타, 투싼의 판매량은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기아차 K2와 K3, 스포티지의 판매도 부진했다.

현대기아차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됐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라인업 부재도 여전히 현대기아차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현지 전략차종 ix25와 KX3 등이 꾸준히 판매되고 있지만 현지 자동차회사의 저가 SUV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

  현대차와 기아차 중국에서 고전, 중국발 부진 재현 우려  
▲ 현대차가 중국에서 출시한 ix25.
중국의 자동차전문매체 GAI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SUV 판매량 상위 10위권에 현대기아차는 단 한개의 모델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현대기아차가 가장 큰 시장인 중국에서 부진하면서 지난해의 악몽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3월 중국에서 점유율 10.1%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뒤 6월에 점유율이 7%대까지 떨어졌다. 당시 현대차 주가는 하루 사이에 10%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는 그 뒤 가격인하, 신차 출시 등으로 판매량을 늘리며 11월에 다시 9%대 점유율을 회복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글로벌시장에서 801만 대를 판매하는 데 그쳐 애초 판매목표였던 820만 대 달성에도 실패했다.

현대차는 특히 지난해 3분기에 1조5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이는 2010년 4분기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다.

◆ 신차 출시와 가격인하, 영업강화로 승부수

현대기아차는 올해 아반떼와 스포티지 등 신차를 통해 중국에서 판매량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형 아반떼가 지난달에 투입됐고 현대차 중국4공장이 완공되면 신형 베르나의 공급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와 기아차 중국에서 고전, 중국발 부진 재현 우려  
▲ 이원희 현대차 사장.
현대차는 앞으로 소형차와 SUV 비중을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1월 말 현대차 기업설명회를 통해 “중국시장에서 SUV 판매가 늘고 있어 투싼과 같은 주요 SUV의 생산을 늘려 수요 증가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가 차량가격을 추가로 내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8월 중국에서 주력차종의 가격을 일제히 낮추며 저가 공세에 대응했다.

현대기아차는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영업을 강화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의 중국 합자법인인 베이징현대는 지난달 처음으로 한국에서 중국 현지딜러 대표 등 1100여 명을 초청해 대규모 딜러대회를 열었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시장의 수요가 늘어나는 등 점차 나아지고 있다”며 “판매 목표 달성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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