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안나 기자 annapark@businesspost.co.kr2021-07-26 17:4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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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에도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사업 허가를 받은 곳이 속속 나타나면서 본격적으로 마이데이터시장이 열리게 되면 선점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데이터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증권사들은 치열한 경쟁에 대비해 저마다 최적화된 서비스를 내놓기 위한 전략에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 현대차증권(위)과 키움증권 로고.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과 키움증권이 같은 날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받았는데 마이데이터사업과 관련해 정반대의 전략을 세우고 있다.
현대차증권과 키움증권은 13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받았는데 현대차증권이 마이데이터서비스를 위한 별도의 앱을 개발하고 있는 반면 키움증권은 기존 모바일거래앱에 관련 기능을 추가하기로 했다.
마이데이터는 고객의 동의를 받은 뒤 여러 금융회사에 흩어져있는 각종 금융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기업의 수익활동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마이데이터 허가를 받은 금융사는 고객의 다양한 금융정보를 수집한 뒤 가공하고 분석해 초개인화된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현대차증권과 키움증권 모두 마이데이터사업과 자산관리서비스를 결합해 온라인으로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은 같다. 하지만 현대차증권은 기존 앱과 분리해 ‘따로’ 자산관리앱을 출시하는 전략을, 키움증권은 기존앱에 자산관리서비스를 담아 ‘같이’ 제공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증권은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자산관리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6월 IT업체와 22억 원 규모 계약 맺었고 앱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달리 키움증권은 따로 앱을 내놓지 않고 앞서 내놓은 인공지능 자산관리서비스 ‘키우고(Go)’에 마이데이터를 접목시켜 키우고 분석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키움증권은 5월 인공지능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자산관리서비스 ‘키우고(Go)’를 출시했다. 키우고서비스는 키움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영웅문S’에서 이용할 수 있다.
현대차증권과 키움증권이 마이데이터 관련 서비스 제공방식을 두고 신규 앱 출시와 기존 앱 활용으로 다른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기존 앱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고객 규모가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현대차증권의 위탁매매 수수료수익 점유율은 1.2%에 불과하지만 키움증권은10.1%에 이른다.
국내 50여 곳의 증권사 가운데 10%가 넘는 점유율을 확보한 키움증권으로서는 기존 위탁매매 고객을 그대로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자산관리 고객으로 유입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고 기존 앱을 통해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기존 고객을 모두 잠재적 고객으로 볼 수 있게 되는셈이다.
반면 현대차증권의 위탁매매 점유율은 1%대에 그치기 때문에 새로운 고객의 유입이 더 절실할 수밖에 없다. 기존 모바일앱에 자산관리 기능을 추가하게 된다면 고객 범위를 넓히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키움증권이 선택한 기존 주식거래앱에 자산관리 기능을 더하는 전략은 위탁매매 고객을 손쉽게 자산관리 고객으로 끌어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여러 기능을 더하기엔 제약이 있을 수 있다.
다양한 기능을 넣다가 자칫 앱 실행이 느리거나 복잡해진다면 고객 이탈의 위험이 따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면 현대차증권은 자산관리서비스를 위한 전용앱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맞춤형 상품추천 외에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등 비교적 다양한 기능을 넣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