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10년 임기를 마무리하고 있다.
하지만 하나금융그룹의 후계구도는 여전히 불안하다.
김 회장이 이대로 하나금융그룹 회장 자리를 넘길 수 있을지, 향후 거취는 어떻게 될 지 살펴본다.
■ 방송 : CEO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김디모데 기자
곽보현(이하 곽): 이번 시간에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임기와 거취 등에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김디모데(이하 김): 안녕하십니까.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입니다.
곽: 네 김디모데 기자,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2022년 3월이면 만70세를 넘겨 더 이상 회장으로 재직할 수 없게 됩니다.
회장에 오르기 이전, 하나금융그룹이 출범할 때부터 회사와 고락을 같이 해온
김정태 회장인데요.
과연 회장 임기가 만료되면
김정태 회장의 거취는 어떻게 될까요?
김: 앞서 이야기하신 것처럼
김정태 회장의 임기는 2022년 3월까지입니다.
하지만 김 회장에게 남은 시간이 꼭 1년뿐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데요.
그 이유는 여전히 하나금융 후계구도가 불안정하기 때문입니다.
곽: 올해 초에 하나금융 회장후보에
김정태 회장과 함께 함영주 지성규 부회장, 그리고 박성호 하나은행장이 최종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죠? 박진회 전 씨티은행장도 포함이 됐었구요.
김: 그렇습니다. 외부출신인 박진회 전 씨티은행장을 제외하면 내부 출신인 함영주 지성규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등이
여전히
김정태 회장의 후계자로 유력한 상황이라고 보면 될 듯 합니다.
곽: 후보군만 면면만 보면 하나금융에서 성과도 많이 냈고 충분히 기여하며 역량을 갖춘 인사들로 보여지는데요.
어떤 점이 문제가 되고 있을까요?
김: 가장 다음 회장에 가깝다는 함영주 부회장과 지성규 부회장은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고 있지 못한 것이 불안요소입니다.
함영주 부회장은 채용비리 혐의 재판이 진행중이고 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 손실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 징계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성규 부회장 역시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징계대상에 올라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이 사법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다면
김정태 회장의 임기가 마무리돼도 회장 자리를 넘겨받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곽: 회장 후보 우선순위에 있는 이들의 입지가 불안한 형편이군요.
김: 그렇게 보여집니다. 박성호 하나은행장과 이은형 부회장 등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습니다만 이들은 아직 최고경영자로서 역량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시선도 많습니다.
곽: 왕관의 무게를 감당하기 이르다는 거군요..
김: 네. 결국 하나금융그룹으로서도 안정성과 성장성을 담보할 수 있는 현재 체제를 이어가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쉽게
김정태 회장을 놓아줄 수 없는 상황으로 흘러가는 거죠.
곽: 그런데 그런 일이 실제로 가능할까요?
김:
김정태 회장의 임기가 제한되는 이유는 하나금융지주의 내규입니다.
이는 그룹의 필요성에 따라서 내규만 바꾼다면 김 회장의 임기 연장도 꼭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곽: 우리가 내년 상황을 예단할 수는 없지만
김정태 회장이 그동안 거둔 성과와 후임자를 찾기 어려울 수 있는 하나금융그룹의 상황 등을 고려한다면 분명히 변수로 작용할 수는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 네.
김정태 회장이 더 기회를 받게 된다면 현재 추진하고 있는 ESG 등 중장기 경영목표 그리고 인수합병 등 사업전략을 더욱 힘있게 밀어붙일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곽: 그렇지만 요즘 여론은 금융그룹 회장의 장기 재임에 부정적인 편으로 보여지고 있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김: 네.
김정태 회장과 하나금융그룹 역시 이 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최근 정치권에서 금융지주 회장 연임을 제한하는 법안까지 거론됩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지주 임원 연임을 1회, 임기를 6년으로 제한하는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안 발의를 예고했습니다.
양대 금융노조도 박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집권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들은 “공공성을 지닌 금융지주회사 회장들이 연임을 이어가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이들은 직접
김정태 회장을 거명하며 9년 동안 회사로부터 270억 원을 받아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곽: 만약 국회에 법안이 제출되고 입법이 이뤄진다면
김정태 회장이 더 임기를 이어가지는 못하겠군요.
김: 물론입니다. 꼭 법안이 통과되지 않더라도 하나금융그룹이 내규까지 바꿔가며
김정태 회장의 임기를 연장시키는 것은 부담이 매우 클 수 밖에 없습니다.
곽: 그렇다면
김정태 회장이임기를 이대로 끝낼 가능성에 무게가 더 실린다고 봐야겠네요.
이후 거취는 어떻게 될까요?
일반적으로 금융지주 회장에서 물러나면 어떤 행보를 걷게 되나요?
김: 역대 금융지주 회장 대부분 임기를 마치면서 현역 경영인으로서 경력에는 마침표를 찍는 편입니다.
신한금융의 라응찬 전 회장, 한동우 전 회장 등 오래 재임해 나이가 많은 회장일수록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지고요
상대적으로 재임기간이 짧았던 회장들은 경제단체장이나 다른 기업 사외이사 등으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이순우 전 우리금융 회장이 저축은행중앙회장, 박병원 전 회장이 은행연합회장에 이어 경영자총협회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은 두산중공업 사외이사,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은 한국항공우주(KAI) 사외이사를 지냈습니다.
매우 이례적으로 황영기 전 우리금융 회장이 KB금융 회장을 맡고 임종룡 전 NH금융 회장이 금융위원장을 맡은 사례도 있긴 했습니다.
다만 이들의 경력과 나이 등을 볼 때
김정태 회장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 않나 생각합니다.
곽: 그러고보니
김정태 회장은 올해 초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회장에 취임했죠? KLPGA 회장 역할은 계속 맡게 되나요?
김: 일단 KLPGA 회장 임기는 4년입니다. 하나금융 회장 임기보다 길기 때문에 특별한 일이 없다면 하나금융 회장에서 물러난 뒤에 KLPGA 회장으로 남은 임기를 보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곽: 그렇군요.
김정태 회장은 최근 또다른 직함도 달았지요?
김: 그렇습니다. 청소년그루터기재단 이사장이 바로 그것입니다.
하나금융그룹이 얼마 전 출범한 공익재단인데요.
김정태 회장이 10년째 재임하는 동안 새로 공익재단을 설립한 건 처음있는 일입니다.
곽: 청소년그루터기재단이라, 얼핏 들으면 하나금융 산하 재단인지 모르겠네요.
김: 네. 기존 하나금융 공익재단은 하나금융공익재단, 하나금융나눔재단처럼 하나라는 이름이 앞에 붙지만 청소년그루터기재단은 예외입니다.
김정태 회장은 “처음에는 하나금융의 도움을 받아 시작하지만 향후 국민들의 참여와 관심으로 지속가능한 재단으로 우뚝 서겠다”고 말했는데요.
하나금융의 품을 벗어나 자립하는 길까지 어느정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 대목입니다.
곽: 그럴 수 있겠군요. 그렇다면
김정태 회장이 재단 이사장으로서 공익사업을 확대해 나가는 역할도 계속 수행할 수 있겠네요.
김: 네. 청소년그루터기재단 이사 임기는 2년이지만 연임도 가능하기 때문에 그런 그림도 충분히 그려볼 수 있습니다.
이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데요.
김정태 회장 전임자인 김승유 전 회장도 2008년 하나학원을 설립하고 이사장을 맡았는데
2012년 회장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2016년까지 이사장으로 재직했습니다.
곽: 네. 프로스포츠단체장에서 공익재단 이사장까지,
김정태 회장이 임기를 마쳐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것 같군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의 임기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1년을 보내고 있습니다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는 마지막 1년, 빛나는 성과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이 1년을 발판으로 또다른 이야기의 새 장을 펼지
김정태 회장의 행보를 주목하면 좋을 듯 합니다.
CEO톡톡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끝까지 시청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